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과 문화예술의 만남, 지역주민과의 소통 통해 바꿔

정준양 회장
'포스코'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철강'이다.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의 철을 기반으로 하는 포스코는 다른 기업과 달리 부드럽고 온화한 문화마케팅을 하기에 녹록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포스코는 바로 이 철의 이미지를 기반으로 성공적인 문화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이른바 철과 문화예술의 만남, 철을 통한 지역주민과의 소통이 그것이다.

포스코 서울 본관 로비 '아트리움'에는 하늘까지 닿을 듯한 강철 구조물에 주렁주렁 매달린 TV 브라운관들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이다. 철과 예술의 만남이 빚어낸 현대예술의 상징은 마치 포스코 문화마케팅의 한 단면을 나타내주는 듯하다.

그룹의 주력사업과 문화사업의 이질성은 포스코가 기업 문화마케팅의 선구자로서 자리매김하게 했다. 포항제철 시절부터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한 지역화합과 발전을 도모해온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 지역 시민들을 문화 행사에 끌어들임으로써 기업과 지역사회가 함께 숨쉬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1980년에 1호 제철소가 있는 포항에 효자아트홀을 설립하며 문화마케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포스코는 1992년 2호 제철소인 광양에 백운아트홀을 열며 지방도시의 문화적 소외감을 해소시켜주고 있다. 두 공연장은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 혜택이 적은 지방도시의 한계를 극복하며 고품격 음악회, 연극, 뮤지컬, 무용, 국악 등의 공연을 연간 40여 회 선보이며 지역문화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 포항과 광양의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학기 중에는 감수성 회복을 위한 미술치료 프로그램인 '예술마루'를, 방학 중에는 예술 체험 특별 활동인 '헬로 아트 캠프'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서구 등에서 지역아동센터, 보육원, 사회복지관, 다문화가정 센터 소속 문화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예술체험 '포스코 헬로 아트 클래스'를 6개월간 실시했다. 그룹 관계자는 "이런 기회를 통해 아이들이 문화예술에 흥미를 갖고 문화예술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작은 발판이 되었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현재 포스코 문화마케팅의 중심은 역시 포스코센터다. 포스코는 1999년부터 서울 사옥인 포스코센터에서 매월 한 차례씩 무료 음악회를 열어 시민들에게 다양하고 유익한 문화예술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포스코센터 음악회는 1999년 밀레니엄 제야음악회를 시작으로 이제까지 100여 회의 공연을 펼치며 매회 시민들의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안숙선, 윤희정, 금난새, 임태경, 김창완, 트윈 폴리오 등 국악과 클래식, 재즈, 뮤지컬,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선보였다.

포스코는 문화예술을 매개로 한 대학과 지역의 연결 작업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06년 전남대에서 시작해 서강대까지 총 9회 이어진 '포스코 캠퍼스 심포니 페스티벌'은 대학의 문화적 교류 확장과 함께 문화체험 기회 제공의 의미를 모두 충족시키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또 미술작품 지원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높인다는 방침에 따라 포스코는 청암재단의 역할을 기존 장학사업 위주에서 예술 후원사업으로 확대했다. 포스코가 자랑하는 포스코 미술관이 이런 미술인의 창작과 발굴을 후원하는 장이다.

지난 95년에 개관한 포스코 미술관은 서울 강남 지역내의 유일한 기업 미술관으로 다양한 기획 전시를 개최, 새로운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한다.

포스코미술관
2006년부터 열린 '포스코 스틸아트 공모전'은 철이나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조각작품을 대상으로 하며 다른 기업에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런 콘셉트는 포스코가 처음이었다. 문화마케팅을 단순히 공연이나 문화행사의 지원 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와 연결시켜 제고하는 방법은 포스코 만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는 우리의 전통문화 유산 보존을 위해 철재 문화재를 중심 으로 '1문화재 1지킴이 활동'을 적극 펼쳐 나가고 있으며 각종 문화 예술단체 지원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포스코 헬로아트캠프 음악시간
포스코센터음악회
작가 프랭크 스텔라의 '아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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