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한나라당의 아성인 대구•경북(TK)은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중동(靜中動)'의 모양새다. 전통적인 여권 흐름에다 차기 대권 유력주자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영향력까지 더해져 한나라당 우세가 여전하지만 당의 '쇄신' 요구와 '물갈이' 압박이 거세 지형 변화가 예상된다.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TK 지역의 최대 변수는 현역 의원 교체의 폭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6선의 이상득 의원(포항 남•울릉)이 '불출마'를 선언해 물갈이의 물꼬는 터진 셈이다. 여기에 박근혜 위원장이 당 쇄신 차원에서 '공천혁명'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고, TK 지역이 1차 대상으로 꼽힌다.

이렇듯 대구•경북은 한나라당 출마자들이 총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지만 공천은 불투명하다. 그만큼 공천을 둘러싼 출마자들의 경쟁은 치열할 수 밖에 없다.

한편 민주당 등 야권은 모든 지역구에 후보를 내 득표율을 높인다는 입장이다. 총선에서 선전하면서 대선의 전초전인 만큼 승리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대구

박영준
대구는 절대적으로 한나라당 우세 지역이다. 현역 의원 12명이 모두 한나라당 소속으로 '물갈이'가 최대 관건이다. 물갈이 폭에 따라 총선 구도가 달라지는 상황이다.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은 대구지역에서 달서구 갑을병 3곳과 서구, 북구 을 등 5곳을 물갈이했다. 이중 홍사덕(서구), 박종근(달서 갑), 이해봉(달서 을), 조원진(달서 병) 4명의 의원이 한나라당 후보를 이겼다. 이들은 "살아서 돌아오라"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말 한마디로 생환했고, 이후 한나라당에 복당하면서 결국 물갈이는 이뤄지지 않았다.

6선 홍사덕 등 물갈이 거론

한나라당 대구 지역 물갈이와 관련해선 세가지 관점이 주목된다. 우선 물갈이 대상이다. 이 지역 중진 의원들이 일순위로 거론된다. 6선의 홍사덕 의원을 비롯해 4선인 박종근• 이해봉 의원이다. 하지만 이들은 "나이나 선수(選數)가 공천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당 안팎의 여론과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재창당' 작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일부 중진이 '불출마' 선언을 할 것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일각에선 홍 의원이 불출마, 또는 지역구 출마를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 의원이 2선을 한 고향인 영주에 출마할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달
친박계 역차별 가능성도

다음은 대구 지역 친박계 의원들의 거취다. 대구는 주호영 의원(수성 을)과 이명규 의원(북구 갑)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친박계다. 박근혜 위원장이 공천의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고 '친박'을 기준으로 공천이 이뤄져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높아 오히려 친박계가 역차별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나아가 친박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해 '살신성인'의 모습을 보일 경우 박 위원장은 물론, 당도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근혜 출마여부도 논란

차기 대선 주자인 박근혜 위원장(달성)의 출마 여부도 논란거리다. 박 위원장은 몇 차례 언론에 출마할 뜻을 나타냈지만 실제 출마할 지는 유동적이다. 측근들은 달성을 지킨다는 '원칙'을 확인해 준 것이라며 불출마에 무게를 더 두고 있다. 한나라당 내에서는 박 위원장이 총선과 이후 대선을 위해 불출마하고 총선을 총지휘해야 한다는 소리가 많다.

대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지역은 중•남구이다. 초선인 배영식 의원을 상대로 친이계 핵심 인사를 비롯해 출마예상자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왕 차관' 이라 불리는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이곳에 공을 들이고 있고, 3선 의원 출신인 자유총연맹 회장도 도전장을 낸 상태다. 18대 총선에서 이 지역을 노렸던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도 거론된다. 야권에서는 참여정부에서 환경부장관을 지낸 이재용씨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김석준
조원진 의원 지역구인 달서 병은 이곳에서 17대 의원을 지낸 전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도전장을 내 전•현직 의원 간 대결이 예상된다.

의원의 선수가 높고 고령인 점 때문에 세대교체 대상이 되는 지역구는 출마 예상자들이 몰리고 있다. 홍사덕 의원의 서구에는 서중현 전 구청장이 강력한 도전장을 냈고, 박종근 의원의 달서 갑에는 18대 총선에 출마했던 전 SBS 아나운서와 이노수 대구방송 사장 등이 나서고 있다.

이해봉 의원의 달서 을에는 군사전문가인 미래희망연대 비례대표 송영선 의원이 적극적인 가운데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친박계 핵심인 유승민 의원(동구 을)과 이한구 의원(수성 갑)은 강력한 도전자가 드물어 총선입지가 단단해 보인다.

친이계인 주호영 의원 지역(수성 을)에는 김형렬 전 구청장이 도전장을 냈고, 이명규 의원 지역(북구 갑)에는 서용교 한나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이 출마할 예정이다.

윤재옥
야권의 민주통합당은 전체 선거구에 후보를 낸다는 방침인데 최근 3선의 의원(경기 군포)이 불모지인 대구 출마를 선언해 한껏 고무된 상황이다. 김 의원은 친박계 서상기 의원 지역(북구 을)에 이름이 거론된다. 이 지역에는 김충환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의 도전장을 냈다.


홍지만

주간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