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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좋은길 Best 6

[Well Walking] 강원도 바우길, 변산 마실길 등 새 명소로 각광
'걷는 길'이라는 말 자체가 약간의 어폐가 있지만 세계에는 이름 난 걷는 길들이 많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페루의 잉카 트레일, 뉴질랜드의 밀포드, 히말라야 트레일 등. 국내에서는 제주도 올레길이 최초로 유명세를 얻었다. 오로지 '걷기'라는 신성한 활동을 위해 따로 내어지다시피 한 길들이다.

현재 국내의 유명한 걷는 길 대부분은 그 시초가 사단법인이나 개인이지만 발 빠른 지자체와 정부가 뛰어들면서 전국의 길은 지금 걷기 용도에 적합할지 아닐지를 가리기 위한 감정에 들어갔다.

이전에는 무용해 보였던 길을 쓸고 닦고 이름을 붙여 새로운 명상의 터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작업이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자연의 향기, 풍광, 날씨 등 우리를 세상과 하나 되게 하는 감각으로 가득한 전국의 길 6곳을 걸어 보자.

강원도 바우길

  • 제주 올레길
소설가 이순원과 산악인 이기호 씨가 강원도 전역의 길들을 이어 개척한 바우길은 길의 종합선물세트다. 백두대간 풍력발전단지에서 경포대, 정동진을 경유하는 10개의 트레킹 코스에는 바닷길, 산길, 숲길, 마을길, 둑방길이 전부 포함돼 있다. '선자령 풍차길', '산 우에 바닷길' 등 10개 길에는 이순원 작가가 각각 이름을 붙였다. 총 150km로 한 번에 걷기는 불가능하고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다음 카페(cafe.daum.net/baugil)에 들어가면 각 코스에 대한 좀더 자세한 정보를 볼 수 있다. 첫 번째 구간 '선자령 풍차길'은 거센 바람과 오르막을 각오하며 걸어야 하는 산길이다. 연평균 초속 6.7m의 바람이 꾸준히 부는 곳으로 겨울에는 견딜 수 없을 만큼 춥지만 눈 쌓인 능선과 풍차가 이루는 풍광 때문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여덟 번째 구간인 '산 우에 바닷길'은 아래로 정동진 해변을 바라보며 걷는 숲길이다. 안인항에서 정동진 역에 도착할 때까지 내내 동해의 우렁찬 파도 소리가 산 위까지 들려와 바다가 바로 발 아래 있는 양 걷는 맛이 있다. 문의: 010-9244-5995 (산행대장 이기호)

전북 부안 변산 마실길

변산반도 자락이 서해에 접한 마실길의 최고 무기는 바다다. 밀물 때는 바다였다가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바닷길을 걸을 수도 있고, 송림으로만 이루어진 숲길에 이르러서는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녹음 사이로 절경을 볼 수 있다. 새만금 전시관에서 시작해 격포 해수욕장까지 총 18km에 이르는 길은 한꺼번에 걸으면 5~6시간 정도 걸리는데 사유지를 경유하지 않기 때문에 도중에 길이 끊기지 않아 좋다.

  • 강원도 바우길
전체적으로 가파른 오르막 없이 평지로만 이루어져 있어 등산을 싫어하는 사람에게 제격이다. 현재 3코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첫 번째 코스는 전 구간이 바닷길로 이루어져 있어서 물이 들어오는 시간을 미리 알아두고 가야 한다. 밟아도 잘 들어가지 않는 단단한 모래성 뻘을 걷다 보면 희한하게 생긴 돌무더기와 조개 껍데기, 퇴적암 등 바닷속에 감춰져 있던 풍경을 실컷 훔쳐볼 수 있다.

세 번째 코스에서는 외기가 닿지 않은 전형적인 '깡촌'의 논둑길을 걷다가 해안 도로에 들어서게 된다. 길의 끝인 격포 해수욕장에 이르면 그 유명한 변산낙조가 기다리고 있다. 바닷길을 걷고 싶은 사람은 매일 바뀌는 밀물, 썰물 시간을 미리 알아두고 갈 것. 문의: 063-584-4191

충남 마곡사 솔바람길

바람을 타고 솔 향기가 은은하게 실려오는 가운데 바닥에 자욱한 솔잎을 밟고 맨 발로 걷는다. 충남 마곡사 솔바람길에는 50~60년 된 소나무가 빽빽하게 늘어서 있다. 공주 마곡사와 그 뒤에 있는 태화산 소나무 숲 부근에 난 완벽한 무공해 길이다.

현재 조성돼 있는 걷기 코스는 3개인데 전부 이어져 있는 게 아니라 길이와 난이도별로 차이가 있는 별도의 코스다. 가장 긴 코스는 3시간 반 가량이 걸리는 11km 등산 코스로 마곡사에서 시작해 천연 송림 욕장, 백련암, 황토길 등을 거쳐 다시 마곡사로 돌아오는 길이다. 산이 야트막해 도보와 등산의 중간 정도라고 보면 된다.

