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200% 즐기기]

음악극 <로미오와 줄리엣>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 특히 올해는 징검다리 휴일로 휴무기간이 늘어나,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3일 쉬는 사람들이 43.8%, 4일 이상은 44.8%로 대부분이 법정 공휴일 이상을 쉬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가족 단위로 나들이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어린 아이에서부터 노인층까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한마당은 없을까.

한가위만을 위한 전시와 공연으로 알차게

새빨간 어둠 속 하얗게 빛나는 성운. 자세히 보니 곰의 형상이다. 마치 영롱한 빛을 받은 듯한 색감이 신비롭다. 생물의 고귀함을 표현한 '세이브(SAVE)'라는 작품은 지구를 표현하는 듯하다. 생명 존엄 사상을 근간으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나가이 가즈마사. 일본의 대표적인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판화가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작가이다.

롯데백화점 안양점은 7층 갤러리에서 9월 10일부터 27일까지 <나가이 가즈마사>전을 개최한다. 금붕어, 거북이, 여우 등 동물화를 중심으로 꽃, 달 등도 그려 넣어 친근한 이미지로 그 뜻을 전하고 있다. 이번 작품전에선 평면회화를 중심으로 총 100여 점이 전시된다. 남녀노소 누구나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라는 게 특징이다.

영화 <시라노-연애조작단>
셰익스피어의 명작 <로미오와 줄리엣>이 마당놀이 형식으로 재탄생한다. 서울남산국악당에선 9월 21일부터 10월 24일까지 한 달여간 <음악극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한다. 음악과 노래, 춤이 함께 어우러진 가무악 총체극으로 꾸려진다.

<음악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미 영국 런던의 바비컨센터의 초청공연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독일, 중국, 일본 등 세계 연극계에서도 작품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이번 추석을 맞아 특별한 이벤트가 진행된다.

추석 당일인 22일과 23일에는 공연 시작 전 오후 2시에 서울시청년예술단의 전통무용 공연이 국악당 마당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서울남산국악당을 찾은 모든 방문객들은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야외에서 무용공연도 관람하고 함께 강강술래도 추는 특별한 경험을 접할 수 있다.

또한 연휴기간뿐만 아니라 주말 3시 공연에 출연진과 함께 막걸리를 마시며 뒤풀이 하는 잔치가 마련된다. 기념사진 촬영 시간도 마련돼 가족끼리 연인끼리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서울남산국악당 측은 "추석 연휴부터 공연이 시작돼 가족단위로 관람하기 좋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 관광객들에게 소개하기에도 좋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
서울 종로구 삼청동 삼청각은 프리미엄 디너콘서트 <추석자미(秋夕滋味)>를 연다. <추석자미>는 삼청각의 국악공연과 고급 한정식 코스, 무료로 전통문화체험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추석자미>는 삼청각 일화당 2층 공연장 및 놀이마당에서 9월 22일과 23일 양일간 총 2회 진행된다.

뮤지컬 <빨래>는 추석 연휴를 맞아 9월 15일부터 26일까지 전석 10% 할인된 가격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빨래>는 지난 7월 1000회를 돌파하며 관객들의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 남녀노소 누구나 즐겁게 관람할 수 있어 관객의 연령대가 다양하다. <빨래>를 제작하는 명랑씨어터 수박 측은 관객과 함께 의미 있는 나눔 행사까지 진행하고 있다.

극중 나열이 일하는 곳이 서점이라는 것에 착안해 도서 기증을 받는 조건으로 티켓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일정 금액이 모아지면 필요한 시설에 기부할 방침이다.

10대들을 위한 공연도 눈길을 끈다. 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태양이 9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서울 평화의 전당에서 2회에 걸쳐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90% 라이브 밴드로 진행돼 전문 공연장 시설을 갖춘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특히 이번 공연은 연령대를 달리 한다. 전체 관람가와 만 18세 관람가로 나눠 진행되는 것. 태양은 지난해 말부터 솔로 활동을 시작해 디지털 싱글 'WHERE U AT'와 '웨딩드레스', 정규 1집 앨범 'SOLAR'의 타이틀곡 'I NEED A GIRL' 등을 들려줄 계획이다.

