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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만화예술축제] 예술만화와 현대미술 교류의 장

'예술과 유머' 주제 국내외 400여 작품… 시작예술 새로운 전망 모색
  • '순간포착', 골판지
원 소스 멀티 유스의 유행이 시작될 무렵, 만화는 영화나 드라마, 뮤지컬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주는 하나의 콘텐츠에 불과했다. 그 만화가 최근 스스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현대미술과의 교류를 통해 자기 안의 예술적 성취를 알리는가 하면, 타 장르에 기대지 않고 그 자체로 작품성 혹은 예술성을 인정받는 영역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현대미술은 사회현상과 상호작용하며 다양한 양상의 작업들을 펼치고 있고, 이에 따라 비주류 예술이 미술식탁의 메인 메뉴로 등장하고 있다. 회화와 조각이 가졌던 지위는 문자나 사진의 콜라주에 넘겨졌고, 영화나 미디어 등의 영상 이미지까지 예술에 편입되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예술은 만화적 기법을 차용하고, 만화적 상상력이 창의성의 동의어가 되고 있다.

이처럼 만화와 미술의 낡은 이분법 대신 그 사이에서 시각예술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있다. 오는 21일부터 고양 아람누리 누리갤러리에서 첫 선을 보이는 '국제만화예술축제'도 그런 흐름의 동일선상에 자리하고 있다.

만화와 미술의 교집합, 아트 카툰

  • '환경', rousso
거의 매 컷이 작품 수준에 이른 극화, 독자들의 속을 후련하게 해주는 만평, 만화적 상상력으로 액자 안을 채운 팝아트 작품. 만화는 예술이 되고, 미술은 만화가 된다. 때로는 그 둘이 만나 만화도 미술도 아닌 독특한 시각예술이 되기도 한다.

얼마 전 한 대학강사가 G20 홍보포스터에 '쥐' 그림을 그려 체포된 사건은 이 틈새적 예술의 역사를 되돌아보게 한다.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반동적' 낙서 행위는 이미 현대예술사에서는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다.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뱅크시는 낙서와 만화로 예술에 테러를 가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시대의 관행에 도전했던 이들의 만화와 만화적 상상력은 예술에도 새로운 영감을 불어넣었다. 마찬가지로 네티즌들이 대학강사의 그림에 찬사를 보낸 것도 이를 풍자적 예술 행위로 봤기 때문이다.

첫 번째 행사를 기다리고 있는 국제만화예술축제(International Cartoon & Art Festival, ICAFE) 역시 사회적 발언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장르들을 만화와 예술의 이름에 담아냈다. '예술과 유머'를 주제로 치러지는 이번 행사에서는 아트카툰(예술만화), 일러스트, 캐리커처, 그래픽노블, 블랙 유머, 현대미술 등 장르를 불문하고 만화적 작업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400여 점을 한 자리에 모았다.

현대미술에서의 만화적 기법의 차용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특히 동시대의 조류를 풍자하고 패러디한 미술작품들은 포스트모더니즘과 결합해 전통적인 예술의 개념마저 뒤흔들고 있다.

  • 'Robot Taekwon V', 찰스 장, 91×73cm
아직 '예술만화'라는 개념이 낯선 관람객들이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누구의 어떤 작품이 예술만화일까'일 것이다. 이 의문에 축제는 '시사만화'라는 답을 내놨다.

이번 국내 전시에는 전국시사만화협회 소속 작가들을 중심으로 한 만화작가들과 찰스 장, 이하, 함영미 등 현대미술작가들이 참여한다. '박재동과 이희재 이인전'도 특별전으로 마련됐다. 그동안 리얼리즘 만화나 시사 만평으로 사회적 발언에도 충실해온 두 화백은 이번 전시를 통해 아트 카툰의 대가로서 재조명받게 됐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아르떼피아의 김지은 팀장은 "아트 카툰의 한 특징이 바로 해학과 풍자다. 이번 축제에서 전시되는 만화와 현대미술이 교집합에도 바로 이런 특성이 있다. 그리고 이 점이 다른 만화축제와 차별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아트마켓 도입으로 만화예술작가 키운다

'대중문화(만화)와 순수예술(현대미술)의 소통'을 지향한다는 축제의 모토는 단순히 만화와 현대미술의 기계적인 조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맥락이 전혀 다른 작품들을 억지로 크로스 컬처하기보다는 미술의 새로운 경향이나 다양한 회화적 결과물을 모아놓았다. 그래서 이번 제1회 국제만화예술축제는 사전 행사로서의 성격이 짙다. 예술만화와 현대미술의 교류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시각예술의 새로운 전망을 찾아보려는 시도다.

  • '잡초 같은 잡생각', 국미란
이번에 초청된 해외작품들의 면면에서는 주최 측의 의도가 오롯이 담겨 있다. 유럽 최고의 예술만화축제인 프랑스의 '생 쥐스트 르 마르텔 국제유머축제' 출품작과 동유럽 최고의 공모전인 폴란드 '사트리콘 국제만화축제'의 수상작들은 애당초 장르의 구별짓기가 의미 없는 작품이다.

프랑스의 그래픽 노블 시리즈 '브로즈(Broz)'의 작가인 애드리안 스미스의 원화도 눈여겨볼 작품이다. 대영박물관에서 초청전을 열었던 블랙 유머의 대가인 다케다 히데오의 작품은 성인전용관으로 운영된다.

처음 시작하는 행사가 그렇듯 국제만화예술축제의 운명도 차후 행사를 어떻게 키우고 발전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주최 측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해외 진출을 통한 아트 카툰 장르의 확장이다. 아르떼피아의 김지은 팀장은 "이 행사는 그 자체로 만화예술의 담론의 장이 된다. 이를 통해 작가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함께 창출될 수도 있고, 순수작가 육성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며 청사진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역시 구체적인 프로그램 마련과 현실적인 실행 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 주최 측은 이와 관련해 국제만화축제나 단체 등과 연계해 긴밀한 네트워크를 다지고, 특히 대학생 국제 공모전과 아트마켓을 도입하는 등 장기적인 신인작가 발굴 육성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있다.

  • '고양이, 파산, 증권시장', RONARD SEARLE, 62×61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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