  • 강원도 바우길
좀 더 가벼운 걷기를 위한 트레킹 코스도 있다. 마곡사에서 백범 김구 선생이 삭발을 했던 삭발터를 지나는 길은 총 3km로 50분 정도면 다 돌아볼 수 있다. 등산 코스라 해도 경사가 높지 않고 어딜 가나 소나무로 가득해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맨발로 걷는 사람도 많다. 봄과 겨울이 적기로 겨울에는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오래 된 소나무 결의 운치를 만끽할 수 있다. 문의: 042-521-2364

경남 무학산 웰빙 산책로

무학산 둘레길이라고도 불리는 웰빙 산책로는 무학산의 허리춤을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길이다. 지도 상으로 보면 능선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거의 전 구간이 평지로 되어 있고 오르막이 잠깐 있어도 곧 내리막으로 이어져 힘들여 걷는 길은 아니다.

산책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중에 오두막과 벤치가 있고 쉴 곳이 많아 오순도순 이야기 나누며 걸을 수 있는 오솔길에 가깝다. 밤밭고개에서 석전동 사거리까지 총 12.5.km로 3시간 반에서 4시간 정도면 전부 걸을 수 있는 비교적 짤막한 길이다.

산중턱을 걷다 보면 마산 앞바다와 마산 시가지가 한 눈에 들어 오는데 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인다. 길을 잘못 들었다가는 무학산을 등반하게 되는 수가 있으므로 표지판을 잘 보고 걸어야 한다. 지금은 무학산 둘레의 반 정도만 걷는 길로 정비돼 있지만 곧 한 바퀴를 완성해 총 33km의 코스로 완성할 예정이다. 문의: 055-220-2565

  • 전북 부안 변산 마실길
지리산 둘레길

지리산을 바라보며 걷는 둘레길은 전북, 전남, 경남 3개도, 80여 개 마을을 잇는 320km의 엄청난 장거리 코스다. 현재 개통된 길은 320km 중 70km로 길이 전부 정비되면 지리산 곳곳에 걸쳐 있는 옛길, 고갯길, 숲길, 강변길, 논둑길이 둥글게 연결된다.

주천면에서 지리산 산모퉁이로 구부러져 들어가면 다섯 개의 구간 중 첫 번째인 주천~운봉 코스가 시작된다. 좁은 오솔길 좌우로 빽빽이 이어지는 소나무들을 보면서 걷다 보면 가파른 능선이 나온다. 제법 숨차게 만드는 경사로가 끝나면 느닷없이 마을이 나타나기도 한다. 돌담과 골목길에는 주민들의 온기가 느껴지고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도 들려온다.

걷기를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길이 아닌 지리산 인근의 터전을 이은 길로 그 꾸미지 않음이 둘레길의 가장 큰 매력이다. 한적한 마을이 유명세를 타 사람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다 보니 주민들에게 피해가 가는 일이 생겨 도중에 끊어지는 구간도 생겼다. 송대마을 입구 통행이 금지되면서 4구간인 금계~동강 코스 중 벽송사부터 소나무 쉼터까지는 미개통 구간이다. 문의: 063-635-0850

제주도 올레길

  • 전북 부안 변산 마실길
대한민국 걷기 열풍의 발원지인 제주도 올레길은 2007년 올레 1코스를 시작으로 현재 15개의 걷기 코스가 정비돼 있다. 정부의 지원 없이 그저 걷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닦아 놓은 이 길은 제주 남쪽 해안가를 완만하게 연결하고 있다.

15개의 코스는 각각 10~20km의 거리로 구성돼 3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안에 완주할 수 있다. 여행 작가 채지형은 <대한민국 걷기 좋은 길 111>에서 올레길 중 최고의 길로 열두 번째 코스인 무릉~한경 올레길을 꼽았다. 서귀포 무릉 2리 제주자연생태문화체험골에서 출발해 녹남봉과 신도 앞바다로 이어지는 길은 생이기정 바당길을 거쳐 용수포구에 이른다.

총 17.6km로 5~6시간 정도 걸어야 한다. 올레길에 있는 3개의 오름 중 하나인 녹남봉에 이르면 제주도 서쪽 해안의 푸르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 들판을 벗어나면 신도 앞바다부터 절벽이 병풍을 두른 듯 장관을 이룬 해안길로 들어서게 되는데 새까만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해안은 다른 어떤 곳에서도 찾을 수 없는 제주 바다만의 색깔을 드러낸다.

클라이막스는 생이기정 바당길로 현지인들도 입을 다물지 못한다는 절경이다. 한쪽으로는 푸른 평원이, 다른 한쪽으로는 바다가 펼쳐져 있어 밝은 날도, 흐린 날도 운치를 느낄 수 있다. 제주의 변덕스러운 날씨에 대비해 비옷과 바람막이는 필수다. 문의: 064-739-0815

  • 충남 마곡사 솔바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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