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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하지 않은 성형수술은 없다

[성형수술 안전 불감증을 버리자]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에 가려진 위험성과 부작용 등 잘 살펴야
  • 1) 지방흡입술 수술 장면
    2) 강남 박원진 성형외과의원 박원진 원장이 환자의 가슴성형(확대) 수술을 하고 있다.
    3) 추적 60분 '성형열풍'
최근 부산의 한 성형외과에서 수술받은 환자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태에 빠지는 대형사고가 터졌다. 현재 수사 중이라 정확한 사고 원인은 알 수 없지만 병원 내 감염 때문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성형열풍이 불면서 관련 사고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사고 유형도 점점 대형화하는 추세이지만 이에 대한 경각심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특히, 이번 사고는 지방흡입술을 받은 환자가 사망에 이르러 충격을 더하고 있다. 지방흡입은 생명에 지장을 줄 만큼 위험한 수술이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해 방심하고 수술대에 오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성형수술 부작용의 함정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안전하고 부작용 없는 수술'이라는 광고에 현혹되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에 눈이 먼 나머지, 많은 이들이 계속 그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성형수술의 위험성은 무엇인지 살펴보고, 그 예방법도 모색해본다.

  • 1) 아름다운 나라 김진영 원장이 펠레인 주사를 이용, 콧대를 높이는 성형시술을 하고 있다.
    2) 종아리 성형 부작용
최소절개의 함정

미용성형은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금만 째고 하는 수술, 이른바 최소절개를 원칙으로 한다. 한양대학교 성형외과 김정태 교수(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편집이사)는 바로 이 점이 치명적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최소절개수술이 개복수술보다 덜 위험할 것 같은 막연한 믿음에 찬물을 끼얹는 내용이다. 성형외과 전문의들은 사망 등 대형사고의 위험이 큰 수술로 턱을 깎거나 유방을 확대하는 수술을 꼽는다.

김 교수는 "흉터를 남기지 않으려고 입안을 조금 절개해서 턱 수술을 하거나 겨드랑이를 3~4cm가량 째고 유방확대수술을 하는 게 보통인데, 이는 수술 부위에서 출혈이 발생했을 때 의료진이 대처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부산에서 발생한 사망 환자 2명 가운데 1명도 유방확대 수술을 받은 후 심한 출혈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턱 성형 수술을 받던 도중 숨진 20대 여성도 숨질 당시 머리 부위에 혈액이 많이 고여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 교수는 이처럼 최소절개 수술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환자 본인이 충분히 이해한 다음, 심사숙고해서 수술을 결정하라고 강조했다. 또, 출혈 등의 사태에 대비해 응급처치를 할 인력과 장비가 갖춰져 있는 병원인지를 확인하고, 해당 부위 수술에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갖춘 의료진에게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지방흡입 등 부분마취 수술도 대형 사고 위험 커

난이도가 높지 않은 수술이라고 방심하고 받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왕왕 있다.

지방흡입은 대표적으로 '쉬운' 성형 수술에 속한다. 그러나 의외로 성형수술 사고 가운데 중대형 사고가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것이 바로 지방 흡입이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안 사무총장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수술이 아니라서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의료진이 행하는 경우가 훨씬 많은 것이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양대 의대 김정태 교수는 "지방흡입술을 받은 부위의 피부가 단단해지거나 울퉁불퉁해지는 현상, 피멍이 들고 괴사하는 등의 부작용은 물론, 수술 도중 혈관을 건드려 급사하는 경우도 있다"며 환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또, 대체로 시술 부위가 넓기 때문에 감염된 시술 균이 온몸으로 퍼질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손쉽게 시행할 수 있는 수술이라는 생각과 달리, 실제 노련한 기술이 요구되는 것이 지방흡입술이라는 것이다.

지난 2007년 여대생 이모 씨가 종아리 축소 수술을 받다가 마취 부작용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졌다. 부분 마취를 하는 종아리 축소 수술이 이처럼 심각한 사고 위험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모 씨는 종아리 뒷부분에 맞은 국소마취제가 중추신경계의 독성 증상을 일으킨 것으로 보고있다.

이밖에 성형수술 가운데 난이도가 가장 낮은 쌍꺼풀이나 코 수술 등은 생명에 지장을 주지는 않지만 흉터와 비대칭, 염증 등의 부작용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20대 조모 씨는 지난해 10월 쌍꺼풀 수술을 받았으나 수술 후 2개월도 되지 않아 쌍꺼풀이 풀리고, 흉터가 크게 남았다. 50대 김모 씨는 우측 귀의 연골을 이용한 코 성형수술을 받았으나 염증이 발생돼 귀의 모양이 기형이 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2006년 1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접수된 성형수술 관련 피해구제 사건 219건 중 172건을 분석한 결과, 부작용 피해가 많이 접수된 성형수술로는 쌍꺼풀 수술이 34건(19.8%)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코 성형술(융비술)이 31건(18.0%)을 차지했다.

모든 수술은 부작용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수술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교훈을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쁘띠 성형은 사고에서 예외?

