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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코리아로 본 한국미인 변천사
[미인의 조건은 무엇일까] 동양미인서 서구형 미인 각광
얼굴은 개성강한 V라인 선호로 바뀌어





이윤주 기자 misslee@hk.co.kr





1-2009 미스코리아 진 김주리양
2-1977 미스코리아 진 김성희
3-1987 미스코리아 진 장윤정
4-1991 미스코리아 진 이영현
5-2006 미스코리아 진 이하늬
6-2007 미스코리아 진 이지선


지난 8일, 200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가 열렸다. 진은 러시아 볼쇼이발레학교를 다니는 21살의 김주리가 차지했다. 갸름한 얼굴에 시원한 이목구비를 가진 김주리는 한 눈에 봐도 60~70년대 미스코리아 수상자들과 여러모로 차이점을 보인다.

그렇다면 한국 미인을 대표하는 미스코리아는 지난 50여 년간 어떻게 바뀌었을까? 미스코리아 본선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들의 얼굴과 체형의 변화를 분석했다.

# 키는 커지고, 몸은 가늘어지고

‘어깨는 히프보다 넓어야 하며 또한 어깨 끝에서 목까지 약 20도의 경사를 이루어야 이상적이다. … 팔의 윤곽은 풍만해야 되지만 역시 고와야 한다. 키에 따라서 가슴도 잘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가슴 앞이 지나치게 튀어나와서는 안 된다.’

이상은 1959년 7월 14일 한국일보에 실린 기사 중 한 부분이다. 7월 23일 미스코리아 대회를 앞두고 심사규정을 설명하는 대목이다. ‘팔의 윤곽이 풍만해야 한다’는 기준은 50년 전 미인을 보는 관점이 오늘날의 그것과 사뭇 다름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미스코리아 본선 참가자들을 분석해보면 키는 10cm이상 커진 반면, 몸무게는 50년 전 평균과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팔다리는 길어지고, 몸은 마른 미인이 각광받게 된 셈이다.

연대별 평균키를 살펴보면 1970년대는 166cm, 1980년대 168.33cm로 160cm 대이지만, 90년대로 들어서면서 평균키는 172.93cm로 껑충 뛴다. 몸무게는 70년대 51.4kg, 80년대 49.96kg, 90년대 50.04kg으로 거의 변화가 없다.

미스코리아의 체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981년 한국일보는 가톨릭의대 성형외과교실과 공동으로 1979~1981년 미스코리아선발대회에 출전했던 여성 125명을 대상으로 한국미인의 생체계측학연구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후보들의 평균 신장은 166cm, 체중은 50kg, 상체 길이는 73cm로 신장의 4/9를 차지했다.

하체 길이는 94cm로 신장의 5/9를 차지해 이 시절에도 미인은 롱다리임을 알 수 있다. 1987년 ‘주여성’이 다시 80년대 미스코리아의 체형을 분석했을 때, 키는 평균 166~170cm, 몸무게는 50~51kg, 다리길이는 94~96cm였으며 가슴과 허리, 엉덩이 둘레는 34-24-35가 평균사이즈였다.

90년대 미스코리아는 이전과 비교해 키는 커지고 몸은 말랐다. 1996년도 본선 참가자의 키는 172.7cm, 몸무게는 50kg, 가슴과 허리, 엉덩이 둘레는 35-23-35가 평균이었다. 2009년 미스코리아 본선 참가자의 평균 키와 몸무게는 171.5cm에 51.2kg, 가슴과 허리, 엉덩이 둘레는 34.2-23.8-35가 평균이었다.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미스코리아 평균 체형은 거의 변화가 없는 셈이다. 그러나 미스코리아 당선자로 수십 년 간 ‘마르고 여린 이미지’를 선호하던 것과 달리 2000년대 미스코리아는 이전과 비교해 탄력 있고 건강한 몸을 선호한다.

성형외과전문의 권장덕 박사는 “예전에는 타고난 체형을 강조한데 반해, 최근 몇 년 간 탄력 있는 몸을 선호하는 듯하다. 이는 미스코리아가 추구하는 미인상이 ‘노력으로 만들어진 건강함’을 뜻한다”고 말했다.

