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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스키친 "'막걸리 스토리텔링'으로 차별화했죠"

■달인들의 레슨, ●창업 성공기- 헬렌스키친
무작정 시작해 초기 적자 전국 양조장 다니며 공부
다양한 술+재미있는 이야기 이제 日관광객 필수코스로
"철저히 준비하고 시작하세요"
자그마한 가게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있었다. 오랫동안 '나만의 공간' 혹은 '작은 가게'를 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했다. 어느 날 업무 차 '오랫동안 만났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현재 '헬렌스키친'의 문을 열기로 뜻을 모았다. '오랫동안 만났던 사람'은 현재의 동업자 양혜란씨였다.

영어 이름 '헬렌'은 한글 이름 '혜란'에서 왔고, 자연스럽게 가게 이름은 '헬렌스키친'이 되었다. '스토리텔링'을 위하여 가게 이름은 여사장 이름에서 따왔고, 유경동 사장은 그 스토리텔링을 '완성'해가는 역할을 맡았다. 2009년 10월의 일이었다.

"삼성동 일대는 샐러리맨들이 많은 곳입니다. 저는 그만둘 당시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세일즈마케팅 분야에서 과장으로 일했고, 헬렌은 미국계 회사의 부장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모습, 한국과 한국인의 모습을 보여줄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공통된 생각을 했지요. 솔직히 외국인들을 상대하면서 우리 모습을 보여줄 공간이 완성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다고 자신했고요."

물론 돈을 벌어야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두 사람이 그동안 모았던 돈을 모두 합치니 1억원 정도였다. 그 돈으로 임대보증금, 권리금, 인테리어 진행, 집기류 구매 등 모든 지출을 감당해야 했다.

당장 직장을 그만두니 생활비가 문제였다. 가게가 자리를 잡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너무 많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가게를 운영하면서 알았다. 두 사람 모두 '작은 공간에 대한 욕심'만 그럴듯할 뿐, 미리 준비한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 무렵 막걸리 붐이 있어서 아이템을 막걸리전문점으로 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막걸리전문점을 연다고 하니까 다들 찬성하시더라고요. 그 무렵 막걸리 붐이 있었으니까요. 나중에 힘들어지니까 창업 초기 찬성했던 분들이 모두 미워지더라고요. 제발 좀 말려주지 괜히 찬성해서 내가 이렇게 고생하는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요."

삼성동 오크우드호텔 건너편 골목에 가게를 냈다. 반지하의 17평이었다. 좌석이 모두 30석, 예상했던 대로 1인당 객단가는 2만원 정도였다. 하루 손님이 30명 오면 매출은 60만원. 일요일은 쉬고 일주일에 6일 영업. 이른바 손해도 이익도 없는 '이븐 포인트'는 월 매출 1,500만원 정도였다.

"그게 쉽질 않더라고요. 결정적으로 두 사람 모두 공부가 부족했습니다. 막상 막걸리를 내놓으려니 막걸리를 너무 모르고 있더라고요. 2개월 정도 거의 매주 지방에 가서 막걸리 양조장 주인들 만나고 막걸리 이야기 듣고 공부를 했습니다. 가게 문은 열었죠, 막걸리는 모르겠지요. 할 수없이 소주, 맥주를 팔면서 두 달을 보냈습니다. 결국 9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 원래 원하던 '이븐 포인트'가 되더라고요. 그 이전에는 부끄럽지만 계속 적자가 나고, 가게도 집도 모두 힘들었습니다. 생활비를 가져가기는커녕 돈을 구해 와야 하는 상황이었으니까요."

열 번 이상의 지방 출장을 통해 20~30곳의 지방 양조장을 다녔다. 숱한 막걸리 이야기를 들었다. 그 무렵 들었던 막걸리, 막걸리 양조장 이야기는 오늘날 '헬렌스키친' 스토리텔링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일본 잡지와 신문 등에 수차례 보도되면서 '헬렌스키친'은 일본인 개인 여행자의 필수코스가 되었다. 외국인들은 다양한 막걸리 맛과 더불어 유 사장이 들려주는 막걸리 이야기에 빠져든다.

"외국인 손님 비율이 약 10% 정도 됩니다. 다양한 술도 원하지만 더불어 막걸리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 듣기를 원합니다. 심지어는 국제전화로 한국에 온다면서 미리 막걸리를 주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난번에 마셨던 막걸리 이름을 기억하고 그걸 준비해달라는 사람이 있고, 한편으로는 '그 막걸리도 좋았지만 이번엔 또 다른 막걸리를 준비해 달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막걸리와 더불어 스토리도 준비해두지요. 일본인들의 경우 꼼꼼히 기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 사장은, "음식은 독창적이니 차별화 포인트가 가능한데 술은 양조장에서 만들어진 다음 공급되니까 가게에서 '생명'을 불어 넣어야 하고 그게 바로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한다.

"결국 이 정도의 흑자 운영이라도 가능한 것은 초기에 막걸리에 대한 공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적절하게 공부를 하고 오픈했더라면 고생을 덜 했을 텐데, 초기에 공부가 부족하니 터무니없는 고생을 했지요. 종업원도 부족한 상황에서 한 사람은 가게 운영하고 또 한 사람은 주말이면 지방으로 며칠씩 다니고, 정신이 없었습니다. 인건비를 줄이려고 말만 사장이지 두 사람 모두 홀 서빙 하고 주방일도 하고, 물론 지금도 그렇게 운영하고 있지만…. 직장생활도 해봤고 또 작은 규모의 가게도 하고 있지만 어느 쪽이 낫냐고 묻는 분들에게는 웃으면서 '둘 다 어렵다'고 이야기합니다. 진심이기도 하고요."

현재 가게 손님의 70%는 인근의 고객들이고 30% 정도는 외지에서 오는 고객들이다. 외지에서 오는 손님의 비율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여전히 주력은 40대 이상의 연령층이지만, 예전과 달리 젊은 층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이한 것은 가게 위치를 묻는 대신 "주소를 불러 달라"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 스마트폰으로 위치를 검색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다.

"제발 철저히 준비하고 시작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전과는 달리 음식점, 주점들에 대한 손님들의 요구는 다양해지는데 막상 음식점이나 술집들은 10년 전의 모습 그대로일 때가 많습니다. 건방진 소리로 들리겠지만, 저도 준비만 철저했으면 초기 약 10개 월 간의 고생이 반으로 줄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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