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라이프] 스마트 폰·홈·패션·카 등 첨단 기술과 결합 전방위 확산
토요일 오후, 맞선 장소로 가기 위해 집을 나선 김진석 씨. 택시를 탈까,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까 고민하다 스마트 폰의 교통정보 앱(어플리케이션의 약자)을 작동시켰다.
그러자 서울시내 교통상황은 어떤지, 택시를 이용하면 약속장소까지 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더 좋은 수단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스마트 폰의 등장으로 쇼핑, 이동, 여가 등 라이프스타일이 일대 변화를 겪고 있다. 스마트 폰만이 아니다. 스마트 홈에서 스마트 카, 스마트 패션까지 첨단기술의 손길이 닿지 않은 생활영역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기술과 접목해 점점 높아지는 생활지능, 스마트 라이프 세계를 들여다 본다.
스마트 폰과 함께 하는 A씨의 똑똑한 하루
사무실에 도착해 업무를 보던 A씨는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사무실을 나선다. 근무지에서 버스로 30여 분 떨어진 곳에서 관계사 직원과 점심약속을 한 그는 아이폰으로 주변 식당을 검색해본다. 맛 집의 위치를 지도로 보고, 그 집에 대한 블로거와 이용자들의 평가, 가격, 메뉴 등을 확인해 본 뒤,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한다.
식사를 마치고는 사무실 대신 인근 카페로 향한다. 거기서 인터넷을 검색하고, 전화를 걸고, 이메일로 회사에 업무보고를 올린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이른바 '스마트 워크'다. 이렇게 하면 불필요하게 차로 이동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퇴근길 지하철 안에선 어학공부를 하고, 스마트 폰 뱅킹 어플리케이션으로 송금 등 은행업무도 본다. 집에서 시간이 날 때면 그는 스마트 폰으로 건강을 관리한다. 신체정보를 입력하면 신체질량지수를 계산해 주고, 기초대사량도 계산해 준다. 피트니스 강사가 영상으로 운동법을 설명해주는 앱을 통해 운동을 따라 해본다. 얼만큼 운동했는지도 앱을 통해 알 수 있다. 자기 전엔 잠깐 게임을 즐기고, 잘 때는 모기 잡는 앱을 실행시켜 놓는다.
편리하고 안전하고, 친환경적이기까지 똑똑한 주거환경
약 10년 전부터 시작된 주거환경의 지능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스마트 홈 하면 가장 쉽게 그려지는 모습이 밖에서 집안의 가스밸브를 잠그는 것이다. 이 같은 '홈 자동화' 기능을 갖춘 아파트가 늘고 있다.
스마트 홈이란 TV, 냉장고, 세탁기 등 집안의 다양한 기기들이 네트워크에 연결돼 지능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집을 의미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자. 아파트 공동현관에는 비디오 폰이 설치돼 있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부재 중에는 방문자 녹화가 가능하다.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기다릴 필요가 없다. 엘리베이터 스스로 사람들이 집을 나서거나 귀가할 때 맞춰 스스로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신형 아파트 중에는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는 첨단주택기술을 도입한 곳이 많다. 첨단IT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홈을 구현해 놓은 은평뉴타운의 예를 살펴본다.
은평뉴타운 거주자는 인터넷이나 휴대폰에 접속하지 않아도 거실에 설치된 세대기를 통해 내가 타려는 버스가 어디까지 왔는지 확인할 수 있다. 지능형 방범 CCTV로 안전성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지능형 방범 CCTV는 기존의 방범 CCTV와 달리, 물체 자동추적과 비상벨 서비스를 제공한다.
u-위치확인서비스는 위치확인용 단말기를 소지한 치매노인이나 장애인이 은평뉴타운 지역을 이탈하거나 위급상황에 처했을 때 단말기의 비상버튼을 누르면 보호자에게 핸드폰 문자로 알려준다.
2011년 3월부터는 친환경 서비스도 제공된다. u-Green 서비스는 창릉천, 실개천에 설치된 센서를 통해 얻게 되는 수질정보와 대기질 정보 등을 미디어보드 및 세대기에 제공한다.
가정용품에도 삶의 질 높여주는 '스마트' 바람
인공지능기술이 가미된 가전제품과 가정용품도 속속 출시되는 추세다. Wi-Fi기능이 내장된 삼성전자의 '럭셔리+스마트' 냉장고는 일정관리는 물론 날씨정보와 뉴스도 한 눈에 들어온다. 이 냉장고에는 또 500여 가지의 요리법이 내장돼 있어 별도로 요리책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주부들에게 큰 부담이 되는 청소도 스마트한 청소기 덕분에 전보다 수월해지고 있다. 리홈 스팀청소기는 순간반응 히터가 장착돼 있어 전원을 켠 후 15초 내에 100도의 강력한 스팀이 빠르게 분사돼 긴 시간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청소를 할 수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사용자가 핸들에서 손을 떼면 청소기가 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스팀분사를 멈추고, 사용하지 않는 상태로 10분이 경과하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돼 보다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아이로봇의 룸바 577은 뇌 역할을 하는 어웨어(AWARE) 인텔리전트 시스템을 장착해 집안 구석구석을 놓치지 않고 청소해주는 로봇청소기다. 실시간 접수되는 정보를 초당 67회 감지해 상황에 맞도록 움직인다. 특히, 이미 지나온 공간을 반복적으로 청소하는 기존 로봇청소기의 단점을 개선했다. 예약청소 기능도 있어, 집을 비우는 동안에도 집안을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다.
