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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미혼남녀, 결혼 꼭 해야 해?

경제적 문제와 남녀 가치관 변화로 점점 선택이 돼가는 현실
결혼 감소, 저출산, 초고령화 진행으로 대한민국 존립 위협
최근 각각 KBS와 MBC에서 방영된 두 편의 다큐멘터리는 적지 않은 논란이 되었다. <인간극장>에 등장했던 일명 '감자 총각'의 결혼을 위한 눈물겨운 노력과 30대 미혼 여성들의 속내를 담았다는 페이크 다큐멘터리 <노처녀가>에서 그들이 그려진 모습 때문이다.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무엇보다 이 두 편의 프로그램이 불편하게 느껴졌던 건, 미혼의 30대 중후반의 남녀를 비정상적으로 조명한 제작진의 의도에 기인했다. 이런 의도 속에는 나이가 차면 반드시 결혼해야만 하고 그렇지 못한 이들은 마치 인생의 실패자처럼 여겨온 문화에서 비롯된 바 크다.

인간으로서 마땅히 거쳐야 한다고 여겨진 '관혼상제'는 유교문화가 뿌리 깊은 우리나라에서는 의례 이상의 것이었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아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은 옳고 그름을 떠나 우리 안에 내재된 프로그램처럼 익숙하다.

인터넷 서점에서 '결혼'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보면 1000건이 넘는 결과가 나온다. 이 중에는 결혼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사랑의 완성으로서 결혼에 이르는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 적지 않다.

시험공부를 하듯 결혼도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이들 책은 주장한다. 높은 이혼율을 의식한 듯, 만족스럽지 않은 부부 관계를 회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다수 눈에 띄었다. 결혼을 통해 가족을 이루는 삶이 이상적이라는 찬사는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오히려 늘어나는 듯하다.

  • MBC <노처녀가>의 한 장면
그러나 시선을 돌려 현실을 바라보면 양상은 달라진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0년 기준, 결혼 적령기로 불리는 '25세에서 34세'의 여성 356만 명 중 173만 명이 미혼상태라고 한다.

젊은 남녀가 밀집된 서울시의 최근 발표에 의하면 30대 미혼인구는 10년 새 32만 명(2000년)에서 65만 명(2010년)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다. 서울시에 사는 30세에서 34세의 전체인구 85만 명 중 미혼인구가 결혼했거나 한 적이 있는 42만 명보다 만여 명가량 많았다. 나날이 늘어가는 국제결혼 인구 증가에 어울리지 않는 역설이다.

미혼남녀 증가 원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크게 경제적인 면과 남녀의 가치관 변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남성들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할 필요가 줄었다는 점, 결혼을 통해 여성들이 감수해야 할 출산과 양육, 가사 업무 등에 대한 부담이 여전히 크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남자들 역시 취업난과 불황으로 여자들이 기대하는 경제적 요건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 또한 우리가 직면한 현실이다. 이같이 팍팍한 경제적 현실과 남녀 가치관의 변화로 결혼은 점점 더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어가고 있다.

결혼하지 않는 미혼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사회적으로 심각한 이슈로 인식된다. 결혼인구의 감소와 저출산 문제는 급격하게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존립을 위협하는 요소로 여겨진다. 곧 결혼과 출산은 개인적인 일인 동시에 국가적 문제인 것이다.

  • KBS <인간극장> '감자총각' 장면
이를 위해 국가 차원에서 결혼과 출산 장려에 대한 지원책이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신통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그 장려책이 현실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미혼남녀와 결혼한 커플의 공감과 호응을 얻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에는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반 사이의 미혼 여성을 일컫는 '아라포'가 있고, 중국에는 '남은 여자'라는 뜻의 '성뉘(剩女)'가 있다.

유럽에서도 결혼하는 인구가 점차 줄어들면서 동거하는 인구까지 '결혼한 상태'로 간주하고 여러 가지 동일한 법적 혜택을 부여했지만, 동거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관계로 여겨지는 결혼까지 이끌어 가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론 우여곡절 끝에 골인한 결혼이 행복한 가정생활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얼마 전 SBS의 <짝>에는 이혼을 경험한 '돌아온 싱글'들이 출연했다. 이혼에 얽힌 사연도, 결혼 지속 기간도 각기 달랐지만 결혼의 실패로 큰 상처를 받은 것만은 공통적이었다. 이런 아픔을 겪은 이들이 작년 서울에만 33만 명이 넘는다. 2000년 17만 명에 비해 거의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과거 '4인 가족'이 부모와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의 상징처럼 여겨졌다면, 이제 그 같은 가족 구성은 더 이상 일반적이지 않다. 2010 인구 주택 총조사 잠정 집계에 따르면, 1인 가구가 2000년 220여만 가구에서 2010년에는 400여만 가구로 크게 늘었다.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는 전체 가구에서 20% 정도였지만 핵가족에서 세분화된 1인 가구는 23%를 넘어섰다.

가구당 평균 가구원수도 2000년 3.12명에서 2010년 2.67명으로 계속해서 줄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혼의 증가로 인한 한부모 가정과 싱글 맘, 비혼자, 비혼부/비혼모(자발적으로 결혼은 하지 않고 홀로 아이만 키우는 이들), 동거 등으로 가정의 형태는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이들을 또 하나의 가족형태인 대안 가족으로서 인정하는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미 중지가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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