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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억대 뒷거래… 정부 고위직도 개입"

●상이군경회 류지철 회장 등 간부 비리 의혹 검찰 고소
용호만 매립지 사들인 후 특정업체에 헐값 매각
이사회 결의도 안거쳐
"이권 사업 여러 세력 개입" 회원들 대대적 개혁 촉구
부산지방검찰청 특수부가 지난달 27일 여의도 소재 대한상이군경회(이하 상이군경회) 본부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부산시 남구 용호동 958번지 대지 1만860.2㎡(3,285평) 매각과 관련된 증비 서류 일체를 모두 쓸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상이군경회가 부산시로부터 용호만 매립지 내 시유지인 이 땅을 수의계약으로 사들인 후 다시 207억원에 수의계약으로 되판 부분을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 수사는 상이군경회 내부 인사들의 고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용호만 매립지 내 시유지 매각과 관련, 류 회장 등 상이군경회 고위 간부 3명을 검찰에 고소했다.

[주간한국]이 입수한 고소장 등에 따르면 이 시유지 매각 과정에서 부산시와 상이군경회 사이에 체결된 수의계약은 사실상 시와 민간업체 간 매매로 확인됐다. 고소장에 드러난 비리 내용은 용호만 매립지 매각 외에 △상이군경회 복지사업 △울산지부 제지사업 △김포사업소 폐변압기 사업 △대구사업소 폐변압기 불하사업 △에너지절약사업 연대보증 등 모두 6개다.

비리와 합법의 경계

부산시는 지난해 9월 남구 용호동 958 일대 매립지 내 1만860㎡의 준주거지역 부지를 수의계약을 통해 감정평가액 207억 1,000여만 원에 상이군경회에 매각했다. 부산시는 보훈단체 우대 규정에 따라 입찰 대신 수의계약으로 처리했으며 매매 제한 등 별도의 조건은 없었다고 밝혔다.

문제는 상이군경회가 지난해 12월 해당부지를 208억 원을 받고 A사에 되판 것. A사는 해당 부지에서 주차장 영업 등을 해오던 업체로 이 회사 대표 B씨는 상이군경회 대의원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상이군경회는 이 부지를 250억 원에 매입하겠다는 매수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같은 가격으로 A사에 이 부지를 매각했다. 이에 상이군경회 내부에서는 상이군경회 고위 인사들과 A사간에 검은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고소장을 살펴보면 상이군경회의 재산관리 및 재무규정 일부가 담겨 있다. 해당 규정 제26조 제1항에 의하면 '법인체의 등기등록된 재산은 이사회의 결의없이는 처분하지 못한다'라고 규정돼 있고, 같은 규정 제26조 제4항에는 '재(자)산 처분을 집행할 때에는 감사와 합의하여 내정가격을 정하고 이를 일반경쟁입찰에 부쳐 처리하여야 한다'라고 되어 있다. 하지만 류 회장 등은 이사회 결의도 없이 일반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개발 잠재력이 큰 용호만 부지를 매입 당시 소요된 부대비용 8,710만300원의 차익만 남기고 상이군경회와 전혀 상관없는 A사에 매각한 것이다. 매수한지 불과 3개월만에 거의 같은 가격으로 민간업체에 되판 것은 의혹을 살만하다.

고소인 측은 "류 회장 등 피고소인들이 이 부동산을 특정인인 A사에 매각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기왕에 매각할 것이라면 많은 차익을 남기고 매각해야 한다고 류 회장에 말했으나 소용없었다"다고 주장했다.

특혜비리 커넥션 어디까지

고소인 측은 또 "부동산을 당초 상이군경회가 부산시로부터 매입한 207억원 보다 42억 원이 많은 약 250억 원에 매수하겠다는 사업자가 있어 매매를 중개하겠다고 제의했다"면서 "그러나 피고소인들은 이러한 제의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대로라면 류 회장 등은 이 부동산이 자산가치가 없는 것처럼 속인 뒤 특정인에게 헐값 매도함으로써 상이군경회에 최소 약 100억 원 상당의 손실을 초래토록 했다.

더욱 석연치 않은 점은 상이군경회가 시에 납부한 모든 부지 매입비는 A사가 대신 내 줬다는 것이다. 상이군경회가 명의만 빌려주고, 매입의 실질적인 당사자는 A사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특혜매각의 문제가 발생하자 류 회장등이 비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해 A사로부터 5억 원의 기부금을 받았다"고 고소장에 적혀 있다.

실제로 상이군경회 내부에서는 상이군경회의 여러 이권사업에 많은 세력들이 개입돼 있다는 말이 떠돌고 있다.

상이군경회의 한 고위 관계자는 "상이군경회를 이용하려는 검은 세력들이 있다. 언젠가 그들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용호동 공유재산의 부당한 매각 처리과정에도 특정 세력이 개입된 정황이 있는 것으로 안다. 상이군경회의 전 임원과 동문인 국가정보원의 모 간부가 개입돼 압력을 행사해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류 회장 측은 이번 검찰 압수수색과 고소 건에 대해 비교적 침착한 분위기다.

류 회장 측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상이군경회의 명예를 더럽히는 일은 결코 하지 않았다"며 "어떤 잘못도 없고 모든 것은 검찰조사를 통해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소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이미 전부터 듣고 문제가 있는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봤지만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이군경회를 어지럽히는 이들을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류 회장 측은 덧붙였다.

상이군경회는 이번 검찰 압수수색으로 적잖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내부적으로 부패척결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이군경회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고소사건에 대해 "상이군경회는 현재 심각한 부패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여러 비리 의혹으로 경찰에 이어 검찰조사까지 받게 돼 상이군경회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 비리척결을 위한 대대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고 내부 각성을 촉구했다.

상이군경회 개혁을 요구하는 참여연대 관계자는 "상이군경회를 둘러싸고 불거져 나오는 여러 의혹들이 해소될 수 있도록 이번 기회에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며 "상이군경회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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