[2009 한국의 명품축제] 서울특별시 하이서울페스티벌

서울문화재단(대표 안호상)과 서울특별시가 공동 주최하는 ‘하이서울페스테벌 2009’가 5월2일부터 10일까지 9일간 서울광장과 청계천 그리고 서울의 5개 궁궐에서 열린다.

올해 일곱 돌을 맞는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축제기간을 정례화하고, ‘궁’ 축제라는 정체성을 이어가며 전통 있는 세계인의 축제로 도약하려 하고 있다.

이에 개최일정을 매년 5월 첫째주로 유지하고, ‘서울의 궁’이라는 세계적 문화유산을 축제의 테마로 지속하되, 올해는 지난 봄축제를 계승해 프로그램 내용을 더욱 심도 있게 준비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하이서울페스티벌은 ‘서울의 봄, 희망으로 피다’라는 슬로건 아래 600년 역사의 서울 전통이 흥겹게 묻어나며, 내일의 희망을 나눈 축제로 기획됐다.

서울광장에는 거대한 궁정연회장 ‘오월의 궁’이 조성된다. 수많은 용이 승천해 하늘을 뒤덮은 모습의 ‘오월의 궁’은 200미터에 달하는 섬유소재의 라인들로 서울의 하늘에 차일을 드리운 조형물이다. ‘오월의 궁-천궁’은 궁궐의 전통적인 장막 ‘용봉차일(龍鳳遮日)’을 모티브로 궁정연회장에 축제의 왕인 시민을 모신다는 의미를 담았다.

용봉차일을 드리운 궁궐에서의 연회를 재현해 시민을 왕으로 모시며 성대하고 신명 나는 축제의 무대를 연다는 취지를 나타낸다.

프로그램은 전통의 지혜를 담으면서도 즐거움을 전한다.

서울의 과거와 현재, 미래가 소통하는 개막 길놀이 ‘꽃분홍길’을 시작으로 서울광장에는 열정의 무대가 되어 줄 ‘오월의 궁’, 서울의 5대 궁궐에 담긴 역사의 지혜를 들려줄 ‘다섯 가지 궁궐이야기’, 청계광장에서 서울의 현대사를 회고하며 희망과 사랑을 나누는 ‘나눔 청계천’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세계적인 불황으로 인한 경제난 극복에 동참하고자 축제 예산을 대폭 절감해 지난해 시범 운행했던 사계절 축제 가운데 여름과 가을 축제를 생략해 진행키로 했다.

군살은 줄인 대신 자발적인 시민참여를 유도하고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불경기에 지친 시민들의 고단함을 달래주고, 내일에 대한 용기를 복돋는다는 축제 본연의 효과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축제의 랜드마크 ‘오월의 궁’

시청 앞 서울광장에는 ‘하이서울페스티벌 2009’를 상징하는 조형물이자 개막식과 팔색무도회 등 축제의 풍성한 무대를 선보일 ‘오월의 궁’이 설치된다. 지난해 디지털 궁이 IT도시 서울의 테크놀로지를 선보였다면 올해는 궁정연회를 모티브로 환경과 인간, 기술이 소통하는 친환경 미래도시 서울의 이미지를 담아냈다.

지난해에 이어 세계적인 무용가 안은미 예술감독이 제작을 총괄하고, 금호주택문화관 ‘크링(Kring)’ 등을 선보여 2008년 대한민국 우수디자인 국무총리상, 한국공간디자인 대상 등을 수상한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 장윤규(국민대 교수)가 디자인을 담당한다.

축제의 랜드마크인 ‘오월의 궁-천궁’은 마치 수많은 꽃분홍 용 오름이 서울 하늘을 뒤덮은 듯한, 최장 200m에 달하는 60여 개의 섬유소재의 라인들이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서울시청과 프라자호텔 등 주변건물을 연결한 거대한 환경ㆍ도시조형물이다.

또, 궁궐의 전통적인 장막 ‘용봉차일(龍鳳遮日)’을 모티브로 삼아 궁정연회장에 축제의 왕인 시민을 모신다는 의미를 담았다. 왕가를 상징하는 왕과 봉을 그려 궁정의례에 사용했던 천막의 일종인 ‘용봉차일’은 성종 때 권신 한명회가 이를 청했다가 하옥되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궁궐만의 특별한 것이었다.

‘오월의 궁’은 전통과 첨단기술이 어울어진 궁이다. 도심의 자연환경을 최대한 활용해 빌딩을 스친 바람이 만들어낸 에너지로 움직이며, 반투명한 소재를 통과한 광선이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변화하며, 입체적인 조명으로 변하는 친환경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환상적인 축제무대를 연출한다.

회색도시의 일상적인 공간인 서울광장을 화려한 축제의 공간으로 옷을 갈아 입힘으로써 서울시민들과 관객들에게 시각적인 일탈이 주는 즐거움을 통해 축제의 흥분을 만끽하게 한다는 게 안은미 감독의 의도다.

