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갤러리] 'What had Happened'전 두산갤러리서울 | 8월 18일까지

전채강, '오늘날의 사건사고-달성보2', 2009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간밤 전세계에서 벌어진 일들이 기다렸다는 듯 밀려온다. TV와 신문, 인터넷과 스마트폰은 피해자의 이름과 장소만 바뀐 채 반복되는 사건사고, 해결될 기미가 없는 분쟁, 손 쓸 수 없이 심각해진 환경 재앙들을 쏟아낸다.

알 권리 충족과 선정적 호객 사이를 애매하게 오가는 미디어 산업은 비극과 스펙터클을 내세워 선언한다.

당신이 어디에 있든, 그곳이 곧 참사의 한가운데다! 전지구화된 환경은 지구 반대편의 일에 근심하게 만든다. 일상은 일촉즉발의 현장이다. 우리가 밥을 먹고 이를 닦는 동안에도, 어디에선가 폭탄이 터지고 자동차가 충돌한다. 평소처럼.

이런 시대다. 네트워크 속에서 시공간이 혼재된 우리의 현실인식은 다층적이고, 뒤죽박죽이다. 데자뷰와 아이러니로 가득하다.

사회적 사건을 모티프로 한 젊은 작가의 작품이 이토록 초현실적인 것은 당연하다. 두산갤러리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What had Happened'전의 작품들은 언뜻 풍자적이지만, 곰곰이 들여다 보면 섬뜩할 만큼 현실적이다.

김재범, 'Rise of Evil', 2010
전채강 작가의 '오늘날의 사건사고'에는 충격적인 일들이 곳곳에 잠복해 있다. 무심한 분위기는 웬만한 사건사고에 내성이 생긴 현대인의 무감각을 의미하는 것 같다.

김재범 작가의 'Let's Wait and See'는 CCTV의 이미지를 차용해 음산한 장면을 연출해 냈다. 사회적 불안은 감시하는 시선의 폭력을 낳았고, 우리는 지켜보는 동시에 구속당한다.

상황극 같은 장면 속에 어느새 관객 자신을 이입하게 되는 전시 'What had Happend'는 8월18일까지 열린다. 02-708-5015.


전채강, '오늘날 의사건사고-차사고', 2008
김재범, 'Let's Wait and See', 2011
김아영, '자살소동 20대 경찰과 함께 투신 2008.6.5', 2009
김아영, '빚나간 부정 父情 2008.5.26', 2009
진기종, '4GOT(1)', 2011
진기종, '4GOT(2)', 2011

박우진 기자 panorama@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