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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등산 봉정사 '봉황 품은 천년 고찰… 그 자태에 넋을잃다'

682년 의상대사가 창건
통일신라 건축양식 극락전 현존하는 목조 최고 건축물
화엄강당·고금당·동종 등 우리 유물 감상 재미 일품
  • 보물 56호인 동부동 오층전탑
영국 여왕도 감탄한 고즈넉한 신라 고찰

중앙선 열차를 타고 안동역에서 내린다. 안동역 바로 옆에는 소중한 문화재가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를 잘 모르고 그냥 지나친다. 보물 56호인 동부동 오층전탑이 그 주인공이다. 통일신라 작품으로 한국전쟁 때 일부가 파괴된 것을 1962년 복원했다. 무늬 없는 벽돌로 쌓은 이 탑은 남쪽면에 한 쌍의 인왕상(仁王像)을 조각한 화강암 판석이 설치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법림사 옛터로 추정되는데 서쪽 5미터 지점에 남아 있는 당간지주(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00호)가 이를 뒷받침한다.

안동역 앞에서 길을 건너면 하회마을행 버스가 서는 정류장이 나온다. 여기서 서쪽으로 조금 더 가면 안동초등학교 앞 버스정류장이다. 이곳에서 51번 버스를 타고 30분 남짓 걸려 봉정사 입구 버스 종점에 다다랐다. 향기로운 소나무 숲길을 칠팔 분 걸으니 봉정사가 반긴다.

봉정사는 1999년 4월 21일 영국의 여왕 엘리자베스 2세가 방문하면서 유명해졌다. "가장 한국적인 것을 보고 싶다"는 여왕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여왕은 봉정사 극락전을 둘러보고는 "거대하고 아름다운 나무 조각이 주위 경관과 잘 어울린다"며 감탄했다.

봉정사는 682년(신라 신문왕 2년)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의상이 종이로 봉황을 만들어 날려 앉은 곳에 절을 짓고 봉정사(鳳停寺)라고 일컬었다는 전설이 있다. 또한 의상이 화엄기도를 드리기 위해 이 산에 오르니 선녀가 나타나 횃불을 밝히고 청마(靑馬)가 앞길을 인도하여 지금의 대웅전 자리에 앉은 까닭에 산 이름을 천등산(天燈山)으로 불렀다는 말도 전해진다.

  • 국보 15호인 봉정사 극락전.
현존하는 목조건물 중에 가장 오래된 극락전

한국전쟁 때 절에 있던 경전과 사지(寺誌) 등이 모두 불타버린 탓에 창건 이후의 자세한 역사는 알 수 없다. 2000년 2월 대웅전 지붕 보수공사 때 발견된 묵서명을 통해 조선시대 초에 팔만대장경을 보유했고 500여 결(약 5㎢)의 논밭을 지녔으며 당우도 75칸이나 되었던 대찰이었음이 밝혀졌다. 현재 봉정사에는 극락전, 대웅전, 화엄강당, 고금당 등의 문화재를 비롯하여 무량해회(승방), 만세루, 우화루, 요사채 등 21동의 건물이 있다.

1962년 12월 20일 국보 제15호로 지정된 봉정사 극락전은 정면 3칸, 측면 4칸의 단층 맞배지붕 주심포 건물이다. 1972년 극락전을 해체하고 수리할 때 상량문에서 1363년(고려 공민왕 12년) 옥개 부분을 중수했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 이로 미루어 건립연대는 그보다 100∼150년 정도 앞섰으리라 추정된다. 통일신라 건축양식을 이어받은 고려시대 건물인 봉정사 극락전은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목조 건축물 중에 가장 오래된 것으로 그 가치가 높다.

봉정사 대웅전은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55호로 지정되었다가 2009년 6월 30일 국보 제311호로 승격되었다.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단층 팔작지붕 건물로 조선 초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며 전형적인 다포양식을 갖추고 있다. 앞면 기둥 앞으로 툇마루를 깐 것이 특징으로, 사찰의 본전에 툇마루를 마련한 유일한 예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문화재 둘러보는 정취 일품

  • 보물 448호로 지정된 화엄강당
보물 제448호인 화엄강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주심포계 맞배지붕 건물이다. 1969년 해체·복원할 때 발견한 상량문에 따르면 1588년(선조 21년)에 중수했다는 기록이 있다. 장대석 댓돌 위에 두꺼운 널판을 쪽마루처럼 깔고, 문짝이 넷으로 이루어진 띠살문을 단 것이 특징이다.

고금당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규모로 극락전 앞뜰에 동향으로 세워졌으며 보물 제449호로 지정되었다. 원래는 맞배지붕 건물이지만 북쪽 측면은 훗날 팔작지붕으로 개조했다. 공포 양식으로 미루어 조선 중기의 건축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봉정사에는 1813년(순조 13년)에 제작되었으나 신라와 고려시대 양식을 갖추고 있는 동종(경상북도 문화재자료 404호)과 고려 중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극락전 앞 삼층석탑(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182호)을 비롯해 여러 문화재를 품고 있다. 고즈넉한 고찰에서 다양한 유물들을 만나는 정취가 일품이다.

내려가는 길에 봉정사 진입로 옆 계곡에 앉아 있는 명옥대에 들렀다. 퇴계 이황(1501~1570)이 후학들에게 학문을 가르친 것을 기념하여 1665년(현종 6년)에 세운 정면 2칸 측면 2칸의 정자로 사방이 트여 주위를 둘러보기 좋다. 바위를 타고 작은 폭포수가 떨어져 내려 낙수대(落水臺)라고 불리다가 후에 명옥대(鳴玉臺)로 바뀌었다고 한다. 고풍스러운 정자와 어우러진 주변 경관이 아름다워 시라도 한 수 읊조리고 싶어지는 그런 분위기다.

'안동 간고등어' 맛 안보면 섭하지
# 찾아가는 길

서안동 나들목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벗어난 뒤에 안동 방면 34번 국도-송야 사거리(좌회전)-풍산태사로-봉정사 삼거리(좌회전)-봉정사로를 거친다.

대중교통은 안동초등학교 앞에서 안동버스터미널 맞은편을 거쳐 봉정사로 가는 51번 시내버스 이용.

# 맛있는 집

옛날 동해에서 고등어를 잡으면 안동까지 마차로 운반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상하기 쉬웠다. 그래서 도중에 소금에 재우고 안동에 도착하니 햇볕에 알맞게 절여져서 간고등어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탄생한 안동 간고등어는 이제 전국적인 명품으로 떠올랐다. 안동에는 간고등어 전문점이 많은데 그중에서 안동역 옆의 일직식당(054-859-6012)이 유명하다. 50년 경력의 간잡이 명인이 운영하는 집으로 전국에 택배도 보낸다. 고기류와 찌개류도 내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은 간고등어구이정식이나 간고등어조림정식을 주문한다. 그다지 짜지 않고 알맞게 간이 밴 맛이 명인의 솜씨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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