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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는 알아야 페달 밟는단 소리듣죠
[자전거 탄 新 풍경] 픽시… 커스텀… 몰트너… 파스… 라이딩 패션







1-픽시
2-미니벨로 스타일의 전동자전거
3-몰트너
4-CCP의 셔츠
5-CCP의 크롭트 팬츠


새로운 문화의 유입은 기존에 상상도 못하던 것들을 가능케 한다. 이제는 3000만원짜리 자전거에도 놀라지 말아야 할 것이며, 자전거를 사기 위해 용돈을 모으는 ‘고딩’들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자전거가 가져온 새로운 문화 풍경에서 5가지 키워드를 뽑았다. 물론 우리가 모르는 사이 어느 한 구석에서 꾸준히 증식해 온 문화다.

■ 픽시 fixie

자전거와 패션의 교집합에는 픽시가 있다. 정식 명칭은 픽스드 기어(fixed gear)로, 기어 없는 자전거인 싱글 기어의 한 종류다. 애초에 브레이크 없는 자전거라는 별칭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브레이크가 장착되기 전의 상태로 나올 뿐이지, 관계자들은 반드시 브레이크를 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변속기나 쇼바 등 기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타 부속들이 배제된 픽시는 패션으로 따지면 미니멀리즘이다. 군더더기 없이 프레임과 핸들의 매끄러운 곡선이 그대로 드러나는 픽시의 매력 때문에 패션에 민감한 라이더들이 가장 호기심을 보이곤 한다.

취향에 따라 부품 조합을 달리해 남과는 다른 나만의 자전거를 만들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프레임을 고른 후 타이어나 핸들을 원하는 색깔과 모양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구조가 비교적 단순해 직접 공구와 부품을 사서 픽시를 조립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픽시 열풍은 세계적인 추세로 3년 전부터 미국과 일본에서 픽시를 둘러싼 문화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로, 지난 3월 문을 연 홍대 다이스는 올해 200대 판매를 목표로 시작했지만 이미 목표치를 초과 달성했다. 네덜란드에서 수입해 오는 완차와 부품들은 이미 예약 주문으로 매장에 전시될 틈이 없다.

픽시를 찾는 사람들도 20대 중심의 자전거 마니아에서 10대 후반~30대 후반으로까지 넓어지고 있다. 가격은 보통 100만원에서 200만원 사이로, 10대 학생들이 구입하기에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이전에 스쿠터에 바치던 열정을 픽시에 쏟는 셈이다.

기어가 없는 데서 오는 불편함도 스타일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되며 오히려 특별하다는 인식과 모험심을 자극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올 초 3000명 가량이던 픽시 사용자는 3개월 만에 1만명으로 불어났으며 홍대를 중심으로 픽시 전문 숍이 빠르게 확산될 예정이다.

■ 커스텀 kustom

커스텀 바이크는 주문 제작 자전거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부에서 튜닝과 같은 의미로 사용하면서 현재는 혼용되고 있으나, 단순한 타이어 교체나 안장 교체를 커스텀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가 있다.

국내 자전거 전문 매장들 중에는 주문 제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있는데 비용은 사양에 따라 달라지지만 대부분 300만원 이상의 고가다. 세상에서 하나뿐인 자전거를 가지고 싶은 욕구가 커지면서 덩달아 시장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일반인들 중에도 인터넷과 서적의 힘을 입어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갖추고 스스로 자전거를 만드는 이들도 늘고 있다.

이들의 최종 목표는 역시 100% 핸드 메이드 자전거지만 국내에서는 아쉽게도 진정한 의미의 수제 자전거를 체험하기는 어렵다. 일본은 곳곳에 자전거 공방이 있어 전문가든 일반인이든 직접 파이프를 잘라 프레임을 만드는 식으로 완벽한 핸드 메이드 자전거를 구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수제 자전거 경연대회도 열려 그 해의 최고의 빌더를 뽑기도 한다. 부럽지만 국내에서 할 수 있는 한계는 아직까지는 기존에 나와 있는 부품을 고르는 자유까지다.

■ 몰트너 moultoneer

영국 자전거 브랜드 몰튼을 타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 몰튼의 공식 수입사인 르벨로에서는 얼마 전 몰튼 사용자들을 위한 파티를 열어 서로 간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몰튼은 미니벨로 중에서도 꿈의 미니벨로로 불리는 자전거다.

일반적으로 크루져나 미니벨로처럼 모양에 신경 쓴 자전거들은 속도나 승차감 등 성능 면에서 떨어지게 마련인데 몰튼은 디자인뿐 아니라 사양에 있어서도 뒤처짐이 없다. 가격은 300만원에서 500만원 사이. 그 중에서도 알렉스 몰튼은 모든 공정을 손으로 만드는 수제 자전거로 유명하다. 주문 생산 방식으로 1년에 20대만 생산한다.