디자인을 담당한 장윤규 감독은 “’오월의 궁-천궁’은 하늘 속 구름으로 만들어진 천궁(천宮)이고, 가상의 물결이 공간에서 자유롭게 소통하는 천궁(川宮)이며, 바람과 태양, 조명과 미디어에 변화하며 즐거움을 선사할 천궁(千宮)”이라며 “서울시민 모두가 어울려 전통 연회를 즐기는 현대적 축제의 궁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1-오월의 궁
2-하이서울페스티벌 포스터
3-세종대왕 이야기
4-고궁 뮤지컬- 대장금
5-팔색 무도회

시민들이 참여하는 꽃분홍 빛 길놀이

개막식인 5월2일(토) 오후 6시부터 8시 청계광장에서 태평로 그리고 오월의 궁까지 꽃분홍으로 물들이는 길놀이가 열린다.

보기만 하는 퍼레이드가 아닌 모두가 어울려 한판 신나게 놀아보자는 뜻에서 ‘길놀이’ 행사를 마련한 것이다.

‘꽃분홍길’로 명명된 이번 길놀이는 일반적인 축제의 대표적인 퍼레이드가 공연자와 관객을 구분하는 ‘보여주는 퍼레이드’인데 반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길놀이라는 점이 다르다.

꽃분홍길을 보면 서울의 역사를 담고 있는 ‘다섯 궁궐’과 서울의 현대사가 흐르는 ‘청계천’, 그리고 미래의 희망을 담은 ‘오월의 궁’을 연결하는 과거와 미래, 현재가 소통하는 길이다. 길놀이의 행렬도 이러한 의미를 담아 구성된다.

태평성대와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 중 화합을 상징하는 태양과 달이 궁의 문을 열어 아기임금을 인도하며, 취타대와 12지신 등 전통의 상징물들이 그 뒤를 잇는다. 하늘에는 대형 타악기와 300여명의 시민 풍물패가 흥을 돋구며, 이어 아트카 퍼레이드와 스틸트맨, 코스프레로 구성된 행렬은 태평로에 꽃분홍 빛이 물결치는 장관을 이룬다.

이번 길놀이의 백미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어우러지는 난장의 무대다. 공모로 선발된 시민풍물패와 시민들이 직접 거리에 나와 즐기는 단심 줄감기와 희망의 박 터뜨리기로 넓은 태평로를 가득 채운 서울시민의 화합의 길놀이로 꾸며진다.

5대 궁궐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프로그램

600년 서울의 기억이 담긴 빛나는 문화유산 ‘궁’에서는 우리의 역사를 주제로 ‘다섯가지 궁궐이야기’가 준비된다. 멈춰 있는 역사가 아닌 살아 숨쉬는 궁궐의 이야기를 시민들과 함께 나눈다는 취지에서다.

경복궁에서는 세종대왕의 이야기가 열린다. 역대 ‘하이서울 페스티벌’에서 큰 호응을 받아온 ‘세종대왕 즉위식’을 더욱 발전시켜 종묘제례악과 훈민정음 등 빛나는 문화유산을 남긴 성군 세종대왕의 업적을 참가자들과 같이 나누며 창의적 문화 경영자로서의 세종대왕의 의미를 오늘날에 잇는 뜻 깊은 자리다.

이밖에, 대왕·대비의 삶이 깃든 창경궁에서는 궁궐의 일상을 주제로 왕가의 생활을 직접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이, 세계문화유산에 빛나는 창덕궁에서는 안숙선, 이동규 등 전통 명인들의 기품 있는 공연으로 전통예술의 항연이 펼쳐진다.

대한제국의 황궁이었던 덕수궁에서는 ‘고종 근대를 꿈꾸다’를 주제로 다양한 신문물을 받아들였던 근대 개화기의 역사를 조명한다. 또, 우리의 손으로 복원해나가는 경희궁에서는 ‘고궁뮤지컬–대장금’이 선보인다.

청계광장에선 ‘나눔 청계천’ 축제

5월2일~10일 청계천 광교 구간에서는 도시서울의 추억을 회고하는 거리의 살아 있는 역사박물관 ‘나의 살던 서울은’이 열린다. 시대별로 다양한 퍼포먼스와 전시 그리고 우리의 소망을 담은 메시지를 청계천에 담아 지난 시절을 회고하며 오늘의 어려움을 이겨낼 희망과 용기를 나눈다.

그러나 지루하거나 전달에 치중한 단순한 과거의 재현이 아닌 그 시절의 유행과 일상을 예술적으로 승화해 구수한 웃음과 동시에 코끝이 찡해져 오는 감동이 함께 하는 행사가 될 것이다.

5월3일부터 10일까지, 청계광장에 설치된 특별무대에서는 생기발랄한 시민들의 재능으로 사랑의 꽃을 피우는 ‘여러분의 콘서트’가 개최된다. 공모를 통해 일반 시민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무대로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면 협찬사가 그에 상응하는 액수의 적립금을 기부하는 방식이다.

시민들의 재능 나눔은 3일 직장인 밴드, 5일 신동무대, 10일 주부가요제로 진행되며, 4일과 6일~8일에는 클래식, 무용, 연극 등 각계의 예술인들이 재능을 기부하는 무대가 열린다. 9일에는 스타가수와 연예인들의 재능 나눔도 준비된다.

한편, 주말인 9일과 10일에는 벼룩 장터인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하는 꽃분홍 나눔장터’가 열려 수익금의 일부를 기부한다. 장터에 참여하려면 4월 한달간 www.flea1004.com을 통해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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