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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적 감성 디지털로 퍼지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충돌과 상생]
디지털 콘서트홀, 아이팟, PC-FI 등 '디지로그적' 상생 확산
  • 아이폰
LP(long playing record)와 EP(extended play)를 통칭하는 비닐앨범이 최근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아날로그적 감성에 대한 향수로 일시적인 유행일 거라는 예견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과거의 거장뿐 아니라 레이디 가가 같은 현재 최고의 팝 아이콘의 앨범도 비닐앨범으로 제작되어 팔리고 있다.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35% 이상 늘어났다. 이와 함께 비닐앨범 플레이어도 부활한 것은 물론이다.

디지털 시대, 음악에 있어서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향수는 종종 'LP나 음악다방의 부활'로 대변되곤 했다. 일부의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찬란한 디지털 기기의 향연에 눈을 돌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국에서 일어나는 비닐앨범의 인기는 사실 다소 이례적인 이슈다. 그러나 최근 음악단체 혹은 기기 분야에서만큼은 디지털과 아날로그가 서로의 장점을 더해 상생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내 방에서 베를린 필하모닉 실황을

올해 1월, 보수적인 클래식 음악계의 혁신적인 이슈 하나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비롯됐다. 더 이상 베를린 필하모닉의 공연을 보기 위해 정장으로 옷을 갈아입거나, 내한공연에 맞춰 몇 달 전부터 티켓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베를린 필하모닉은 집에서 실시간으로 공연실황을 볼 수 있는 서비스인'디지털 콘서트 홀'을 오픈했다. 이 서비스는 컴퓨터, 텔레비전, 하이파이(HI-FI) 시스템을 통해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공연 한 편당 9.9유로에 불과하고 시즌 내 모든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패스 역시 149유로다. 내한공연의 티켓 가격이 7만 원에서 45만 원 사이인 것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한 수준이다. '디지털 콘서트 홀' 서비스를 위해 베를린 필은 콘서트 홀에 설치한 원격 조종 카메라 다섯 대를 쉴새 없이 움직이며 고품질의 공연 실황을 준비한다.

새해 첫 공연으로는 피아니스트 엘렌 그리모의 협연이 생중계된다. 1월 10일 저녁 8시 공연은 우리나라 시간으로 11일 새벽 4시에 공연되는 것.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자 유튜브의 베를린 필하모닉 채널에는 '크리스마스 선물로 디지털 콘서트 홀 티켓을 선물하라'는 광고 영상이 올려졌다.

한편 뉴욕 필에서도 인터넷에서만 다운로드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 연주를 'DG 콘서트'란 이름으로 시리즈 작업 중이다. 이들의 시도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아직까진 그 성공여부는 알 수 없다. 그들의 콘텐츠를 출력하는 시스템(기기)이 어느 정도의 오리지널리티를 재현할 수 있느냐, 얼마나 많은 콘텐츠가 제공되느냐도 중요한 문제다. 유행이 아니라 공연관람의 패러다임의 변화까지 이끌어내게 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한다.

디지털 음원을 오디오 스피커로

CD는 조만간 디지털 음원에게 왕좌를 물려줘야 할 것 같다. 올해 디지털 음원 판매량은 3000억 원을 넘어섰고 CD 판매량은 600억 원에서 그쳤다. 영국의 유명 오디오 회사, 린 프로덕트는 2010년 1월 1일부터 더 이상 CD플레이어 생산을 중단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 아이폰(왼쪽)과 아이팟 터치(오른쪽)
그동안 디지털 음원은 불법 음악공유로 몸살을 앓아왔다. 음반회사들의 불법 경로 차단과 P2P 프로그램 냅스터(Napster)의 승소 등이 불법 음악공유를 잠재우는 직공법이었다면 아이팟의 등장은 자연스럽게 불법 음악공유를 차단시켰다.

중요한 건, 아이팟이라는 Mp3 플레이어보다, 아이팟을 이용하기 위해 컴퓨터에서 음악을 보관하고 재생시키는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즈'다. 여기엔 음원을 판매하는 아이튠즈 스토어가 있는데, 음반사와 아티스트들이 자발적으로 음원을 제공하면서 오프라인의 어떤 매장보다 막강한 규모를 가지게 됐다. 이곳엔 팝을 즐기는 사람부터 클래식 음악 애호가까지 돈을 지불하고 원하는 음악을 구입한다. '무료'라고 여겨지던 음악 다운로드에 대한 인식까지 변화시킨 아이튠즈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구입할수록 방의 공간을 잡아먹는 레코드와 달리 단출한(?) 하드에 담긴 디지털 음원은 얼마나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낼 수 있느냐를 숙제로 얻게 됐다. 이는 곧 'PC-FI'의 등장으로 옮아갔다. 아직은 초기 단계인 PC-FI는 컴퓨터에 있는 음원을 오디오의 스피커로 들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간편함과 음질의 높은 퀄리티를 모두 보증받을 수 있는 것. 영국의 중견 오디오 기업인 캠브리지오디오는 지난해 라스베가스 국제소비자가전전시회에서 PC-FI를 위한 장치 DAC를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얻기도 했다.

올해 국내의 현악사중주단인 '콰르텟 엑스'는 클래식 뮤직 카드라는 것을 만들었다. 팜플렛 대신 공연 연주자와 연주곡에 대한 이해를 돕는, 타로 카드 같은 것이다. 이것은 종이로도 볼 수 있지만 공연 단체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은 파일을 아이폰이나 PSP같은 휴대용 전자 기기를 통해서도 볼 수 있다. 전자기기를 통해 보는 것의 장점은 공연이 연주되는, 어두운 객석에서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작은 부분에서까지도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상생이 모색될 수 있다는 점은 참으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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