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금수산기념궁 안치…외국 조문단 받지 않기로

북한 지도자 김정일(69)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언론은 19일 일제히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을 전했다. 조선중앙 TV는 19일 정오 검은 상복으로 등장해 “지난 17일 오전 8시 30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현장지도를 나가던 기차 안에서 과로로 서거하셨다”고 발표했다.

중앙통신이 밝힌 김정일 사인은 중증 급성 심근경색과 심장쇼크. 중앙통신은 정신ㆍ육체적 과로로 야전열차 안에서 심근경색과 심장쇼크가 발생했고,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북한 당국에 따르면 김정일은 1942년 2월 16일 백두산에서 김일성과 김정숙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명은 유라.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태어난 아버지의 영향 때문에 유라란 이름을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사용했다.

김정일은 1974년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가 됐고, 김일성이 사망한 1998년부터 국방위원장으로서 북한을 통치했다. 북한은 김정일의 셋째 아들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을 필두로 장의위원회 명단(232명)을 발표했다. 이런 까닭에 김정은(28) 체제가 구축될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장의위는 김정일의 시신을 금수산기념궁전에 안치하고 28일 평양에서 영결식을 연다고 발표했다. 중앙추도대회는 29일에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외국 조문단을 사양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조문단을 거절하기로 함에 따라 우리 정부는 조문 논쟁에서 벗어나게 됐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던 1994년엔 조문 논쟁이 치열했다. 당시 민주당 이부영 의원이 정부에 조문 의사를 타진하자 보수 세력이 “김일성은 반국가단체 수괴다”며 비난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고위급 조문단을 파견했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소집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국민은 동요 없이 경제 활동에 전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각 부처를 통해 모든 공무원에게 비상 근무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오후 2시께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국제 전화로 김정일 사망에 대해 논의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전군에 비상경계태세 2급을 발령했다. 합참은 한미 연합사와 북한군 동향을 감시하고, 전방에 RF-4 대북 정찰기 등을 동원해 대북감시 태세를 강화했다. 한미는 대북정보감시태세인 워치콘을 3단계에서 2단계로, 대북방어준비태세인 데프콘을 4단계에서 3단계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