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야산 불법 도박장이 경찰에 적발됐다.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8일 야산에 도박장을 만들고 수백억 원대 도박판을 벌인 혐의(도박개장 등)로 최모(53·여)씨 등 7명을 구속하는 등 모두 55명을 무더기로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0년 2월부터 최근까지 충청ㆍ전북 지역 야산 12곳에 일명 ‘하우스’를 만든 뒤 한 번에 최고 5,000만 원의 판돈을 걸고 속칭 ‘아도사끼 고스톱’도박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렇게 오간 판돈만 수백억 원대에 이른다.

구속된 최씨 등 15명은 심야 시간대 인적이 드문 산속에 비닐하우스 형태로 하우스를 만들고 매일 전국 각지에서 ‘선수’라 불리는 도박꾼 100여명을 승합차로 실어 나르며 도박판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조직적으로 하우스 관리

이들은 총책인 ‘설계사’, 도박장을 관리하는 ‘창고장’, 무전기를 들고 망을 보는 ‘문방’, 판돈을 배분하는 ‘상치기’, 도박 자금을 꿔 주는 ‘꽁지’등으로 역할을 나눈 뒤 도박 경험이 많지 않은 주부들을 끌어들여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밝혀졌다.

도박에 빠진 주부 대부분은 수백만 원에서 수억 원대의 도박 빚을 지고 있으면서도 도박 중독을 끊지 못했다. 경찰에 따르면 하우스 도박에 중독된 A(68·여)씨는 도박을 하다 30억 원의 빚을 지게 되자 지난해 9월께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또 이번에 적발된 피해자 중 50대 사업가는 20일 만에 40억 원의 빚을 진 뒤 부인과 이혼을 했고, 또 다른 40대 주부는 도박하다 거액의 빚을 지고 독촉을 피해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지방경찰청 양철민 광역수사대장은 “이번에 적발된 주부 대부분이 가출해 봤거나 이혼을 하는 등 가정생활도 순탄치 못했다”고 전했다.

구속된 최씨등은 단속을 피하고 신고를 막기 위해 통화가 되지 않는 산 속에 도박장을 개설했으며, 참가자들에게 이른바 ‘꽁지 돈’으로 불리는 도박자금을 빌려준 뒤 20% 이상의 고리를 떼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돈을 빌려준 ‘꽁지’들이 조폭을 앞세워 집에까지 찾아와 협박했지만 도박을 했다는 사실 때문에 신고도 못하고 괴로워했다는 도박 참가자들의 진정서가 접수됐다”며 “도박을 주도한 이들은 ‘선수’들에게 판돈의 10%를 수수료로 받아 챙겼다”고 말했다.

빚 독촉 피하려 몸까지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빚을 진 주부를 협박하며 성관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도박에 빠진 주부들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된 지는 오래다. 주부들 가운데는 거액의 빚을 견디지 못해 성매매를 하거나 사기, 절도 등 범죄의 늪에 빠지는 이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주부도박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막기는 쉽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아니, 주부들을 끌어들이는 주부도박단 단속마저도 생각보다 어렵다고 경찰은 고백한다. 이들은 주부들을 교묘하게 도박판으로 끌어들인 뒤 식당, 아파트, 외딴별장, 농장, 심지어 자동차 안에서까지 거액을 걸고 판을 벌이기 때문이다.

주부도박단들은 속칭 ‘도리짓고 땡’이라는 고스톱을 하면서 사기행각을 벌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또 주부도박꾼들 중에는 천문학적인 액수의 빚을 갚기 위해 첨단장비를 동원해 사기도박을 하거나 폭력배들을 불러 청부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많다.

양철민 수사대장은 “도박은 보통 처음에 재미로 시작하게 된다”며 “하지만 일단 한번 판돈을 잃거나 따게 되면 대부분 중독의 길로 간다. 도박은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윤지환 기자

박스

제목: 韓여성, 中 수천억대 도박사이트 운영

중국에서 판돈 규모 10억 위안(한화 약 1,800억 원)대에 이르는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한국인 여성이 중국 공안에 적발됐다.

중국 인터넷 언론 수모망(水母網)에 따르면 산둥(山東)성 옌타이(煙台) 공안국이 최근 도박 사이트 ‘2080’ 운영자인 한국 여성 변모씨를 비롯해 이 사이트를 이용해 불법 도박장을 개설 운영한 혐의 등으로 모두 22명을 체포했다.

변씨는 한국에서 도박 사이트를 운영하다 단속이 심해지자 중국으로 옮겨 옌타이와 선양(瀋陽), 다롄(大連), 웨이하이(威海) 등에 불법 도박장을 차린 뒤, 조선족 등을 고용해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이나 조선족을 상대로 운영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옌타이 공안국은 한국에서 건너온 이 도박 사이트 운영자 검거를 위해 10개월간 추적해 왔으며 이 사이트를 통해 거래된 도박 자금이 10억 위안(1천800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검거된 사람 가운데 한국 국적자가 더 있는 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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