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위치한 '바이더웨이 녹번중앙점' 에서는 지난 474회차 로또를 구입한 사람이 1등에 무려 5장이 당첨되는 행운을 얻었다. 윤관식기자
"새해엔 로또 1등에 당첨됐으면 좋겠다."

살림살이가 팍팍해서일까? 새해 소망으로 로또 당첨을 기원하는 이가 부쩍 늘었다. 로또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대박과 인생역전. 서민의 삶 깊숙이 파고든 로또에 대해 살펴본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한 편의점은 로또 명당으로 불린다. 이곳에서 팔린 로또 다섯 장이 지난해 12월 31일 추첨된 로또 474회차에서 1등으로 당첨됐다. 편의점 사장인 김태용씨는 "토요일마다 로또를 하러 오시는 분이 한꺼번에 다섯 장을 샀다"고 밝혔다. 474회 1등 당첨금은 9억 3,669만원. 다섯 장을 한 사람이 가졌다면 총 46억 8,345만원을 받는다. 세금을 빼면 실제 받는 돈은 약 32억원이다.

또 다른 명당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있다. 스파 판매점은 '로또명당 1등 15번'이란 대형 간판을 걸었고, 인생 역전을 노리는 사람이 전국 방방곡곡에서 몰려든다. 주말에는 로또를 사려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룬다.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한 운전자가 주차 단속을 피해 판매점 주위를 도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심지어 미국, 중국 등에서 택배 주문까지 들어와 스파 판매점은 글로벌 기업이란 말까지 듣는다.

로또 당첨금이 도대체 얼마기에 이렇게 로또 열풍이 불까?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는 지난해 발행된 로또 53회 가운데 1등 당첨금 최고액은 125억 7,144만원이었고 최저액은 8억 8,214만원(451회차)이었다고 발표했다. 평균 당첨금은 22억 5,700만원. 최고액과 최저액 차이는 무려 14배, 116억 8,930만원이었다. 역대 최고액은 2003년 4월에 나왔던 407억원이다. 많게는 400억원대, 적게는 8억원 이상을 손에 쥘 수 있기 때문에 로또 1등 당첨자는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는 말을 듣는다.

로또에서 행운의 숫자는 1이었다. 복권위원회는 역대 최다 1등 번호는 1이라고 밝혔다. 1은 1~474회 1등 당첨번호 가운데 90차례나 포함됐다. 20과 37(85회), 27과 34(이상 84회), 17과 40(83회)은 뒤를 이었다. 1등에 가장 적게 포함된 숫자는 41(57회)이었다.

어떤 이는 꿈에서 본 숫자를 선택하고, 어떤 이는 숫자를 고르느라 골머리가 썩는다. 그러나 확률상 특정 번호를 선호한다고 당첨될 확률이 높아지진 않는다. 복권위원회는 역대 1등 당첨자 가운데 수동으로 번호를 선택한 경우는 약 30%에 불과하다고 귀띔했다. 1등 당첨자의 약 70%가 판매기가 정해준 자동 번호를 통해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누구나 로또 1등을 꿈꾸지만 로또로 이룬 인생 역전이 쉽게 뒤집어진다는 사실도 기억해야 한다.

A(32)씨는 2006년에 로또 1등(당첨금 19억원)에 당첨됐다. 부모님께 집을 사드리고, 형에게 사업비를 대주는 등 대박을 즐겼다. 하지만 쉽게 손에 쥔 돈은 쉽게 사라졌다. 도박과 유흥에 재미를 느낀 A씨는 불과 8개월 만에 10억원을 모두 탕진했다. 빈털터리가 된 A씨는 2007년 금은방에 도둑질을 하다 붙잡혀 철창신세를 졌다. 한국은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로또 1등 당첨자는 술과 도박, 여자에 빠져 불행해지는 경우가 많다.

어머니를 살해한 패륜아 B씨는 2004년 술에 취해 길에서 자던 사람의 지갑을 훔쳤다. 지갑 속에 있던 로또가 1등에 당첨돼 21억원을 손에 쥐는 행운이 따랐다. 그러나 어머니를 살해한 사실이 드러나 무기징역형을 받았고, 로또 당첨금도 지갑의 주인에게 돌려줘야만 했다. 50대 남성 C씨는 2010년 로또 1등에 당첨됐으나 1년 만에 가정불화로 손위 동서에게 살해됐다.

로또 1등 당첨은 올해 대학생이 듣고 싶어하는 희망뉴스로도 손꼽혔다. 아르바이트 전문 구인ㆍ구직업체 알바몬이 최근 대학생 1,14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로또 1등 당첨(43.1%)은 사상 최고 취업률(32.4%)보다 더 듣고 싶은 뉴스로 선택됐다.

■ 로또란?

로또(Lotto)는 이탈리아 말로 행운이다. 로또는 숫자를 선택해 승자를 가리는 민속놀이였는데, 1530년 피렌체에서 공공사업을 위해 당첨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복권으로 사용됐다. 이때부터 로또란 단어는 복권을 의미하는 고유명사로 사용됐다.

로또은 1부터 45까지 숫자 가운데 여섯 개를 선택해 추첨을 통해 결정된 숫자와 일치하는 개수에 따라 등수를 결정하는 복권 경기다.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로토로 적어야 하지만 수탁사업자인 (주)나눔로또는 로또로 표기하고 있다.

1등 당첨 확률은 약 814만 5,060분의 1이고, 당첨금은 참여자가 많을수록 커진다. 1등 당첨자가 없으면 당첨금은 이월된다. 로또 구매자는 숫자를 직접 고를 수 있어 스스로 당첨 숫자를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선 로또가 2002년 12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탈리아처럼 한국에서도 1등 당첨자 가운데 몇몇은 조상이 꿈에 나타나 숫자를 알려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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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