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공에 공중파ㆍ케이블서 전장르 걸쳐 우후죽순

2010년 한국 방송 역사상 유례 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일반인들의 가수 되기 프로젝트인 오디션 프로그램 tvN의 <슈퍼스타 K> 시즌 2가 20%에 가까운 최고 시청률을 올린 것이다. 케이블 채널에서 말이다.

케이블 채널에선 시청률 2%만 넘어도 소위 '대박'이라고 한다. 그런데 시청률 두 자릿수도 모자라 순간 최고 시청률이 21%를 넘겨 '초대박' 수치가 나왔으니 방송계가 발칵 뒤집혔다. 케이블 채널은 말할 것도 없고 지상파 3사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올리기 힘든 시청률을 보인 것이다. 평균 시청률이 18%대였으니 방송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업적'이었다.

<슈퍼스타 K>는 그 인기에 힘입어 광고에서도 엄청난 수익을 얻었다. 엠넷미디어의 주가도 껑충 뛰어올랐을 정도였다. <슈퍼스타 K> 시즌 2는 방송 전 광고를 선판매하는 바람에 높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그 만큼의 광고 수익을 보지 못했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해 총 광고 수익만 자그마치 40억 원 선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는 그의 4~5배 이상의 광고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방송계에선 200억 원대 이상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MBC '위대한 탄생'
<슈퍼스타 K> 시즌 2는 환풍기 수리공 허각을 1등으로 만들어 꿈을 실현시켜주었고, 많은 화제를 남기며 막을 내렸다. 드라마틱한 그의 사연은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끌어들이기에 충분했다. 우리는 아직도 <슈퍼스타 K>의 TOP 11 소식을 언론을 통해 듣고 있다. 아니 앞으로도 계속 들을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케이블은 물론 지상파 방송들의 질투 어린 시선과 모방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부랴부랴 만들어진 게 MBC의 <위대한 탄생>이다. 지난 연말 MBC는 <슈퍼스타 K>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위대한 탄생>을 내보냈다.

결국 한 자릿수로 시작한 이 프로그램은 현재(2월25일 방송) 시청률 17.8%(AGB닐슨미디어리서치)를 보이며 인기 상승 중이다. 조만간 20%대를 넘기는 일은 시간문제인 것 같다.

이뿐이 아니다. 2011년 올해만 <슈퍼스타 K>와 같은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적어도 10개 가량 생겨난다. 케이블은 물론 지상파 3사 방송이 앞 다투어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고 곧 방영할 예정이다. 오디션의 대상은 가수는 물론이고 탤런트, 아나운서, 오페라가수, 피겨선수 등등 그 영역은 확장일로이다. 말 그대로 '오디션 춘추전국시대'가 열린 셈이다.

어느 방송사 PD의 말처럼 이제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오디션하는 장면을 꼭 넣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인지도 모른다. 시청률과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평범한 일반인들의 '성공스토리'는 이젠 흔하디 흔한 이야깃거리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흔해빠진 이야기들은 더 이상 감동과 꿈이 될 수 없다. 무려 10여 개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똑같은 패턴으로 제작돼 천편일률적인 이야기들을 낳을 것이다.

일반인들의 눈물은 희석되어 리모콘을 돌릴지도 모른다. 출연자들의 희한하고 기가 막힌 사연들은 욕하면서 본다는 '막장 드라마'를 떠올리게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방송가는 오디션 프로그램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오디션 서바이벌 프로그램, 더 이상 감동을 줄 수 있을까.


Mnet '슈퍼스타 K'시즌2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