추석극장가는 코믹과 애니메이션이 대세

9월 극장가는 추석시즌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가족들이 모두 모인다는 점 때문인지 스릴러나 공포, 액션보다는 코미디 영화가 극장가를 점령했다. 특히 국내 영화는 각기 다른 장르의 코미디물로 관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9월 16일 동시에 개봉한 영화 <퀴즈왕>(감독 장진)과 <시라노: 연애조작단>(감독 김현석)은 퀴즈쇼와 연애 대행업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관객을 찾는다. <퀴즈왕>은 방송 이래 단 한 번도 우승자가 나오지 않은 133억짜리 퀴즈쇼에서 우연히 마지막 정답만 알게 된 상식 제로의 15인이 펼치는 퀴즈 대결을 그린 작품이다. 장진 감독 특유의 재치와 배우 김수로, 한재석, 류덕환 등이 출연한다.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시라노 에이전시'를 배경으로, 비밀 작전 수행처럼 완벽하게 짜여진 각본으로 의뢰인의 사랑을 이루어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을 대신한 연애 프로젝트를 코믹하게 다룬 영화. 배우 엄태웅과 이민정, 최다니엘, 박신혜, 박철민 등이 로맨틱 코미디를 만들어 간다.

영화 <방가?방가!>는 촌스러운 외모의 백수 방태식이 취업을 위해 부탄인으로 변신해 벌이는 취업 성공기를 그린다. 연기파 배우 김인권의 첫 주연작으로 어눌한 말투와 굴욕적인 표정연기가 압권이다.

특히 아이들을 대동하고 볼 수 있는 애니메이션이 추석 극장가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9일 개봉한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판타지 애니메이션 <마루 밑 아리에티>는 키가 10cm밖에 되지 않는 소인족의 소녀와 백혈병을 앓는 소년의 우정을 그린 작품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등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밑에서 애니메이터로 활약했던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감독의 신작이다. <마루 밑 아리에티>에는 일본 도쿄 고가네이의 오래된 집 마루 밑에서 살고 있는 전설 속의 소인족 아리에티 가족이 등장한다.

이들은 마루 위의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아야 하지만 이 집으로 요양 온 쇼우와 마주치면서 규칙이 깨지게 된다. 아리에티 가족에게 닥친 위기를 쇼우가 해결하기 위해 애쓰는 게 이야기의 중심이다.

가족용 3D 애니메이션 <슈퍼 배드>는 달을 훔쳐 세계 최고의 슈퍼 악당이 되려는 주인공 그루가 고아원에서 세 소녀를 입양해 벌이는 모험을 담았다. 소녀들을 통해 점차 사랑을 배워가며 변화된 그루가 결국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내용. 16일 개봉한다.

추석, TV는 복고 바람을 타고

중매쟁이 역할을 했던 TV가 추석을 계기로 다시 사랑을 찾아준다. MBC는 추석특집으로 <사랑의 스튜디오>(가제)를 21일 방송할 예정이다. 여자 아나운서 3명과 남자 아나운서 1명, 남자 연예인들이 출연해 실제 맞선을 보는 듯한 리얼한 장면을 연출한다. 특히 이번 프로그램은 기존의 포맷과 달리 기혼자로 구성된 '연애 코치'가 등장해 여자 게스트들에게 여러 조언을 해준다는 게 특징. 좋은 사람을 고르는 비법을 전수한다는 내용이다.

SBS도 추석특집 <환상의 스타커플 최강전>을 내세웠다. 미남 미녀스타들이 총출동해 스타커플을 선정하는 프로그램. 아이돌 그룹 2PM의 닉쿤과 준호, 2AM의 조권과 임슬옹 등과 티아라의 지연, 미스코리아 김주리, 설운도, 노사연 등이 대거 출연한다.

1970년대 흑백TV 속에서 스타들이 체력장 못지 않은 운동회를 펼쳤던 것을 기억하는가? <명랑운동회>라는 이름으로 방영됐던 프로그램이 아이돌 스타들과 함께 부활했다. MBC 추석특집 <아이돌스타 육상선수권대회>는 2PM, 2AM, 슈퍼주니어, 샤이니, 비스트, 포미닛, 애프터스쿨, 미스에이, 시크릿, 엠블랙 등 국내 15개 기획사의 아이돌 스타 120여 명이 총출동한다.

이들은 전 육상선수 장재근의 해설 아래 100m, 110m 허들, 400m 계주, 창던지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등 실제 육상경기를 벌인다. 가족 단위 시청자들에게 옛 추억과 함께 젊은 세대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9월 22일 방송 예정.

영원한 주제인 가족은 추석 특집 드라마로 환생한다. SBS 추석특집극 <당신의 천국>은 자식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부모와 자식들의 이야기. SBS는 지난 2005년부터 추석특집극으로 <하노이신부>, <내사랑 달자씨>, <깜근이 엄마>, <아버지, 당신의 자리> 등을 방송하며 가족에 대해 이야기해 왔다.

<하노이신부>와 <깜근이 엄마>로는 다문화 가정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도했다. 이번 <당신의 천국>은 늘 부모에게 바라기만 하는 자식들의 모습을 통해 다시 한번 가족의 소중함을 깨우치게 하는 드라마다. 배우 최불암과 정영숙의 호연이 기대되는 작품으로 9월 23일 방송된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