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길
4ㆍ11 총선의 최대 승부처는 단연 PK(부산ㆍ경남)다. 한나라당 '텃밭'이 돼온 PK가 어떻게 재편되느냐에 따라 총선 결과는 물론, 12월 대선의 향배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에서 서울이 지역ㆍ이념ㆍ세대라는 대선 변수가 혼재된 지역의 단면을 보여준다면, PK는 대선의 '미래'를 유추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다.

역대 대선에서 PK는 그러한 '힘'을 보여줬다. 2002년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는 PK 출신으로 이 지역에서 120만1,172표(29.4%)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 1997년 15대 대선에서는 이인제 국민신당 후보가 PK지역에서 127만9,449표(30.0%)라는 엄청난 득표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229만4,875표, 53.8%)의 표를 나눠 가져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가 청와대 주인이 됐다.

더구나 차기 대권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과 야권 잠룡 중 한 명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김두관 경남지사 모두 PK 출신이다.

여야 모두 PK에 승부를 걸만한 상황이다. 현재 PK 총선 기류는 예의 한나라당 '아성'과는 거리가 멀다. 야권이 10석 이상을 장담하는 이유다.

문재인
각종 악재로 야권 호기 평가

"내년 총선의 승부처는 부산•경남 지역으로 이 지역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뀔 것이다."

이사장이 지난해 말 국민의 명령 대표, 전 행자부 장관과 함께 총선 부산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한 말이다. 4ㆍ11 총선에서 PK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지만, 친노그룹을 대표하는 3인이 PK에서 총선 승부를 걸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현재 부산 총선 민심은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와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등 각종 악재로 '최악'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반대로 야권에겐 최적의 호기인 셈이다.

박근혜 바람에 기대

문성근
한나라당은 특단의 반전 카드가 없는 상황에서 지난 10ㆍ26 부산동구청장 선거에서 보여준 '박근혜 바람'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반면 야권은 친노그룹 3인방이 전방에 나섰듯이 '노무현 바람'의 재현을 기대한다. 여야 총선 전선이 '산 박근혜'와 '죽은 노무현'의 대결 구도를 띠고 있다. 실제 한나라당 출마 예상자들 중 친박계 인사가 다수를 이룬 반면, 야권은 친노 후보들이 대다수다.

부산 총선에서 최대 관심 지역은 앞서 친노 3인방이 출마하는 곳이다. 이들 지역의 총선 결과는 개인적 성패를 넘어 잠룡으로서 비상과 대선 구도까지 결정할 수 있다.

"투文 바람 일으킨다"

이사장은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사상구에 나선다. 출마 지역과 관련, 문 이사장은 "부산 사상구는 서부산의 중심으로 경남 양산과 김해로 이어지는 낙동강 벨트의 한 축에 있다"고 강조하고 "문(성근) 대표와 함께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구는 일본 대사를 지낸 권철현 전 의원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어 실제 출마한다면 '빅매치'가 예상된다.

대표는 친박계 중진인 허태열 의원 지역구인 북ㆍ강서 을에 출마한다. 문 대표는 "북ㆍ강서 을 지역구는 2000년 노 전 대통령이 지역구도 타파를 외치며 출마했던 상징성 있는 곳"이라며 "지역구도를 극복하는데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이 지역에 출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영춘
박근혜-노무현 대리전

허태열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추진하는 '재창당' 작업의 대의를 위해 불출마 가능성을 내비쳐 출마가 유동적이지만, 출마할 경우 '박근혜-노무현'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된다. 대선 전초전 성격을 갖는 이번 총선을 대변하는 또 하나의 '빅 매치'가 될 수 있다.

전 행자부 장관은 친박계 이종혁 의원 지역구인 부산진 을에 출마한다. 이 지역은 한나라당에서 이성권 전 의원과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1등 공신으로 알려진 전 국민권익위 부위원장도 출사표를 내고 있어 최종 후보가 유동적이다. 김 전 장관은 이번 총선을 통해 대권 가도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친노 그룹 대거 참여

이들 3인방 외에 친노그룹이 대거 부산 총선에 참여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 사위인 정재성 변호사는 친박계 유기준 의원 지역구인 서구에 출마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비서관을 지낸 최인호 민주당 부산시당위원장은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친박계 현기환 의원 지역구인 사하 갑에 출마한다. 이 지역은 엄호성 전 한나라당 의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해성
참여정부 시절 홍보수석을 지낸 전 한국조폐공사 사장은 정의화 의원 지역구인 중ㆍ동구에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이 지역은 민주당 대변인을 지낸 전현희 의원(비례대표)도 출마 가능성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 사태로 어수선한 영도는 박상현 노무현재단 기획위원(국민참여당 시당 부위원장), 민병렬 민주노동당 시당위원장의 이름이 거론된다.

서울에서 재선 경력이 있는 민주통합당 전 의원은 고향인 부산진 갑에 출마를 선언, 한나라당 허원제 의원과의 대결이 예상된다.

임기말 MB정부의 주요 인사들도 총선을 통해 재기를 모색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청와대 사회특보를 지낸 전 의원은 수영구에 출마할 예정이고, 청와대 대변인을 한 김희정 전 의원은 연제에 출사표를 내 이 지역 박대해 의원과 공천경쟁이 예상된다.

이밖에 18대 총선에서 해운대ㆍ기장 을에서 득표율 2위를 기록했던 미래희망연대 사무총장은 한나라당 안경률 의원을 상대로 설욕전을 벼르고 있다.

박형준
정치권 밖의 인물들 중에서는 조현오 경찰청장(동래)과 조국 서울대 교수 등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지만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다.


김세현
김대식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