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아시아 엑스 대표이사 아즈란 오스만 라니말레이시아 기점 동남아시아 국가 찾는 여행 패턴 보일 것 확신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 왔습니다. 서울-쿠알라룸푸르 취항은 에어아시아가 2007년부터 학수 고대해온 노선입니다."

오는 11월부터 매일 인천공항 운항을 시작하는 세계적인 저가항공사 에어아시아 엑스의 아즈란 오스만 라니 대표이사는 취항을 공식 선언하면서 즐거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에어아시아가 국내 항공시장에 진입하는 데 대한 희망 섞인 기대의 표시이기도 하다.

한국에 대한 친근감을 나타내기 위해 한복을 입고 공식 론칭 행사에 나온 그는 서울 쿠알라룸푸르 편도 요금을 처음 16만원으로 발표했다가 은근슬쩍 첫 '1'자를 빼내 보였다. 16만원에서 순식간에 10만원이 줄어든 6만원으로 내려가는 순간이다.

"일부러 그런 것입니다. 16만원도 싼 가격일 수 있지만 처음 가격을 파격적인 6만원으로 정한 것을 돋보이게 하려는 극적 연출인 셈이죠." 베일에 쌓였던 가격 공개시 표지판에서 '1'자를 빼기로 한 것은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그의 작품이다.

서울은 에어아시아 엑스가 취항하는 해외 도시 중 11번째 도시이다. "그간 인천 상륙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말레이시아와 한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면서 시간이 좀 더 걸렸지요. 한국 정부가 많이 도와줬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한국 사람들이 말레이시아나 쿠알라룸푸르를 찾고 있는 것 같진 않지만 이 노선에 대한 에어아시아의 기대는 커 보인다. "말레이시아 내 트위터 페이스북 등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다음 희망 노선에 대한 설문을 벌였습니다. 1위가 어딘지 아세요? 서울이었습니다." 라니 대표이사는 "말레이시아 사람들에게 한국은 드라마나 가요 스타 등 한류 바람이 거세 관심이 높다"고 소개한다.

어떻게 저가항공이 싸게 비행기 티켓을 팔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그는 자신있게 설명한다. "똑같은 A330 비행기를 놓고서도 일반 항공사는 좌석이 290여석인데 반해 에어아시아는 377석으로 훨씬 승객을 많이 태웁니다. 또 비즈니스석도 줄이고 음료, 식사 등 기내 서비스도 없앤 덕분이죠. 저가항공사 항공기의 비행 시간은 여느 항공사 보다 긴 편입니다".

대신 요금체계는 색다르다. 탑승일 오래 전에 예약할수록 더 싸고 가격은 예약 상황에 따라서 변동한다. 11월 이후 탑승객을 대상으로 8월초 진행된 온라인 사이트 행사에서도 이후 대부분의 화면에 발표 금액인 6만원으로 나타나지 않고 9만원, 20만원 등으로 표시된 것은 날짜와 예약 현황 등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사실 4일부터 5일간 진행된 파격가 행사는 서울과 말레이시아에서 동시에 벌어져 경쟁률이 무척 높았다. 에어아시아의 발표처럼 실질적으로 하루 평균 80~100석만을 6만원에 팔고 나머지 좌석의 가격은 그 보다는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고 보면 정확하다.

"저가항공사로서 에어아시아의 성공은 단순한 가격 때문 만은 아닙니다. 고객들이 항공사의 서비스에 만족하고 신뢰가 구축됐기 때문이죠." 해마다 성장을 거듭하는 에어아시아는 5000만명의 고객들이 투표한 조사에서 최고 만족도를 보였다" 2009년, 2010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의 항공서비스 전문 리서치 기관인 스카이트랙스(skytrax)가 뽑은 세계최고 저가항공사에 이름을 올린 것.

"한국에 관심이 많은 말레이시아인들이 한국을 보다 자주 찾게 될 것입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말레이시아에만 머문다기 보다 이를 기점으로 인근 동남아 국가들을 함께 찾는 여행 패턴을 보일 것으로 확신합니다." 라니 대표이사는 "앞으로 한국 고객들이 본격적으로 저가항공의 매력을 만끽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기대를 표시했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