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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10대는 무엇이 다른가
[문화, 청소년에게 말걸다] 미성숙한 개체에서 공존하는 세대로
'새로운 청소년'의 출현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



최근 인터넷에서는 시사평론가 김용민 한양대 겸임교수가 쓴 글 ‘너희에겐 희망이 없다’를 두고 세대간 한바탕 설전이 벌어졌다.

글의 요지는 사회에 대해 목소리를 내던 20대가 지금은 제 몫을 못하고 있고, 그 역할을 10대가 대신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김 교수는 20대에 대해 “뭘 해도 이미 늦었다”고 냉혹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한 마디로 ‘20대 포기론’인 셈이다. 이를 두고 ‘취업과 연애 등 개인사에만 관심이 있는 20대를 각성시키려는 의도’라고 해석하는 측과, ‘말 그대로 20대를 포기한다는 선언’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저자의 의도가 어느 쪽이건, 20대의 대안으로 10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는 사실 자체는 주목해볼 만하다. 사회 현상에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10대들이 대학생이 되면(투표권을 얻게 되면) 지금보다 긍정적인 추동세력이 될 것이라는 희망 때문이다. ‘거리로 나서는’ 일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소수 운동권 대학생들의 전유물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10대는 다르다. 쇠고기 촛불 정국 때부터 10대들은 대학생들보다 먼저 거리로 나와 깃발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지난 6.10 민주화항쟁 범국민대회 때는 10대 청소년들이 ‘시국선언’도 했다. 세상이 변하자, 10대도 변하고 있다.

지금의 10대, 혹은 청소년들은 확실히 기성세대가 거쳐온 ‘그 10대’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IMF와 세계적 경제불황의 세례를 차례로 받으며 88만원 세대에 편입된 20~30대가 ‘먹고 사는 문제’ 안에서 자기를 합리화하는 동안, 그들과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10대들은 ‘그들답게’ 행동한다. 앞 세대들이 만든 여러 가지 굴레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함께, 그네들만의 목소리로 사회에서 어른들과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10대’, ‘20대’ 운운하며 한 계층에 대해 규정을 내리는 것은 다소 과격한 세대론일 수 있다. 의식 있는 20대도 여전히 많고, 철부지 어린애 같은 10대들도 여전히 많다. 사회나 문화 현상 일부에서 나타나는 한 측면을 전체 세대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규정하는 것은 오류의 가능성이 크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한 측면에서 출발해 가능한 한 넓은 범위의 청소년 문화를 읽어내려는 시도가 기성세대 내부에서 있었느냐의 여부다. 기성세대가 읽어낸 청소년들의 모습이 담긴 공연이나 영화를 보면 상당히 오랫동안 획일적인 모습으로만 그려지고 있다는 혐의가 짙다. 이것은 시대와 함께 변하고 있는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과 소통의 작업에 기성세대가 게을렀다는 것을 반증한다. 영화 속에서, 공연 속에서, 청소년은 여전히 부모(성인)에게 종속된 부속물이다. 자아가 완성되지 않은 불안한 존재다.

10대들을 ‘함께 사는 세대’로서 인식하려는 기성세대의 태도는 여전히 불성실하다. 어른들에게 10대들은 단지 미성숙한 존재에 다름없었다. 미래에 대한 고민과 불안, 시행착오의 맥락에서 모든 일탈이 허용되는 세대. 그래서 기성세대가 그려내는 청소년은 ‘성인’이 될 때까지 이해하고 보호해야 할 약한 존재였다. 때문에 각종 문화 상품이나 예술작품에서 보이는 청소년 문화의 주 소비층은 아니러니하게도 청소년들이 아니라 기성세대였다.

최근 이 같은 그간의 한계를 허무는 작업들이 조금씩이나마 시도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물론 여전히 이러한 작업들은 실제 청소년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는 어른들의 시선에 의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변화하고 있는 10대와,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그들에게 말을 걸려고 하는 어른들의 태도다.

과연 지금의 10대는 ‘우리’의 10대와 다른 이들일까. 그리고 이들에게 말을 거는 어른들의 작업들에서 이들 청소년들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을까. 이제까지의 모습에서 조금씩 변주되고 있는 청소년들의 군상을 통해 ‘뭘 해도 늦지 않은’ 청소년의 다양한 가능성을 찾는다. 동시에 그들과 소통을 시작하는 기성세대의 작업들에서 청소년 문화의 새로운 해석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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