우리나라에도 주문하는 사람이 있을까? 간혹 있다고 한다. 그러나 3000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은 그렇다 쳐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수고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못 참고 반 기성품을 사는 것으로 만족한다.

알렉스 몰튼을 주문할 경우 기어나 색상, 그립의 모양 등 가장 디테일한 부분까지 주문자의 입맛대로 선택할 수 있다. 단, 몰튼 특유의 프레임은 바꿀 수 없는데 3000만원 중 이 프레임이 차지하는 가격만 1500만원이다.

■ 파스 PAS

예쁜 자전거들 사이에서 조용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자전거가 있으니 바로 전동 자전거다. 그 중에서도 야마하의 파스(파워 어시스트 시스템: Power Assist System)가 대표적이다. 파스는 전동 모터가 장착돼 있지만 힘을 반만 지원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즉 밟으면 그냥 미끄러지듯이 나가는 자전거가 아니라 실제로 자전거를 타듯이 꾸준히 페달을 밟아 줘야 모터가 작동하는 구조다. 실제로 타보면 누가 뒤에서 밀어주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모터의 전원을 끄면 일반 자전거처럼 주행할 수 있고 모터의 무게가 가벼워 다른 전동 자전거들처럼 낑낑거리며 끌고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1회 충전으로 최대 130km까지 갈 수 있으며, 도로 상황과 체력 상태에 맞춰서 지능 센서가 작동해 어느 정도의 파워로 어시스트를 할지 결정하는 똑똑한 자전거다. 디자인이나 세심한 안전 장치 등이 일본의 특징을 잘 살렸다고 해서 신일본양식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자전거를 운동 수단으로 여기는 경향이 약해지면서 가볍게 즐기기 위해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이나 오르막 오르기가 힘에 부치는 여자들, 야마하의 명성을 익히 아는 마니아들이나 연예인들이 종종 찾는다. 가격은 150만원에서 230만원 사이로, 전체적으로 튼튼하고 투박한 모양새지만 MTB형부터 하이브리드, 미니벨로까지 다양하게 갖춰져 있다.

현재 이티바이크에서 독점 수입하고 있는데 독특하게도 이 야마하의 전동 자전거는 일본과 한국에서만 판매된다. 본래 내수용으로 생산된 것인데 한국에만 일부 수출하고 있는 것. 보안 문제로 수출을 금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한국에만 수출을 허용한 이유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가 문화적 성격이 유사해 향후 함께 커나갈 시장으로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5, 6, 7 - 소비자의 취향대로 만들어지는 주문제작 자전거


■ 라이딩 패션 Riding fashion

입어본 이들의 증언을 빌자면 싸이클 용 저지(일명 쫄바지)는 확실히 편하다. 바람의 저항을 줄이고 근육을 긴장시키는 효과도 있는 데다가 입다 보면 민망함도 점점 덜어진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입는 사람의 입장이다. 아직까지 보는 이들은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는 것이 사실이고, 패션 액세서리로서 자전거를 구매한 이들이라면 편하다는 이유로 정작 본인의 패션을 포기할 리는 만무하다.

그러므로 지금 라이더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일상복처럼 보이는 자전거용 의류다. 아쉽게도 국내에는 전문 브랜드가 없지만 일본에는 다양하게 나와 있어 몇몇 업체에서 수입하고 있다. 르벨로에서 수입하는 일본 브랜드 CCP는 언뜻 보기에 일반 의류와 똑같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 보면 조끼의 주머니가 신축성 있는 소재로 이루어져 있고 입구가 좁아 몸을 앞으로 숙였을 때도 안에 든 물건이 떨어지지 않게 되어 있다. 여름에 바람 막이 용으로 입을 수 있는 셔츠는 소매 뒤쪽에 반사 소재를 사용해 야간 주행 시 눈에 잘 띄는 기능이 있으며, 바지의 경우 무릎에 입체 패턴을 적용하거나 뒤 포켓을 옆으로 빼서 편안하게 앉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국내 자전거 의류 시장은 아직 시작 단계로 대부분은 기존에 있는 옷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추세다. 통이 큰 바지는 펄럭거리다가 체인 기름이 묻을 수도 있으니 폭이 좁은 스키니 팬츠와 7부 길이의 배기 팬츠가 가장 적합하다. 여기에 쿨 맥스 소재로 된 티셔츠나 통기성이 좋은 바람막이 같은 것을 걸쳐 입는 것으로도 훌륭한 라이딩 패션이 완성된다.

스타일을 살리기 위해 바구니를 포기했다면 대신 메신저 백은 필수다. 우체부들의 가방 형태에서 기인한 메신저 백은 어깨에 맬 수 있어 양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어쨌든 핵심은 안전과 기능을 최대한으로 지키면서 너무 선수처럼 보이지 않는 것이다.

지지난 시즌 오토바이 전용 의류를 선보였던 디자이너들은 이번에는 자전거를 염두에 둔 디자인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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