청소기의 먼지통을 제거하는 일도 쉬워지고 있다. 필립스가 새롭게 선보인 진공청소기는 먼지통의 청소시기를 알려주는 표시등이 있어 교체가 편리하다. 또, 한번의 클릭으로 먼지통을 분리해 먼지를 비울 수 있는 원터치 먼지통 시스템으로 청소 뒤처리 시간까지 아낄 수 있다. 2단계 헤파(HEPA) 배기필터 시스템은 청소기에서 실내로 재배출되는 미세먼지를 세심하게 걸러준다.
말하는 오븐도 나왔다. 클라쎄의 '말하는 오븐'은 전자레인지, 그릴, 오븐, 발효 및 건조기능까지 가능한 복합오븐으로 조작방법을 음성으로 설명해주는 음성안내 기능이 있다. 제품 뒷면에 있는 스피커를 통해 사용자가 메뉴를 고르고, 온도와 시간을 맞추는 전 과정을 음성으로 안내해 준다.
욕실도 진화하고 있다. 욕실 전문기업 대림비앤코는 배설물 처리 기구로만 인식되던 양변기에 첨단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선보이며 스마트 욕실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대림비앤코의 스마트렛 DST-700은 변기 표면을 특수 코팅 처리해 세균의 번식을 억제하고, 악취와 얼룩을 방지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변기 내 환기 시스템은 양변기에서 발생하는 악취를 강제로 배출해 준다. 기존 욕실에 설치된 환기 팬의 간접배출 방식보다 환기효과가 뛰어나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스마트 TV가 본격 출시될 전망이다. 스마트 TV는 TV 본래의 기능에 PC나 스마트 폰에서 쓰이는 운영체제를 탑재한 제품이다. TV로 영상통화를 하고, 스마트 폰의 다이어트 앱을 연결해 TV에서 하는 운동동작을 보고 따라 할 수도 있다. 컴퓨터 입력장치를 이용하면,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간에 시청할 수 있다.
옷이 몸 상태 따라 운동량 코치
똑똑한 패션을 추구하는 경향은 스포츠웨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아디다스는 개인 트레이너 없이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스스로 체계적인 달리기를 할 수 있도록 과학적 분석에 따라 실시간으로 음성코치를 해주는 '마이 코치'를 선보였다.
심박수와 속도 등을 체크하면서 실시간 음성으로 적절한 운동상태를 알려준다, 나이키는 손목에 착용하면 달린 거리 및 운동 시간·속도 등을 기록하는 '플러스 스포츠 밴드'를 선보였다. 코오롱스포츠는 블루투스 기술을 기반으로 아이팟 MP3 및 휴대전화를 작동시킬 수 있는 점퍼를 지난해 말 출시했다. 점퍼의 소매 부분에 내장된 무선 키패드를 누르면 아이팟이나 휴대전화를 작동시킬 수 있다.
제냐 스포츠에서 선보인 재킷에는 태양광 발전판이 붙어 있다. 덕분에 휴대용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고, 재킷의 목 부분에 붙은 발열판을 이용해 추위도 막을 수 있다. 애플이 특허 출원한 'GPS 운동화'는 착용자의 체중과 운동강도, 운동시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하는 센서가 부착돼 운동량을 결정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또, 내장된 GPS 시스템을 통해 내비게이션 기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위험 시 알아서 멈춰 서고, 주차도 자동으로, 스마트 카 시대 현실로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차량을 원격으로 진단하고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지난해 중국에서 상용화됐고, 국내에서도 상용화될 전망이다. 이런 기술이 도입되면 주차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차량절도사건을 막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휴대전화를 통해 오일과 미션 등 차량의 상태도 확인할 수 있다.
외국 자동차 업계의 행보도 빨라지고 있다. 벤츠는 몸집은 작고, 연비는 높으며, 안전성도 높인 스마트 카를 출시해 화제를 모았다. 2인용 미니카 '스마트 포투'는 충돌이 예상될 때 운전자가 적절한 압력으로 브레이크를 밟지 않을 경우 보조해 주는 HBA(hydraulic brake assist) 등의 안전장치를 장착해 안전성도 높였다.
볼보는 알아서 멈춰 서는 자동차를 선보였다. 이 차의 가장 큰 특징은 저속에서 스스로 충돌을 방지하는 '시티 세이프티'다. 레이저 센서가 시속 30km 이하 주행 도중 앞차와의 충돌위험을 감지하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해 멈춰 서기 때문에 시내 주행 중 졸음운전 등으로 인한 접촉사고를 방지해준다.
앞 차와의 간격을 알아서 유지시켜주는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ACC)시스템도 장착됐다. 도요타는 주차를 도와주는 자동차로 '인텔리전트 주차 보조 시스템'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렉서스 LS600hL과 도요타 프리우스에 장착된 이 시스템은 스위치를 누르면 차가 알아서 주차를 해준다. 또, 리모트 터치가 장착돼 있어 클릭만으로 내비게이션뿐 아니라, 오디오와 에어컨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전세화 기자 cand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