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 시청자에게 문을 열다] SBS ETV 김경남 PD직접 출연, 아이템 제공, 방향 제시 등 시청자 공감 얻어야 프로그램 생존

SBS ETV '거성쇼'
지상파, 케이블 방송에 관계 없이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데 여념이 없다. 시청자들이 직접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이고, 프로그램에 아이템까지 제공하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케이블 채널 SBS ETV <거성쇼>와 <예능제작국>은 시청자들의 대대적인 참여로 기획되고 만들어진다. 개그맨 박명수를 내세웠던 <거성쇼>는 지난 2월부터 5월까지 3개월간 시청자들이 직접 출연하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이상한 000'라는 설정으로, 한 장소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았다. 대학교, 스포츠센터, 주류회사 등에 MC들이 들어가면 참여를 신청한 시청자들이 직접 MC들을 웃기는 것.

한 장소에서도 여러 유형의 미션이 펼쳐져 각 단계별로 시청자들이 MC들을 웃기기 위해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프로그램이다.

<예능제작국>은 방송인 신정환이 예능국 PD로 나서서 아이돌 그룹과 코너를 만들어간다. 이 속에 시청자들이 직접 작가로 참여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작가로 선정된 시청자들은 녹화현장을 찾아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어떻게 반영됐는지 확인까지 할 수 있다. 두 프로그램을 연출한 김경남 PD는 시청자들의 요구가 그대로 프로그램에 반영된 결과라고 말한다.

SBS ETV '예능제작국'
"요즘 시청자들은 그냥 TV만 시청하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각 프로그램의 게시판에 가보면 , PD, 작가보다 훨씬 나은 의견들을 제시하며, 그 프로그램의 미래까지 방향을 잡아주기도 해요. 특히 트위터나 블로그 등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활용은 더욱 적극적으로 시청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있죠."

김경남 PD는 예능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단계부터 시청자들을 먼저 떠올린다고 한다.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 수 없는 프로그램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라고.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드라마와 달리 리얼 버라이어티를 지향하기에 속도 면에서 빠르다. 그는 <예능제작국>의 트위터를 개설해 실시간으로 시청자들과 대화하고 의견을 나눴다.

그 결과 <예능제작국>은 PD와 작가가 외부에서 공수돼 촬영하며 말 그대로 '리얼'한 상황이 연출되는 독특한 프로그램이 됐다. 또한 케이블 채널로서 시청자와 TV간의 간격을 좁히는 역할까지 담당했다.

"시청자들은 거의 전문가 수준이에요. 트렌드에 민감한 예능계에서 시청자들의 의견은 소중한 채찍질이기도 하죠. 너무나 똑똑한 의견들을 내놓고 있어 그들의 의견을 반영해 참여하게 했죠. 프로그램에 긍정적인 활력소가 되어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이끌어내는 데에도 활용됩니다. 올 하반기에 기획하고 있는 프로그램 역시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추진하려고 합니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