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드라마서 예능 프로까지 점령
마치 마법이라도 걸린 듯 말이다. 그런데 올해 추석에는 조금 다른 게 보인다. '추석특집'이라는 이름으로 전파를 타는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자.
추석까지 꿰찬 한류
드라마, 대중가요, 뮤지컬 등으로 이어지고 있는 한류. 그 한류가 추석특집의 메인이 됐다. 특집극과 예능 프로그램까지 점령해버린 셈이다. 이번 추석특집에선 한류의 이름을 빌려 가족의 의미와 함께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에피소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KBS 추석특집극 <노리코, 서울에 가다>(9월 10일 방영)는 아예 한류스타에 빠진 40대 일본여성 노리코가 주인공이다. 일본배우 다카시마 레이코가 출연해 한류에 빠진 일본 아줌마를 연기한다.
지난 2005년 SBS 추석특집극 <하노이 신부>가 방영되긴 했지만 한류를 언급한 것도, 베트남 여배우가 출연한 것도 아니었다. 단지 베트남 여성과 한국 남자의 사랑이야기였다.
6년 뒤 추석극에 일본 배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한 건 파격적인 경우라 할 만하다. 예전 추석극의 특징이라면 부모와 자녀들 간의 갈등과 화해, 사랑 등이 주 소재였다.
SBS <당신의 천국>, <아버지, 당신의 자리> 등은 부모님에 대한 애잔한 감동을 이끌었다. 이제 한류라는 새로운 소재가 우리의 정서를 넘어 아시아의 가족 감성까지 껴안은 소재로 발전했다.
예능 프로그램은 더욱 한류라는 소재에 적극적이다. KBS 추석특집 <코미디 한일전>(9월 12일 방영), SBS <한류 올림픽>(9월 13일 방영) 등은 연예계 한류스타들이 대거 등장하거나 그들을 모방하는 사람들이 출연한다. <코미디 한일전>은 한국과 일본 유명 개그맨들이 개그 경합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한국의 추석이 양국 개그맨들의 활발한 교류와 개그발전을 위한 자리가 된 셈이다.
KBS의 한 관계자는 "추석특집도 시대에 따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라며 "추석특집이라는 특성상 소재에 있어서 부담이 없어야 한다. 한류라는 소재로 한국을 넘어 전 세계인의 가족 간 유대감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소외계층을 따뜻하게
이제 다문화 가정은 우리 사회에서 떼어 놓을 수 없는 문화다. 때문에 한민족, 한문화라는 말은 진부한 단어가 되었다. 다문화 가족을 위한 방송이 우후죽순 제작되는 이유다. 올해 추석에도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 KBS <전국노래자랑>이 변신한 추석특집 <다문화 가족 노래자랑>(9월 11일 방영)이 그것이다.
제작진은 "추석을 맞아 전국 예선을 통해 선발된 국내 거주 외국인(노동자, 결혼이민자, 중국동포, 유학생 등)들이 노래와 춤, 각국의 추석 풍습 등을 자랑하는 축제"라며 다문화 가족과 함께하는 데 의미를 뒀다.
대학생활은 안내견 태양과 하면서 서울의 한 중학교의 영어선생님으로 재직 중이다. 강한 척 의연하게 살아가지만 여전히 세상에 대한 두려움과 콤플렉스가 가득한 인물. 안내견 태양과의 우정이 가슴 뭉클하게 다가오는 특집극이다.
<위대한 선물> 제작진은 "사람은 누구나 다 장애인이 될 수 있다"며 "극중 주인공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정관념과 편견, 틀을 깨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진짜 장애를 극복하는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고 전했다.
강은영 기자 kiss@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