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 금혜원 개인전 '도심 Urban Depth' 일민 미술관 5월 8일까지
빗물은 스며들지 못하고 패인 곳에 고였다. 물이 초록색이다. 금혜원 작가는 여기에 '초록 연목 the green pond'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럴듯하다. 초록색은 가장 '자연스러운' 색으로 인식되어 있다.
하지만 그건 사실 물이 썩었다는 지표다. 금혜원 작가의 아이러니한 작명은 잔혹 동화 같은 현실에 닿아 있다. 연꽃 대신 공사 부산물이 둥둥 뜬 '연못'이 혀를 날름 내미는 것 같다. 요건 몰랐지, 용용.
동양화를 전공한 금혜원 작가는 변화하는 현재를 기록하기 위해 사진으로 눈을 돌렸다. 그는 도시의 심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관심이 있다. 주로 감쪽같이 은폐되거나 포장된 풍경의 꼬리를 찾아 추적해 본다.
쓰레기 매립지였던 난지도의 변화상을 담은 'Green Curtain' 연작, 재개발 현장을 담은 'Blue Territory' 연작, 지하 쓰레기 처리 시설을 담은 'Urban Depth' 연작이 대표작이다.
금혜원 개인전 '도심都深 Urban Depth'는 5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에 위치한 일민미술관에서 열린다. 02-2020-2055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