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사업에 여권실세 개입 의혹이 일자, STX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STX건설 박임동 대표이사(왼쪽에서 5번째)와 임원진이 지난 15일 한국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인증심사위원단과 함께 기념 사진촬영을 하는 모습. STX 제공
STX그룹(회장 강덕수)이 이라크에서 1단계 공사를 시작한 디젤발전플랜트 사업과 관련, 해당 계약이 '불평등 계약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STX는 지난달 30일 이라크 카르발라에서 이찬우 STX중공업 사장, 정동학 STX중공업ㆍSTX엔진 사장, 아말 알 딘 알히르 카르발라 주지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디젤발전플랜트 1단계 공사의 기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번 공사는 총 2,500MW 규모의 이라크 디젤발전플랜트 프로젝트 중 1단계에 해당한다.

STX중공업은 우선 이라크 디와이나ㆍ카르발라ㆍ미싼 등 3개 지역에 900MW 규모의 디젤발전소 건설에 들어가 내년 6월 완공할 예정이다.

STX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발주처인 이라크 전력부로부터 선수금 1억6,000만 달러를 받았다"며 "현지공사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치고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지난 5월 18일 이라크 총리 관저에서 누리 알-말리키 총리, 라드 샬랄 전력부 장관, 이찬우 STX중공업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체결한 본 계약에 따른 것이다.

존 아타 밀스(앞줄 오른쪽에서 3번째) 가나 대통령이 올 1월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진행된 국민주택 20만호 건설사업 기공식에서 삽으로 흙을 뜨고 있다. 이희범(왼쪽에서 2번째) STX에너지 중공업 회장 등 회사 관계자들이 밀스 대통령을 지켜보고 있다.
STX 해외 사업 해법

이 계약이 '불평등' 의혹을 사는 것은 이라크 정부내 권력 투쟁 또는 정국 혼돈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당초 STX중공업은 원자력발전소보다 건설이 쉽고 공기가 짧은 디젤발전소 건설을 통해 수도 바그다드와 바스라 등 전력난을 겪고 있는 지역에 전기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내년 6월까지 100MW 규모의 디젤발전소 25기를 건설해 이라크 전력난을 최대한 빨리 해소한다는 목표 아래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라크 정부는 계약 체결 3개월후 쯤인 지난 8월 초 STX중공업이 수주한 3조원 규모의 디젤발전소 건설 프로젝트 계약을 파기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당시 외신보도에 따르면 무사브 알-무다레스 이라크 전력부 대변인은 STX중공업측이 정해진 시한 내에 3자 보증인을 데려오지 못할 경우 계약이 파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다레스 대변인은 "3자 보증인을 포함해 모든 서류를 계약일로부터 3개월 안에 제출해야 한다"며 "국무회의를 통해 (STX중공업과의) 계약 파기 여부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도 했다.

갑작스런 이라크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샬랄 전력부 장관 해임과 연결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라크 정부는 캐나다와 독일 업체가 수주한 17억 달러(약 1조8,000억원) 규모의 플랜트 건설 프로젝트 계약에 문제가 있다며 라드 샬랄 전력장관을 해임하고 계약을 취소한 것이다. 이 사건은 STX 수주 계약에도 불똥이 튄 것이다.

물론 샬랑 장관의 해임은 이라크 내부 권력 역학구도와 무관치 않지만 우리로서는 가만히 앉아서 계약 취소를 당할 수는 없는 입장. 그래서 우리 정부가 나서서 '이라크와 정부간 협의'를 거쳤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여권 핵심 실세 계약에 개입?

자칫 계약이 무산될 수 있는 상황에서 STX중공업을 구해준 해결사로는 여권 실세 A씨가 지목되고 있다.

정치권의 한 소식통은 "애초 이라크 정부와 STX 중공업간에 디젤발전 플랜트 계약이 성사될 수 있도록 지원 사격을 해 준 사람이 A씨"라며 "본 계약이 체결되고 나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A씨가 나서서 계약이 이행될 수 있도록 힘을 썼다는 소문이 주변에 파다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STX의 한 관계자는 "민간 기업이 외국 정부로부터 계약을 따거나 프로젝트를 추진하는데 정치권 실세가 개입할 이유가 없다"며 "세간에 여러 이야기가 떠돌고 있으나 실제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라크 정부의 취소 압력에 밀려 STX중공업측이 불평등 계약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당초에는 30억 달러 규모의 공사였으나 10억 달러로 규모를 줄이면서 디젤발전플랜트 계약을 살려냈다는 것이다.

또 STX중공업 측은 1단계 공사를 시작하면서 이라크 측으로부터 선불금으로 1억6,000만 달러를 받았다. 나머지는 공사 후에 지급받기로 했다. 플랜트 건설의 국제 관행으로 보면 불평등 계약이다. STX측은 부인하고 있지만 '유동성 위기설'에 시달리는 기업측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계약이다.

그래서 STX중공업측은 우리 정부로부터 손실 보전성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에 시달리고 있다.

재계 안팎에서는 "STX가 이라크 공사 대금 대부분을 공사 후에 받는 것으로 하면서 유동성 문제가 제기되자 정권 실세 A씨가 정부소유의 수출입은행에서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도록 하고, 스탠다드 캐피탈에서 1억5,000만 달러를 투자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말도 돌고 있다. A씨가 프로젝트를 살려내기 위해 STX측에 일종의 특혜를 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STX 관계자는 "1단계 공사를 착수하면서 10억 달러를 받기로 하고, 일단 1억 6,000만 달러를 선수금으로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공사가 잘 끝나면 나머지 20억달러 규모의 건설 계약도 쉽게 결판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스탠다스 캐피탈로부터 투자를 받았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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