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김성윤 개인전 갤러리현대 16번지 | 27일까지
작가 눈엔 기계체조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그러나 시장통 같은 프로그램 분위기 속에서 널뛰기는 아무리 완벽하고 진지해도 숭고한 대상이 될 수 없었다.
작가는 문득 궁금해졌다. "그들의 놀라운 '묘기'와 김연아 선수의 감동적인 '연기'를 구분하는 건 뭘까?" 김연아 선수의 동작은 올림픽을 목표로 한 공식적인 스포츠 제도 내에서 훈련되고 보여졌기 때문일까?
하지만 신기할망정 숭고해 보이지 않는 기상천외한 종목들, 살아 있는 비둘기 쏘기, 달리는 사슴 모형 쏘기, 장애물 수영, 줄다리기, 한 손으로 역기 들기 등도 올림픽에서 행해진 적이 있다. 인간 승리와 국가간 경쟁의 제전으로 올림픽을 소비하는 지금의 사회적 관습에 비추어 보면 어리둥절한 일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동작은 어디까지가 장기이고 어디부터 스포츠일까? 특정한 종류의 동작에 장엄한 의미를 부여하는 사회적 약속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래서 김성윤 작가의
역시 직접 만든 소품과 세트 속에 '선수'들을 세우고 사진 찍었다. 그 사진을 다시 그림으로 그렸다. 100년 전 상황을 "사진의 재현과 회화의 재현이라는 이중의 재현을 통해 드러내는" 이 작업은 "지금 이 시대에 회화적 재현이 어떤 의미를 갖는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묻고 답하는 과정"(전유신 아르코미술관 큐레이터)이기도 하다.
김성윤 작가의 작품을 통해 스포츠와 올림픽을 둘러싼 질문은 역사와 예술을 향한 질문으로까지 나아간다. 전시는 3월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에 위치한 갤러리현대 16번지에서 열린다. 02-722-3503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