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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언더그라운드 만화, 그 전복의 역사
[지상갤러리] 이경석의 한국 만화 100-84 展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





1-전원교향곡, 2008
2-나는 피노키오다, 2005
3-놀이터, 2008


“참여했던 잡지들이 몽땅 망해 버린 작가.” 이경석 작가는 자신을 일러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1993년 순정만화지 <댕기>가 주최한 만화공모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면서 시작된 그의 만화 인생은 <히스테리>, <팬덤 공>, <지하만화 바나나>, <웹진 코믹스>, <카툰피> 등을 거치며 이어져 왔다. 그 궤적이 곧바로 험난했던 한국 언더그라운드 만화의 역사다.

지금이야 <속주패왕전>, <전원교향곡>, <좀비의 시간>을 이어 최근 출간된 <을식이는 재수 없어> 까지 여러 권의 단행본과 중앙일간지 연재 이력까지 갖추었지만 이경석 작가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생계를 위해 신문을 배달해야 했다. 이런 경험이 그대로 만화의 자양분이 되었다.

시한부를 선고받은 광부(<탄광촌 사람들>), 삼류 기타리스트(<속주패왕전>), 농촌 주민들(<전원교향곡>), 백수(<좀비의 시간>) 등 사회의 투명인간 같던 사람들이 그의 만화를 통해 그 처절하고 구질구질한 모습을 솔직히 드러냈다. 제 아무리 황당한 설정과 엽기 발랄한 사건들 속에서도 인물들의 처지와 심정은 절절하다. 이들을 남 같지 않게 다루는 작가의 손길 때문일 것이다. 작가는 시간과 공을 들인 손작업을 고수하고 있다.



4-좀비의 시간, 2008
5-전원교향곡, 2008
6-나는 피노키오다, 2005
7-탄광촌 사람들, 2008


하지만 이 모든 ‘정당성’이 정당화되는 것은 무엇보다 이경석 작가의 만화가 지닌 만화로서의 미덕 때문일 것이다. 단 한 컷만 봐도 느껴진다. <전원교향곡>에는 소 값이 곤두박질쳐 울상인 농부의 상황을 마그리트의 그림을 차용해 표현한 이미지가 나온다. 이렇듯 물씬 풍기는 저 재기와 해학, 천진한 전복의 힘은 보는 이의 머리와 가슴을 환기한다.

전시는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갤러리킹에서 7월31일까지 열린다. 02)322-54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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