성형수술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절개 없이 주사로만 이뤄지는 '쁘띠 성형'이 호응을 얻고 있다. 성형외과 병원에선 쁘띠 성형을 '부작용 없이 안전한 수술'이라며 홍보하고 있고, 환자들은 부담 없이 시술을 받는 것이다.

쁘띠 성형은 크게 보톡스와 필러로 나뉜다. 보톡스 시술은 주사한 부위의 근육을 감소시킬 수 있어 사각턱 교정에 많이 사용된다. 또, 근육의 움직임으로 생기는 주름에 보톡스를 주사할 경우, 주름이 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약효는 3~6개월 정도만 지속되기 때문에 원하는 효과를 유지하려면 계속해서 주사를 맞아야 한다. 현재까지 미용 목적으로 사용된 보톡스가 사망이나 호흡곤란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 사례는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한번 맞으면 중독성이 생기고, 장기간 보톡스 주사를 맞은 환자에게서 눈꺼풀 처짐이나 근육퇴화 같은 국소적인 부작용은 종종 발생하고 있다.

필러는 레스틸렌 등 여러 가지 종류의 물질을 주사기를 이용해 인체에 삽입하는 시술로,코를 높이거나 피부의 탄력을 유지하는 데 이용된다. 필러 또한 시술 효과가 영구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정 기간 후에 반복적으로 주사를 맞아야 한다.

한 대학병원 성형외과 교수는 "이 같은 시술은 보통 10~20년 뒤에 경과가 나타나는데, 시술이 도입된 지 몇 년 되지 않은 필러의 경우 앞으로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여러 가지 물질을 사용하므로 상당히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감을 표시했다.

전문인력과 장비 등 꼼꼼히 따져봐야

성형수술의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것 외에 사고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을까.

무엇보다 성형외과 전문의로부터 시술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양대 의대 김 교수는 "성형수술 기술 자체는 어깨너머로도 배우는 것이 가능하지만 어떤 문제나 응급상황 발생 시 집도의가 성형외과 전문의라야 잘 대응하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 사무총장은 성형외과 의료사고 대부분이 비성형외과 전문의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강남의 성형외과 중 약 35%가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닌 것으로 파악했다.

비성형외과 전문의의 가장 큰 문제로 수술 중 출혈이나 호흡곤란 같은 응급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전문의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이 지적된다. 따라서 수술 전, 대한성형외과학회에 문의해 성형외과 전문의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또, 마취과 전문의가 수술 방에 상주하며 관리하고 있는지도 반드시 점검해 볼 사항이다. 수술 중 마취 사고는 자주 발생하며, 특히 성형외과에서 전신마취와 관련된 사고의 위험이 매우 높다.

안면윤곽 전문 성형병원 아이디병원에 따르면 전국의 800여 개 성형외과 중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을 하는 곳은 100여 곳이지만 마취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병원은 5개 내외다. 나머지 90% 이상의 병원은 수술 시 출장 마취과 의사(프리랜서)에 의지하는 상황이다.

마취과 전문의는 환자의 몸 상태에 따라 적절한 마취제를 사용할 뿐 아니라, 수술 전 과정에서 환자의 혈압과 체온 등의 변화를 비롯한 몸 상태를 지속적으로 체크해야 한다. 근육이 이완되는 마취제를 사용했을 때 수술 직후 기도 확보가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때 환자 상태를 미처 체크하지 못하면 기도폐쇄 방치로 위험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

수술 시 감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위생관리가 철저히 이뤄지고 있는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수술에 사용되는 기구 소독과 약품관리, 그리고 수술실의 위생상태를 점검하는 것은 필수다.

안전 시설도 중요하다. 제세동기, 이산화탄소 측정시스템, 압력 감지 마취기와 같은 대학병원 수준의 시설이 갖춰져 있어야만 수술 응급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시설을 갖춘 개인병원은 사실상 매우 드문 현실이다.

특이 체질이거나 다른 질병이 있는 경우 부작용의 발생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으므로 수술 전 의사에게 충분히 고지해야 한다. 의사는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및 수술의 한계, 부작용 발생 시의 대처방안 등에 대해서 환자에게 자세히 설명해줘야 한다.

그러나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성형수술 관련 피해구제 사고 99건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성형수술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사전에 '설명을 들은' 경우는 21건(21.2%)에 불과했고, '설명이 부족했거나 전혀 듣지 못한 경우'가 78건(78.8%)이나 됐다.

무엇보다 환자 본인이 안전에 대한 의식을 높여야 한다. 아이디병원이 2009년 8월 내원 환자 478명을 대상으로 '성형 고려 시 고민되는 문제'에 대해 조사한 결과 '수술 후 미용 효과'와 '비용', '회복기간'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85%에 달한 반면, '안전성에 대한 고려'는 15%에 불과했다.

수술만 하면 연예인처럼 될 수 있다는 환상과 안전은 병원이 알아서 책임질 것이라는 안일한 믿음이 반복되는 성형사고 예방에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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