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ㆍ인식ㆍ바탕, 긍정적 마인드 갖고 웃음치료로 자신감 만족감 높여

올 10월은 참으로 쓸쓸하다. 시린 바람만큼이나 아린 상처가 남았다. 지난 8일 '행복전도사'로 이름을 날렸던 최윤희 씨가 남편과 함께 자살을 선택한 소식은 대한민국에 큰 충격이었다. '행복전도사'도 포기해 버린 행복. 웃을 수조차 없었던 끔찍한 고통이 그녀를 짓눌렀던 것이다.

웃으면서 행복을 노래했던 그녀이기에 그 아픔은 더하다. 하지만 이런 비극이 남의 이야기로만은 보이지 않는다. 정말 우리는 웃으면서 행복할 순 없는 걸까.

이대목동병원 신경정신과 김수인 교수는 웃음에는 생리적 효과와 심리적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생리적 효과로는 뇌하수체에서 엔도르핀이나 엔케팔린 같은 자연 진통제 생성, 에피네프린과 도파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감소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또 심박동수를 높여 혈액순환을 돕고 스트레스를 받을 시 증가하는 코르티솔 분비를 줄여주며 암환자의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다. 웃음의 심리적 변화는 웃음이 스트레스 수준을 줄여주고 사기를 높여주며,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킨다. 싫증을 없애주고, 창의력을 증가시켜 자신감이 고취된다는 것.

그러나 성취지향적이고 경쟁적인 사회에서 살다 보니 웃을 일보다는 인상 쓰고 스트레스 받을 일이 더 많아져, 늘 긴장된 상태로 지내기 쉽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인체 내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촉진시켜 우울감, 불안감 등이 발생하기 쉽다.

우울한 상태는 모든 일에 대한 흥미를 잃게 만들고,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렵도록 만든다. 김 교수는 "실제 우울증 환자들은 남들이 다 웃는 일에 웃음이 나지 않고, 웃음을 잃었다는 말을 자주 하곤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 웃음으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200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웃음치료'는 직장, 학교 등 단체가 함께 행복을 만드는 치료로까지 확대됐다.

한국웃음치료본부의 웃음치료사 이재우 본부장도 "웃음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형성해 자신감, 자존감을 높여줘 삶을 즐겁고 신나게 만들어 준다"며 웃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재우 본부장에 따르면 우리 민족은 원래 잘 웃는 민족이다. 서민들은 사물놀이를 하며 함께 모여 즐기고, 심지어 모내기를 하면서 밭을 갈면서 노래를 부르는 신바람 나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민족이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로 인해 웃음이 사라지고 동족상잔의 비극이 지금까지 이어오면서 오랜 시간 웃음이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다.

현대사회로 오면서 고도의 경제성장과 사회적인 빠른 변화는 살아가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선택을 하게 됐다. 그러면서 웃음은 더욱 시들해져 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음 편하게 웃기 위해서는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할까. 이 본부장은 "지금 처한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는 상황을 인정할 때 마음의 평안함으로 인해 웃는 마음이 형성된다는 설명이다.

암 선고를 받은 상황을, 돈이 없는 상황을, 과거에 대한 불만을 품은 상황을 인정하려 할 때 긍정의 마인드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컵 안에 담긴 절반이 물을 보고 '물이 반이나 남았네'와 '물이 반밖에 없네'라는 마인드는 현실에 처해있는 상황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우리의 마음이 달라진다.

김 교수도 "행복을 느끼는 데 있어 외부적 요인이 많이 작용할 것 같지만, 실제는 개인의 성격적 심리적 요인이 더 많이 작용한다"며 "동일한 상황에서 자신의 내적 안정감과 만족감에 따라 행복을 인지하는 게 달라진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감이나 흥미의 상실, 수면이나 식사의 변화, 자신감 저하 및 자살사고 등이 있을 경우에는 정신과적 약물 및 면담치료가 필요하다. 그 외에 가벼운 정도의 우울감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경우라면, 아래와 같은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①운동하는 습관을 가지자. : 걷기, 등산 등 유산소 운동 ②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자. ③우울증의 적, 알코올! ④명상과 요가로 우울증에서 벗어나자. ⑤복식호흡과 점진적 근육 이완법으로 스트레스를 줄이자.

도움말: 이대목동병원 신경정신과 김수인 교수, 한국웃음본부 웃음치료사 이재우 본부장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