# 서구형 미인에서 개성미인까지

90년대 이후 미스코리아 체형이 ‘표준화’된데 비해, 얼굴은 시대에 따라 선호하는 미인상이 변화를 보인다. 바스티움 성형외과 차병훈 원장은 “1957년 미스코리아 진의 사진을 보면 턱과 얼굴 폭이 넓다. 동글 납작한 얼굴이 당시 미인의 이미지였다면. 이제는 얼굴 폭이 좁아지고, 입체감이 있는 얼굴이 미인으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미스코리아 대회 초창기인 1950~60년대에는 전형적인 동양미인 각광받았다. 이 당시 수상자는 동그란 얼굴에 이목구비가 작고 볼 살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아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쌍꺼풀이 없어도 선한 눈매를 가진 인상이다. 아이라인성형외과 임재호 원장은 “당시 미스코리아는 보수적인 이미지의 미인상이다. 수더분하고 순한 인상인데 이는 한국전쟁 이전의 한국인이 추구한 미인상을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1977년 김성희가 미스코리아 진으로 선발되면서 전형적인 한국형 미인의 공식이 깨진다. 이때부터 서구식 미인이 각광받기 시작했다. 1970~80년대는 눈과 코가 서양인처럼 큰 미인들이 미스코리아에 선발됐다. 눈 꼬리가 살짝 올라간 것도 이 당시 미스코리아 당선자들의 특징이다.

눈매가 시원스러운 인상을 주어서 도시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부각된다. 권장덕 성형학 박사는 “70~80년대 미스코리아 수상자로 세련된 도시 미인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일례로 1987년 미스코리아 진 장윤정의 당시 사진을 보면, 굉장히 현대적인 느낌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70~80년대 수상자들이 서구적인 이목구비로 당시 일반 여성과 비교해 다소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 1990년대 미스코리아 수상자들은 자연스러운 서구적 매력을 보여준다. 91년 미스코리아 선 염정아를 비롯해 94년 진 한성주 등 많은 수상자가 방송 활동을 병행하면서 ‘한국 미인의 기준’이 됐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눈 밑 애교살이 도드라져 보여 전체적으로 귀여운 이미지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다만, 얼굴 크기에 비해 눈, 코, 입이 모두 큰 편이다. 눈매는 웃을 때 눈 꼬리가 살짝 내려오는 반달 형태가 많다. 진한 화장기를 버린 미스코리아들의 얼굴에는 이목구비의 조화를 중시하는 시대로 바뀌었다.

# V라인과 혼혈이 대세

2000년대 미인대회 수상자에게는 공식이 있다. 바로 V라인과 동서양 이미지를 합친 듯한 오묘한 매력이다. 개성강한 얼굴이 미인대회를 석권하고 있다.

최근 몇 년 간 미용계 트렌드가 된 V라인은 주지하다시피 뾰족한 턱을 일컫는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다. 바로 ‘얼굴에도 앞뒤가 있다’는 것. 이목구비의 끝부분이 모여 있는 얼굴 앞부분으로 대부분의 한국인은 얼굴 앞부분은 작다. 얼굴 앞 턱은 V라인인 것이다.

다만 머리카락과 연결되는 얼굴 뒷부분, 즉 목과 연결되는 턱뼈가 있는 뒷부분의 턱은 네모진 U라인의 얼굴형이 많다. 아이라인성형외과 임재호 원장은 “2000년대 미스코리아는 모두 얼굴 앞과 뒤 모두 V자 턱을 갖고 있다. 동안(童顔)이면서 이목구비는 큰데,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하나, 세계적인 트렌드는 동서양의 매력을 합친 듯한 오묘한 매력이다. 권장덕 성형학 박사는 “최근 서양의 미인콘테스트 수상자를 보면 동양의 이미지를 갖는 얼굴이 뽑힌다. 동양에서는 서양 이미지를 가진 얼굴을 미인으로 꼽는다.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 미인대회에서 다수 수상자를 배출하는 나라는 흔히 혼혈이 많은 국가라는 것도 한 가지 특징”이라고 말했다. 즉, 2000년대 미스코리아로 대표되는 한국형 미인은 서구적인 면모를 가진 개성강한 V라인 얼굴인 셈이다.

도움말 : 바스티움 성형외과 차병훈 원장, 아이라인성형외과 임재호 원장, 권장덕성형외과 권장덕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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