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처 테라피] 강원대 인문과학연구소 이대범 소장인문치료로 삶의 참다운 가치 발견, 마음의 안정과 행복 찾아야

인문치료의 등장은 '물질적 풍요 속의 정신적 빈곤'에 직면한 현대사회의 초상을 말해준다.

현재 한국의 인문치료를 이끌고 있는 강원대 인문과학연구소의 이대범 소장이 굳이 인문학을 다시 꺼내든 이유는 무엇일까. 황폐화하고 있는 인간의 정신 앞에 나타난 인문치료의 태동과 가능성을 들어봤다.

'인문치료'라는 말은 국제 학계에서도 아직 생소한 개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강원대 인문과학연구소에서 이 같은 방법론을 제창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전통적인 사회와 가치는 급변하며 몰락하고 있고, 사회적으로 수많은 병리현상들이 표출되면서 현대인의 정신은 그 어느 때보다도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정신적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전통적인 의학뿐만 아니라 인간의 가치와 정신적 행복을 다루는 인문학적 접근이 절대적으로 필요했습니다. 20세기에 들어와 정신분석학, 분석심리학, 행동주의 심리학 등 정신치료 방법들이 등장했고, 최근에는 놀이치료, 음악치료, 미술치료 등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정작 인문학적 성과와 가치를 정신치료에 활용하고 있지 못한 실정입니다. 따라서 철학, 문학, 언어, 예술 등 각 방면에서 치료적 방안들을 체계화하고, 각각을 상호소통시킴으로써 통합적인 인문치료학의 성립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인문치료가 예술치료나 심리치료와 어떻게 다른가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뭔가요.

인문치료와 기타 치료들과의 근본적 차이는 치료 또는 치유에 인문학적 자원을 활용한다는 데 있습니다. 인문학의 출발 동기는 삶의 참다운 가치를 발견하고 마음의 안정과 행복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인문치료의 목적은 인문학이 갖고 있는 참다운 삶의 발견 기능을 현대적 관점에서 재발굴하여 우리 사회에 접목하는 데 있습니다.

인문치료라는 개념은 기존의 문학치료나 철학치료의 영역을 모두 아우르고 있는데요. 굳이 인문치료라는 용어를 써서 이 세부 치료들을 통합하는 이유가 있다면.

삶의 고통은 총체적이어서 어느 한 분야만의 접근만으로는 그것을 충분히 파악하거나 치유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인문치료라는 용어를 쓰고 있습니다.

인문치료의 다양한 방법들이 주로 군대나 병원, 교도소 등 소외 환경에 있는 곳에서 이슈가 됩니다. 하지만 이런 치료법이야말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 모두에게 필요한 방법일 텐데요. 전문가의 도움 없이 혼자서도 시행하고 치유할 수 있는 방법도 있을까요.

현재 우리 사업단은 몇 가지 인문치료 방법을 개발하고 있는 중인데, 그것들은 철학, 문학, 언어, 역사, 예술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아직은 일반인들이 전문가의 도움이 없이 그것을 사용할 정도로는 충분히 개발되지 않은 실정입니다. 조만간 완성될 예정입니다.



송준호 기자 trista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