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 투크랄앤타그라
이 천상의 풍경은 그러나, 단순히 상상의 산물이 아니다. 투크랄앤타그라가 살고 있는 인도사회의 한 단면이다. 그들이 옮긴 곳은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있는 펀자브로, 빠르게 경제 성장하고 있는 인도를 상징하는 지역이다.
산업·소비 지구가 들어서면서 하루하루가 다른 이곳에서는 경관만큼이나 사람들, 삶의 방식, 문화 역시 바쁘게 바뀐다. 부유함과 여유에 대한 열망이 소용돌이치며, 서구로의 이민도 잦다. 지역 전체가 더 높은 곳을 향해 붕 떠 있는 셈이다.
광고 회사 그래픽 디자이너 출신인 투크랄앤타그라는 이런 지형을 누구보다도 세속적으로, 민감하게 읽어낸다. 그들의 작품에는 서구 팝아트에서 발견되었던 대량소비문화의 기호들이 살아 있다. 때로는 포화 상태에 이른 듯 폭발하기도 한다. 역동적이고 경쾌하지만 한편으론 불안하고 허탈한 이미지들은 지금 격변의 현장을 사는 인도인들의 상태를 대변한다.
아라리오갤러리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투크랄앤타그의 전시에는 <중산층의 꿈>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이 유동하는 세계에 휩쓸리고 투사된 인도인들의 욕망이 계층적 성격을 가진다는 점을 꼬집는 것이다. 작품들은 세상의 허리쯤에 자신들의 좌표를 설정해 놓고 목이 꺾어지도록 하늘만 보고 있는 펀자브 지역 주민들의 내면이기도 하다.
갖가지 기성품과 윤색된 자연 이미지가 지구를 뒤덮은 작품에 이르면, 작가들이 펀자브를 단지 인도의 상징으로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중산층의 꿈> 전은 11월21일까지 열린다. 02-723-6191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