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청화산수문호형주자(白磁靑畵山水文壺形注子)
백자 위에 푸른 빛을 띠는 산수화가 그려진 항아리가 국내 고미술 경매 사상 최고가를 경신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19세기에 장식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 오는 7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 지하 2, 3층 전시실에서 프리뷰를 거쳐 8일 마이아트 옥션이 주최하는 제4회 메인 경매에 나온다.

이 청화백자는 마이아트 옥션이 15억원선에서 경매를 시작할 예정이며, 사상 최고액인 20억원까지도 기대하고 있는 골동품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높이 46cm로 큰 항아리지만 어깨에서 밑으로 내려오는 S자형 곡선이 아름답고, 표면 가득히 그린 능화형 화창(花窓) 속에다 '소상팔경(瀟湘八景)'의 장면을 차용한 듯 '원포귀범(遠浦歸帆)'의 풍광과 당나라 시인 장계의 시 '풍교야박(楓橋夜泊)'중'고소성외한산사(姑蘇城外寒山寺)'란 시구를 적어 놓았다. 또 손잡이를 다람쥐 모양의 짐승으로 장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 고미술품 경매에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작품은 올해 3월 마이아트 옥션 1회 메인경매에서 18억원에 낙찰된 18세기 조선 왕실에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백자청화운룡문호(白磁靑畵雲龍文壺)'였다.

조선 고미술품에 대한 높은 관심은 올해 3월 미국 뉴욕에서 있었던 크리스티 경매 때도 입증됐다. 국내에서 18억원에 낙찰된 것과 비슷한 '백자청화운룡오족문호(白磁靑畵雲龍五足文壺)'가 한화로 약 43억원에 경매됐다.

이번 경매에 스페셜리스트로서 고미술품에 대한 해설을 담당하고 있는 전남언씨는 "고미술품의 경우 위탁자의 요구와 희소성, 예술성, 문화재적 가치 등이 추정가를 정하는 기준"이라며 "이번 경매에 나온 조선 백자는 국립박물관에 유사한 작품이 1점 있고, 전세계적으로도 10개 안팎만 공개된 문화재급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회화성과 조형성이 돋보이는 18세기 조선의 '백자청화진사초화문사각병(白磁靑畵辰沙草花文四角甁), 조선말기의 실학자 초정 박제가가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우배취적도(牛背吹笛圖)' 등도 고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마이아트 옥션 제4회 경매에는 조선시대의 도자기와 서화 뿐 아니라 전통 생활용품, 근대 미술품 등 총 261점이 미술품 수집가들의 낙찰을 기다리고 있다. 자세한 문의는 전화 02-730-1144로 하면 된다.



이창호기자 cha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