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널드 파머 UPI=연합뉴스
골프공 지름은 4.3㎝인데 홀컵 지름은 10.8㎝. 이 작은 구멍에 골프공을 단 한 번에 넣기란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 그래서 홀인원은 골퍼의 꿈으로 불리지만 올해 세계 곳곳에서 홀인원 이야기가 쏟아졌다.

미국 골프 잡지 골프다이제스트는 보기 플레이어가 홀인원할 확률을 1만 2,000분의 1, 싱글 핸디캐퍼는 5,000분의 1, 프로 골퍼는 3,000분의 1이라고 밝혔다. 대한골프협회 91년 정기간행물에는 홀인원 확률이 4만 5,952분의 1(보기 플레이어)과 3,708분의 1(프로 골퍼)이라고 적혀 있다.

연령의 한계는 없었다

골프왕으로 불렸던 아놀드 파머(82ㆍ미국)는 8일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베이힐 골프장에서 생애 20번째 홀인원을 기록했다. 왼쪽에서 바람이 불었던 파3 7번 홀(163야드)에서 5번 아이언으로 친 공은 홀 3m 옆에 떨어지더니 구멍 안으로 굴렀다. 최고령 홀인원 기록은 102세다. 엘시 맥린 할머니는 2007년 홀인원한 뒤 "나이가 많지만 나는 여전히 골프를 꽤 잘친다"고 말했다.

톰 왓슨(62ㆍ미국)은 7월 브리티시 오픈 2라운드 6번 홀(178야드)에서 4번 아이언샷으로 홀인원을 기록했다. 브리티시 오픈에서만 통산 5승을 거둔 왓슨은 생애 다섯 번째 홀인원도 브리티시 오픈에서 달성했다. 브리티시 오픈 최고령 홀인원 기록은 71세로 진 사라센(1902~1999년ㆍ미국)이 73년에 세웠다.

제2의 미셸 위를 꿈꾸는 6세 소녀 레이건 케네디는 7월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홀인원만 18번 낚은 타이거 우즈도 만 6세에 생애 첫 홀인원을 경험했다. 케네디는 "너무 기쁘다. 미셸 위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는 소감을 남겼다.

하루에 두 번?

프로 골퍼가 홀인원할 확률이 3,000분의 1이라면 하루에 홀인원을 두 번 기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골프다이제스트는 6,700만분의 1로 계산했다.

필리핀 프로 골퍼 안젤로 큐(33)은 7월 19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아시안투어에서 6번 홀(212야드)과 14번 홀(165야드)에서 연거푸 완벽한 스윙으로 홀인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미국에선 홀인원을 낚았지만 버디로 기록되는 일이 생겼다. 코너 클라인은 US 청소년 선수권 대회에서 홀인원을 기록했지만 경기 진행이 늦다는 이유로 벌타를 받았다.

한국에선 아마추어 골퍼가 더블 홀인원이란 행운을 잡았다. 의사인 원용순(52)씨가 9월 4일 여주 소피아그린 골프장 레이크 4번 홀과 8번 홀에서 홀인원을 낚았다. 브라질에선 부부가 같은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일본인 사사키 다카하시가 4월 3일 상파울루 인근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기록하자 함께 골프를 즐기던 부인 말리다가 곧이어 홀인원해 부창부수했다.

아리무라 치에는 7월 15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알바트로스와 홀인원을 하루에 기록했다. 알바트로스가 나올 확률은 약 585만분의 1로, 알바트로스와 홀인원을 하루에 기록할 확률은 무려 702억분의 1이라고 한다. 일본 언론은 알바트로스와 홀인원을 하루에 기록할 확률이 2만 9,614분의 1이라고 보도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