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 믿을 수 없다는 지적조사 역량 부족해 걱정부터 앞서

내년부터 한국형 컨슈머리포트가 생긴다.

미국소비자협회가 발간하는 컨슈머리포트는 75년 역사를 자랑하는 월간지. 컨슈머리포트가 지난해 여름 아이폰4에 결함이 발견돼 추천할 수 없다고 발표하자 이튿날 애플 주가가 4% 이상 하락했고 스티브 잡스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에서 기업이 두려워하고 소비자가 신뢰하는 대명사로 손꼽힌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2012년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년 1월부터 소비자단체와 협력해 온라인 컨슈머리포트를 발간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에게 제품 정보와 장단점을 비교ㆍ분석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공정위는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처럼 소비자가 직접 쓴 사용 후기를 한국판 컨슈머리포트와 결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국내 소비자단체가 소비자를 위해 객관적인 상품평을 제공할 능력이 있는지는 미지수다. 국내 소비자단체는 정부 용역을 받아 상품 조사를 대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단체가 발표한 태블릿 PC 성능과 프리미엄 우유 성분조사 등은 공정위 예산을 지원받아 이뤄졌다.

일부 소비자단체는 소비자를 보호하기보다 기업에서 협찬금을 받는 데 급급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소비자에게서 신뢰를 얻지 못한 단체는 회장이 장기집권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가입한 10개 단체 가운데 회장이 10년 이상 장기 집권하고 있는 곳은 다섯 곳이다. 모 단체는 특정 인사가 무려 30년 이상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월간지 컨슈머리포트는 실험실 50여 개와 전문인력 600여 명을 갖추고 있다. 국내 소비자단체는 자체 실험실과 인력이 부족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 첨단 제품을 검증할 능력이 없다. 이런 까닭에 정부가 주도할 한국판 컨슈머리포트가 제 몫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여론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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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