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진화와 문화의 변화] 흑백, 컬러, PDP 시대 지나 스마트 TV로 발전

브라운관 TV가 그 시대를 마감할 준비에 들어갔다. LG전자는 9월부터 브라운관 TV의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지난 1966년 국내 최초로 흑백TV를 생산했던 LG전자는 44년간 유지됐던 브라운관TV 시대를 마감했다.

LG전자는 그간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브라운관 TV를 생산해왔으나, 올 상반기 3% 수준까지 판매량이 떨어지고 2012년 말에 아날로그TV 방송이 중단될 예정이어서 결단을 내렸다.

삼성전자는 저소득층을 위해 브라운관 TV의 생산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그 기간이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방의 한 자리를 차지했던 브라운관 TV의 멸종은 소박한 우리네 감성이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TV의 역사와 함께 한 우리의 문화 트렌드는 어땠을까.

1960년대 LG전자가 금성사라는 이름으로 국내 최초로 흑백 TV 생산했다. TV만이 존재했던 국내시장에 우리 손으로 만든 첫 번째 TV가 등장한 역사적인 날이었다. 김일 선수 등의 프로레슬링의 경기가 TV로 방송돼 큰 인기를 누렸다. 한 만화가게 주인은 TV를 놓고 프로레슬링 경기를 유료 관람하게 한 혐의로 체포되기까지 했다. 죄목은 공연법 위반혐의.

1970년대 부유층만 누려왔던 TV가 점차 대중에게 보급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도 국민드라마로 회자되는 KBS 드라마 <여로> 1972년부터 전파를 탔다. 이는 불우한 운명 속에 태어난 분이(태현실 분)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이다. 1971년부터 18년간 880회가 전파를 탔던 MBC드라마 <수사반장>도 빼놓을 수 없다. '박반장' 최불암은 한국의 콜롬보로 활약하며 사건을 풀어갔다.

1980년대 흑백 TV시대가 가고 컬러 TV의 시대가 도래했다. 이 시기에는 대중가요의 부흥기를 이끈 '쇼 버라이어티' 음악프로그램이 탄생했다. KBS <젊음의 행진>은 1981년 첫 방송을 시작해 13년간 전파를 탔다. MBC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도 1985년부터 1993년까지 장수하며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서 대중적 인기를 누렸다. 또한 '미드'인 <브이(V)>, <전격Z작전>, 등이 본격적으로 수입, 방영돼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1990년대 초반 대형 컬러 브라운관TV(25,29)가 생산됐다. 이 시간에는 코미디 예능 프로그램의 전성기였다. KBS <유머1번지>이어 <쇼 비디오쟈키>, <한바탕 웃음으로>와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 주말저녁 시간대를 장악하며 즐거움을 안겨줬다. '쓰리랑부부', '동작그만', '봉숭아 학당', '테마게임' 등은 잊지 못할 코너들이다.

90년대 말 2000년대 PDP(Plasma Display Panel) TV, 일명 '벽걸이TV'가 등장한다. 60인치 PDP TV의 탄생은 고화질의 HDTV의 등장과 함께 집에서 영화를 즐기는 '홈 씨어터' 기능까지 추가된다. 이와함께 90년대 중반 개국한 케이블 방송들이 점차 자리를 잡으며 개성있는 채널들이 부상했다. 영화, 패션스타일, 미드 등 지상파와는 차별화된 채널들이 인기를 얻었다.

2010년대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TV 탄생한다. 스마트폰의 기능과 비슷해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필요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PC, 휴대폰, 캠코더 등 주변 전자 기기와 자유롭게 연동할 수 있어 콘텐츠의 공유가 가능하다. 2011 상용화를 목적으로 삼성, LG, 애플, 소니 등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