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문화 中心에 서다] 영화·공연·드라마 애플리케이션 통해 접근성 높여

"하루 종일 앉아서 스마트폰과 논다!"는 말이 더 이상 거짓으로 들리지 않는다. 아침에 스마트폰의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떠서 스마트폰의 시간 확인은 물론 전화, 대중교통 이용표, 트위터 확인, 쇼핑, 독서 등으로 하루를 보낸다.

여기에 틈틈이 문화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생겨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한다. 전제 조건은 편리하고 신속하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의 무한 감동은 대중문화 속에도 잠재되어 있다.

영화-공연계, 스마트폰의 新마케팅

위성항법장치(GPS)가 장착된 최첨단 무기를 이용한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즐기는 건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 게임이 영화 홍보를 위한 마케팅으로 이용됐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지난 3월초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프롬 파리 위드 러브>는 아이폰용 게임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이 게임은 영화 속 주인공들처럼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으로 그가 있는 지역과 지명이 표기되고, 타깃을 총으로 명중시킬 수 있는 게임이다. <프롬 파리 위드 러브> 애플리케이션은 더불어 영화 포스터와 예고편, 스팟 영상 등을 선보였다.

영화 '프롬 파리 위드 러브'
영화 <아이언맨 2>도 QR(Quick Response)코드를 도입해 사진, 동영상, 텍스트 등 다양한 영화에 대한 정보를 볼 수 있게 했다. 특히 아이폰으로 <아이언맨 2>의 QR코드를 찍으면 그 자리에서 휴대폰 화면을 통해 영화 정보 및 예고편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영화도 스마트폰을 이용한 영화 홍보로 눈길을 끌었다. 영화 <육혈포 강도단>과 <반가운 살인자>는 한국영화 최초로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실시했다. 두 영화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예고편은 물론 각 배우들의 캐릭터 소개, 시놉시스 등 정보를 제공했다.

영화 홍보수단이 스마트폰으로 옮겨져 올 것은 어찌 보면 불 보듯 뻔하다. 이미 국내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인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이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예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스마트폰 하나로 영화에 대한 상세한 정보와 예고편을 들여다보고, 실시간으로 영화관에 접속해 일사천리로 예매까지 할 수 있다. 단 '몇 분 안에, 손 안에서' 대중문화를 소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영화의 배급사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일단 영화의 정보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무료로 제공한다는 데에서 사용자들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만큼 새로운 마케팅 분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스마트폰 사용자가 더 늘어난다면 개봉하는 영화들도 이를 이용한 마케팅이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홍보에 있어서는 공연계도 스마트폰의 매력에 빠졌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아이폰용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지킬앤하이드>는 12월 공연 오픈에 앞서 티저 형태로 공연 홍보 동영상과 국내 초연 때부터 역대 공연사진도 공개됐다. <지킬앤하이드>제작팀은 이와 함께 트위터와도 연동해 글쓰기 기능을 추가했다. 공연에 대한 정보 등을 트위터를 통해 전달하며 예비 관객들을 유치하겠다는 의미다.

지킬앤하이드2
공연기획자 이기현씨는 "공연업계도 관객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며 "최근 뮤지컬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대중과 가까운 채널로 자리잡았다. 이에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이용한 콘텐츠로 마케팅을 펼치는 시도들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도 '스마트폰 시대' 온다

지상파 3사 방송사들도 스마트폰의 거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기획 단계가 한창이다. 이미 풍부한 콘텐츠를 구비하고 있는 방송사로서는 스마트폰이 유혹적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방송사들이 보유한 콘텐츠 중 가장 독보적인 건 드라마다. 인기 드라마를 한 눈에 볼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은 다분히 스마트폰 유저들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각 방송사들은 올해를 목표로 스마트폰에 방송사별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이미 온라인 사이트인 네오위즈벅스 등이 스마트폰에 일찍이 진출해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악은 물론 영화, 드라마, 게임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사가 가진 모든 드라마들을 보여주기엔 제한적이다. 각 방송사들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손쉽게 드라마를 접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자 한다.

각 방송사들은 드라마 애플리케이션 제작에 착수해 조만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특히 한류 드라마가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방송사들의 스마트폰 시장은 더욱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전 세계를 상대로 드라마 콘텐츠를 모바일을 통해 유통한다면 보다 빠르게 해외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아시아 국가 이외에 유럽 등지의 국가들도 <대장금> <가을동화> 등의 드라마를 접해 스마트폰의 콘텐츠 판매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BS뉴미디어개발팀의 한 관계자는 "기술과 성능이 월등히 좋은 스마트폰 시장은 전망이 좋다고 볼 수 있다. 최근 콘텐츠 소비가 많아지면서 방송사들도 눈여겨 보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며 "특히 스마트폰의 고화질 화면으로 영상에 대한 중요성도 커졌다. 드라마에 그치는 게 아니라 좋은 동영상 콘텐츠를 추구하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