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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블루 열풍에 불을 당기다

[올해의 색 '블루'를 탐색하다]
영화흥행 힘입어 패션, 가구, 화장품 등 전방위로 확산
'팬톤사' 치유와 희망 담긴 '터기석 블루' 올해의 색 선정
  • 유나이티드 뱀부
올해 세계는 '블루 신드롬'에 빠졌다. 흥행신화를 남긴 영화 '아바타'가 블루 열풍의 시발점이 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블루 컬러에 사람들은 열광했고, 패션, 가구, 화장품 등 전분야에 걸쳐 블루 신드롬이 퍼져나가고 있다.

세계적인 색채 연구소인 팬톤사가 올해의 색으로 '터키석 블루(turquoise)'를 선정했다. 희망과 신뢰, 소통과 치유를 상징하는 블루. 세계를 푸르게 물들이고 있는 블루의 위력과 그 의미를 살펴본다.

블루, 2010 상반기 세계를 강타하다

트렌드 연구소 인터패션플래닝은 올 상반기 파리, 런던, 뉴욕 등 해외 유명 패션 컬렉션을 주도한 핵심 컬러는 스카이 블루, 코발트, 울트라 마인, 인디고 등 '블루(blue)'라고 전했다.

  • 스텔라 매카트니
청색 진 원피스를 선보인 스텔라 매카트니를 비롯해 랄프 로렌, 랑방, 마르니, 유나이티드 뱀부 등은 하나같이 청량감이 느껴지는 푸른색 패션을 발표했다.

얼마 전 열린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여배우들의 드레스에서도 블루 열기가 반영됐다. 영화 '셜록 홈즈'에 주연한 레이첼 맥아덤즈는 파스텔 톤의 푸른색 드레스를, 엘리자베스 뱅크스는 연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레드 카펫을 밟았다. 여우조연상 후보였던 매기 질렌할과 '트와일라잇'의 크리스틴 스튜어트 역시 푸른색 드레스를 입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국내 패션계도 푸른색으로 물들고 있다. 신발에서 가방, 액세서리, 옷 등에서 블루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종합 신발 쇼핑센터 ABC마트 박지희 매니저는 "블루 컬러가 패션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면서 ABC마트에서도 블루 컬러의 아이템을 찾는 고객이 부쩍 증가했다"고 말했다.

패션뿐이 아니다. 해외와 국내에서 모두 벽지와 침대 시트, 의자, 주방용품 등에서도 파란색이 눈에 띄게 증가해 블루 열풍을 실감나게 해준다.

  • 영화 '아바타'
홀대 받던 색에서 가장 대중적인 색이 되기까지

파란색의 종류는 인디고, 아쿠아, 터키석 블루, 네이비 블루, 마린, 코발트 등 100여 가지가 넘는다. <블루, 색의 역사>를 쓴 미셸 파스투로에 따르면 파란색은 오늘날 세계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색이다.

하지만 역사상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고대에서 중세까지, 파란색은 유럽의 역사에서 대접받지 못했던 불우한 색이었고, 그리스·로마인들은 더욱 이 색을 기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12세기에 이르러 성화(聖畵)에서 성모마리아가 청색 의상을 입고 등장하면서 색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했다.

파란색은 성스럽고, 귀족적인 색으로 돌변했고, 일부 화가들은 색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까지 여기게 됐다. 13세기 프랑스의 루이 9세는 십자군 전쟁에서 귀환해 금욕의 상징으로 청색 의상을 입었고, 영국의 헨리 3세도 청색 의상을 입는 등 파란색의 사용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 파란색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져 예술작품에 빈번히 등장하게 된다.

베네치아의 화가 티치아노, 네덜란드의 프란스 할스, 베르메르 등이 색을 통해 부유한 계급의 여유를 표현했다. 18세기 괴테는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주인공 베르테르의 의상인 파란 상의를 통해 낭만과 우수, 이상적인 존재의미를 나타냈다.

현대에 와서 로트렉, 반 고흐 같은 예술가들은 파란색을 슬픔과 쓸쓸함의 의미를 전하기 위해 사용하기도 했다. 또한 20세기 청바지 산업의 발달로 파란색은 급속히 대중화된다. 전문가들은 파란색이 오늘날 세계에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입는 옷 색깔이 된 동시에 가장 선호하는 색이라고 말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파란색은 우울함과 차가움뿐 아니라 젊음, 자유, 안정감, 신뢰, 희망, 진실, 소통, 치유 등 다양한 의미를 상징하게 됐다.

