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HA의과대 美협력사, 배아줄기세포 임상시험 성공스타가르트병·황반변성증 '글자 읽을만큼' 시력 회복… 부작용 없어 안정성 확보국내 차바이오앤디오스텍 5월부터 임상시험 착수

CHA의과학대학교 이훈규 총장이 3일 취임식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스타가르트병과 황반변성증 환자에게 기쁜 소식이 들린다.

시력을 잃은 스타가르트병ㆍ황반변성증 환자가 인간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통해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수준까지 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의 미국 협력사인 미국 ACT는 "인간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색소 상피세포를 실명증 치료제로 활용한 결과 환자가 시력을 회복했고 부작용은 없었다"고 발표했다. ACT 임상시험 결과는 1월 23일 의학계 양대 저널로 손꼽히는 랜싯(Lancet) 홈페이지에 게재됐다.

ACT 상용화 적극 추진

ACT가 성공한 연구 결과는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성공한 첫 사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ACT가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한 임상치료에 성공하자 의료계에서는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을 치료하는 시대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내렸다.

연구 책임자인 ACT 로버트 란자 박사는 "배아줄기세포 발견 10여 년 만에 최초 임상결과이며 매우 적은 수의 줄기세포 이식만으로 시력 상실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치료약이 전무한 실정인 건성 황반변성증 및 스타가르트병에 대한 세포치료제 상용화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스타가르트병과 황반변성증은 망막에서 시각 세포가 밀집돼 빛을 받아들이는 황반에 이상이 생기는 병. 유년기에 발생하는 스타가르트병은 치료제가 없어 청소년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노인성 황반변성증은 노화에 따라 황반 기능이 저하되면 발생하는데 시력이 떨어지면 회복할 방법이 없다. 젊은 사람이 황반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예도 있다.

ACT는 망막색소 상피세포를 이용한 실명증 치료제를 개발해 2010년부터 미국 식품의약청(FDA)으로부터 임상 시험 허가를 받았다. 미국 UCLA대 스티븐 슈워츠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7월부터 환자 망막 아래에 망막색소 상피세포를 이용한 만든 세포 5만개를 이식했다. 줄기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들은 모두 글자를 읽을 수 있는 수준까지 시력을 회복했다.

연구진은 이식된 세포가 과도하게 증식하거나 이상 조직 및 종양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미국 생명공학업체 제론은 척수 손상 환자를 상대로 배아줄기세포 유래 희소돌기아세포 치료제를 개발했으나 임상시험이 중단돼 안정성과 유효성에 대한 걱정을 낳았다. 그러나 ACT 임상시험이 최근 의료계에 퍼진 배아줄기세포 유래 세포치료제 안정성에 대한 걱정도 불식시킨 셈이다.

국내환자 모집해 본격진행

한국에서도 스타가르트병과 노인성 황반변성증 환자가 줄기세포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을까?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지난해 5월 한국 식약청으로부터 스타가르트병 임상시험을 승인받았고, 현재 노인성 황반변성증에 대한 임상시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스타가르트병 임상시험은 분당 차병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차바이오앤디오스텍 정형민 사장은 "미국 임상시험이 성공해 안전과 효능이 임상에서 입증되었으므로 즉시 국내 환자 모집과 임상시험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분당 차병원 3층에는 차움국제줄기세포임상시험센터가 있다.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임상시험센터에서 실명증, 연골손상, 치매, 파킨슨병 등을 치료하기 위해 배아줄기세포에서 분화한 세포를 만든다. 임상시험센터는 의약품 제조시설과 줄기세포 연구소, 동물사육실, 수술실을 모두 갖추고 있다.

한국에서 최초로 배아줄기세포를 활용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차바이오앤디오스텍은 노인성 황반변성증 임상시험을 5월부터 시작할 계획이고, 6월에는 퇴행성 뇌 질환인 파킨슨병 치료제 임상시험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