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테이스트] 와인 전문가들 최상의 품질 합리적 가격 기준 '보르도 와인 100선' 발표

(사진 위) 김은령 ‘럭셔리’ 편집장, 고효석 레스토랑 나오스노바 소믈리에, 알랭 비로노 보르도와인협회(CIVB) 회장, 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 이인순 WSA PDP 대표강사, 김준철 한국 와인아카데미 원장(왼쪽부터) 등이 2009 보르도 와인 100선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위) 김은령 '럭셔리' 편집장, 고효석 레스토랑 나오스노바 소믈리에, 알랭 비로노 보르도와인협회(CIVB) 회장, 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 이인순 WSA PDP 대표강사, 김준철 한국 와인아카데미 원장(왼쪽부터) 등이 2009 보르도 와인 100선을 발표하고 있다.

보르도 와인은 프랑스산 와인 중에서도 뛰어난 맛과 향, 전통 있는 품격으로 알려져 있는 ‘와인의 여왕’으로 꼽힌다. 전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사랑받는 1등 와인이라 해도 결코 과하지 않은 수준.

하지만 결정적으로 커다란 고민 하나! ‘보르도 와인은 비싸다’는 ‘지적’이다. 그래서 보르도와인협회(CIVB)가 그런 ‘편견’을 없앨 수 있도록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보르도 와인 100가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이를 위해 보르도와인협회(CIVB) 알랭 비로노 회장과 와이너리 오너, 네고시앙 대표 등 회원들이 최근 서울에서 자리를 함께 했다.

와인 선정에 참여한 국내 와인 전문가는 모두 6명. 최성순 와인21닷컴 대표, 김준철 한국 와인아카데미 원장, 이인순 WSA PDP 대표강사, 은광표 베스트와인 대표, 고효석 레스토랑 나오스노바 소믈리에, 김은령 ‘럭셔리’ 편집장 등이다.

이들 선정위원은 최상의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을 기준으로 ‘보르도 와인 100선’을 추렸다. 경쟁률은 2대1.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5만 5000원 이하의 보르도 와인 중 수입 업체에서 추천을 받은 200가지를 놓고 블라인드 테이스팅을 통해 선정한 것.

올해 선정된 보르도 와인은 종류별로 드라이 화이트 15개, 레드 78개, 로제 4개, 스위트 화이트 3개(와인 리스트 첨부)로 구성되어 있다.

아?y라시옹별로는 과일 향이 풍부하고 ‘영(Young)’할 때 마실 수 있는 보르도와 보르도 쒸뻬리외르가 68개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그 다음 메독 15개, 쌩떼밀리옹 7개 순이다. 특히 올해는 프랑스와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로제 와인이 4개나 선정된 것이 주목할만 하다.

“보르도산 와인 중에서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친근한 와인들이 많습니다. 이미 시중에는 식사를 할 때나 가벼운 디저트를 즐길 때 혹은 평상시에도 음료 대용으로 즐길 수 있는 보르도산 와인들이 즐비합니다.”

알랭 비로노 회장은 “특히 최근에 와인 트렌드가 파티나 모임 또는 중요한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문화 코드로 정착하면서 부담 없는 가격의 보르도 와인이 더욱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한다.

실제 보르도 지역은 축복받은 환경 덕에 기후와 토양이 좋은 와인을 만들어 내는 세계 최고의 와인 명산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보르도 와인은 ‘고급 와인’ 또는 대중들이 다가가기 어려운 ‘마니아’를 위한 와인이라는 인식이 저변에 자리잡고 있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품격과 전통을 자랑하는 ‘천하의’ 보르도 와인일지라도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기는 와인들이 적지 않다는 사실은 보르도 와인의 생산량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보르도의 포도밭 면적은 약 12만3000헥타르. 이는 프랑스의 AOC(원산지 통제 명칭)산지 중에서 가장 큰 면적이며 프랑스 포도 재배지역의 14%, 전 세계의 1.5%에 해당하는 규모다. 연간 생산량은 평균 600만 헥토리터(100리터ㆍAOC와인)이며 이는 전세계 생산량의 약 2.2%에 달한다.

이 중 그랑크뤼(보르도 와인의 최상을 차지하고 있는 와인 등급)시장은 보르도 생산량의 3~4%만 차지한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해마다 가격이 크게 ‘요동치는’ 편. 그러나 대다수의 보르도 와인, 나머지95%는 가격 변동이 매우 적고 안정돼 있다. ‘럭셔리 시장’과는 또 다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때문에 알랭 비로노 회장은 “‘보르도 와인은 비싸다’라는 가정은 완전한 편견이다. 대부분의 보르도 와인은 중간 가격대로 판매되는 등 평상시에 마시는 모든 소비자를 위한 와인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변한다.

보르도 지역의 와인생산업자와 네고시앙(와인 중개상이나 숙성 전의 와인을 구매해 숙성시켜 판매하는 업자들)들로 회원을 구성하고 있는 프랑스 와인 관련 최대기관인 보르도와인협회는(CIVB)는 이런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2005년부터 매년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와인 전문가들에게 해마다 보르도 와인 100 리스트 선정을 의뢰하고 있다. 보르도 와인의 주요시장인 영국, 독일, 스위스, 미국, 캐나다, 일본, 한국, 중국, 홍콩 등이 주요 대상국들.

보르도와인협회는 선정된 100종의 와인을 소개하는 가이드북을 만들어 소비자들에게 배포에 나선다. 불경기에 가격 부담 없는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전망. 2009년 보르도 와인 100선은 보르도와인협회 사이트(www.bordeaux.com)에서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글ㆍ사진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