생활 속에서 마주치는 블루, 무슨 의미를 담고 있나?

파란색, 블루가 내포하고 있는 다양한 의미는 제품과 영화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제작한 영화 <아바타> 속에 등장하는 '나비족'은 모두 푸른색 피부를 가지고, 푸른빛의 판도라 행성에 산다. 푸른색은 영화의 메시지와 무관하지 않다. 카메론 감독은 나비족의 느낌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색이 파란색이라고 했다. 물질적 욕망으로 인간 본연의 성정을 상실한 것과 대비되는 나비족의 순수함을 그리기에 푸른색만큼 적당한 색이 없기 때문이다.

  • 걸메이트의 더블포켓태슬숄더백
패션에서 블루는 대체로 젊과 합리적이며, 희망을 의미한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푸른색 의상을 입고 대중 앞에 나서는 경우가 많다. 희망과 소통, 젊음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는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파란색 피겨드레스를 입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승을 의식해 파란색 드레스를 선택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때의 파란색은 희망과 성공을 상징한다.

제품과 기업이미지(CI)에 파란색을 사용하는 곳도 많다. 삼성은 1993년 '신경영'을 선포하며 기업 로고를 바꿨다. 삼성이 새로운 로고에서 파란색을 선택한 이유는 신뢰감 때문이며, 사회에 대한 책임감을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세기 최고의 발명품', '블루 다이아몬드'라고 불리는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도 파란색이다. 일반적으로 파란색은 건강한 남성을 대표하는 색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발기부전 문제로 고민하는 남성에게 희망과 행복을 선사하고, 남성성을 회복한다는 의미에서 파란색이 사용됐다. 또, 약품으로서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도 있다고 알려져 있다.

주얼리 브랜드 티파니는 푸른빛의 포장상자가 대표 이미지로 굳어져 있다. 이는 티파니 반지가 최고의 결혼 예물로 상징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한 평생을 약속하는 자리에서 신뢰와 희망을 상징하는 데 푸른색이 빠질 수 없다는 것이다.

  • 랄프로렌
파란색은 고급스러움을 나타내는 데 쓰이기도 한다. 최상급의 조니워커에만 허락되는 '블루라벨'이 그 예다. 1906년부터 사용된 블루라벨은 조니워커 가문의 권위와 품격을 상징하는 컬러로, 최고급 제품에만 쓸 수 있다. 골드라벨과 블랙라벨이 그 뒤를 잇는다.

블루가 희망과 소통의 활력 되어줄까?

지금 세계는 왜 블루에 빠져 있을까?

팬톤 연구소 측은 "올해를 대표하는 색으로 하늘과 지중해의 바다를 떠오르게 하는 '터키석 블루'를 주목한 이유는 지난해 경제위기로 고통받았던 이들에게 치유와 희망을 주고자 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최근의 블루 열풍에서 갈수록 소통의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들이 파란색에서 위안을 구하는 심리를 포착해낸다.

  • 반스
색 전문가들은 터키석 블루가 연민과 치유, 신뢰와 진실을 상징한다는 데 의견을 함께한다. 그리고 실제 생활에서 패션과 가구를 비롯한 다양한 제품과 문화예술, 음식 등을 통해 푸른색을 선택하면서 기(氣)와 생각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한다.

미국의 색 전문가 엘리자베스 하퍼와 칼라 앰브로스는 최근 "올해를 대표하는 터키석 블루는 자기표현과 깊은 관련이 있다"면서 "이 색깔의 옷을 입거나 액세서리를 착용하면 보다 적극적으로 자기 의사를 표현하고, 변화를 주도하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파란색은 상상력을 자극하기 때문에 크리에이티브한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데도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파란색의 치유와 희망, 번영의 의미도 강조한다. 칼라 앰브로스는 지난 몇 년간의 경제위기로 고통 받았던 이들이 푸른색을 통해 치유받고, 희망을 품고 경제회복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점치기도 했다.

  • 리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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