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 '착한 광고 으뜸 광고'전 | 경기도미술관 | 8월 28일까지

멸종위기 야생동물 기금
죽은 후 오래 방치된 듯 깃털 하나 하나, 뼛조각 하나 하나로 흩어져 있는 새의 사체가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가운데에 빨간색, 파란색, 분홍색 등등의 플라스틱 조각들이 있다. 저게 왜 저 자리에 있을까. 새가 액세서리를 했을리도 없는데.

사진 아랫 부분 한 줄 문장이 해답이다. "만약 당신이 줍지 않으면 그들이 먹는다 If you don't pick it up they will" 사람들이 버린 플라스틱을 새가 삼킨 것이다. 뱃속에 들어간 플라스틱은 새가 죽어 분해되는 동안 저렇게 끈질기게 남아 있다. 알게 되는 순간, 오싹해진다.

이 사진은 멸종 위기 야생 동물을 위한 기금 모금 단체의 광고다. 눈을 사로잡아 성찰로 이끄는 촌철살인의 미학이 돋보인다.

생각하고 되돌아 보고 깨닫도록 유혹하는 광고들이 경기도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다. <착한 광고 으뜸 광고> 전이다. 광고계의 오스카상, 원쇼 국제광고디자인상의 2010~2011년 수상작 100여 점을 모았다.

태국 건강증진재단의 광고는 반쯤 감긴 눈을 클로즈업했다. 눈꺼풀에는 자동차가, 눈 밑에는 자전거를 탄 소년이 있다. 아차, 저 사람이 눈을 감아버리는 순간 소년은 차에 치일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쓰여 있다. "졸음은 당신보다 강하다 Sleepiness is stronger than you"

빌보드매거진
점묘화 속의 남자는 록그룹 U2의 보컬리스트 보노다. 그의 얼굴을 이루고 있는 점들은 색마다 임자가 있다. 파란 점은 밥 딜런, 빨간 점은 데이비드 보위, 노란 점은 루 리드다. 이들 뮤지션이 보노에게 영향을 미쳤다는 뜻이다. 그런데 검은 점은 의외의 인물이다. 바로 마더 테레사. 보노가 평소 앞장서서 선행을 한다는 것을 재치 있게 표현한 빌보드 매거진의 광고다.

이밖에도 오른손과 왼발로 머리 뒤에서 깍지를 낀 여성의 기예를 시치미 뚝 떼고 보여주는 요가센터 광고, 초유 성분이 포함된 성장보충제를 먹은 아이가 사나운 개를 만나자 스스로를 들어올려 피하는 광고 등은 아이디어와 유머 감각이 빛난다.

자본주의의 꽃이자 대표적인 대중 예술 장르로 자리 잡은 광고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전시 <착한 광고 으뜸 광고>는 8월28일까지 열린다. 031-481-7000.


선라이프 어린이 성장보충제
태국건강증진재단
플래닛 요가 센터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