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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마음에 자전거 도로가 먼저 놓였으면"
[자전거 탄 新풍경] 델리스파이스 윤준호
자전거에 대한 인식 바꾸기 위해
공연 중간 '애마' 소개하며 홍보 앞장





황수현 기자 sooh@hk.co.kr



자전거가 아니면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모던 록 밴드의 베이스로 활약 중인, 언론의 주목에 아쉬워할 것 하나 없는 이 조용한 청년은 왕년의 시니컬함과 개인주의적 성향을 미련 없이 벗어 던지고 팔불출 코스프레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게 다 자전거 때문이다.

언제부터 자전거를 탔나

자전거야 어렸을 때부터 탔지. 나에게 중요한 의미가 되기 시작한 건 4년 정도 됐다. 사실 옛날에는 이런 성격이 아니었다. 누군가에게 뭘 알린다거나 앞장 서서 일을 벌이는 취미는 없었다는 얘기다. 그런데 자전거가 나를 바꿔 놓았다. 자전거를 타면서 사람들의 인식이나 도로 사정이 자전거 타는 이들에게 얼마나 불편한지 실감했다.

차량으로 인정하지 않고 ‘거치적거리니 비켜라’는 식의 태도를 보면서 자전거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자전거와 관련해 콘서트도 개최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역시 자전거에 대한 이미지를 바꾸는 게 목표였다. 한때 신문을 구독하면 자전거가 따라온 적이 있다. 그만큼 싸구려에 금방 고장나는 물건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사실은 아주 빠르고 효율적인 이동 수단인데다가 예쁘기까지한 물건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왜, 좋아하는 연예인이 하는 건 따라하고 싶은 심리가 있지 않나. 건강에 좋고 환경에 좋다는 식으로 가르치는 것보다 ‘트렌드에 민감한 사람들은 자전거를 탄다’라는 식으로 전파할 속셈이었다.

공연 중에 어떤 식으로 자전거를 언급했길래?

평소에 자전거를 애용하는 뮤지션들 김C, 크라잉넛, 오메가 3 등과 함께 의기투합했다. 공연 중간중간 팀이 교체되는 시간에 자기 자전거를 가지고 나와 소개하기도 하고 일상에서 자전거 타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보여줬다.

김C의 경우 자전기에 발전기를 달아 관객들이 직접 자전거를 돌려 얻은 동력으로 조명을 켜 그 아래서 노래했다. 아마 인간 동력을 사용한 공연으로는 국내 최초일 것이다.

현재 몇 개의 자전거를 가지고 있나

팔고 사고를 반복해서 계속 변한다. 지금은 3대다. 빈티지 풍으로 개조한 미야타 자전거를 가장 많이 탄다. 이 중 한 대는 내가 직접 부품들을 사서 조립한 것이다. 자전거에 빠질수록 점점 욕심이 는다. 자전거는 중고로 사는데 정작 꾸미는 비용이 2배가 넘기도 한다.

곧 또 프레임 도색을 할 예정이고 타이어도 바꾸고 싶은데 아직 한 달 밖에 안 돼서 바꿀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해야 하나? 저번에는 쓰지도 않을 거면서 지금 안 사면 놓칠까 봐 클래식한 디자인의 브레이크 레버를 산 적도 있다. 하하.

자전거에 입문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해 달라

가장 안타까운 것은 자신의 용도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구입했다가 자전거에 흥미를 잃어 버리는 사람들이다. 언제 어디서 왜 쓸 것인지를 분명히 하고 예산에 맞는 자전거를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 가끔 자전거 구매와 관련해 상담을 하는 팬들이 있는데 여자분일 경우 무조건 예쁜 걸 고르라고 한다.

나는 자전거가 신발이라고 생각한다. 예쁘면 눈이 가고 그만큼 자주 찾게 된다. 그리고 신고 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부러운 듯 쳐다보면 신나서 더 자주 신게 되고… 자전거도 똑같다. 나도 처음 스트라이다의 구조적인 외관에 마음을 빼앗겨 자전거에 입문했다. 일단 예쁜 걸 발견했으면 지르고 보는 결단력이 필요하다. 나중에 후회하고 되팔더라도 그게 시작이 될 수 있으니까.

대한민국의 자전거 사용자로서 불만을 제기한다면

제일 시급한 건 도로라고 이야기하지만 눈에 보이는 도로보다 사람들 마음에 자전거 도로가 먼저 놓여져야 할 것 같다. 행인에게도 운전자에게도 자전거는 불청객일 뿐이니 타고 나갈 엄두가 안 난다.

보관소도 문제인데, 지금 자전거 보관소는 자전거 도난소라고 불린다. 유료라도 믿을 만한 보관소를 설치해 준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자전거 탈 마음이 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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