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양각색의 여러 모델의 차를 시승하다 보면 정말 탐이 나는 차종이 있다. 특히 이번에 시승한 BMW X5 xDrive40d가 그런 경우다.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지형에 적합한 사륜구동방식에 장거리 주행에도 여유 넘치는 실내로 인해 편안했던 시트와 BMW Power. 퍼포먼스까지. 여기에 리터당 13.3㎞라는 공연연비 등 복합적인 조건을 모두 만족시키는 차량이기 때문이다.

BMW X5 40d는 3.0리터(2,993cc) 디젤심장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40d라는 표기는 4.0리터의 힘이 엔진에서 발휘되는 연우에서다. 이는 싱글 터보엔진이 장착된 X5 30d와는 달리 두 개의 대용량 터보와 저용량 터보가 각각 저속과 고속에서 작동하는 더블터보가 장착됐기 때문이다. 보닛 속 엔진커버에는 'Twin Power Turbo'라고 표기 되어 있다.

61.2㎏∙m의 엄청난 최대토크는 낮은 엔진회전 영역인 1,500~2,500rpm에서부터 뿜어져 나온다. 가속페달에 발만 올려놔도 순식간에 튕겨져 올려갈 듯싶다.

최고출력은 4,400rpm에서 306마력을 발휘한다. 아랫급 모델 X5 xDrive30d는 245마력의 최고출력과 55.1㎏∙m의 최대토크, 12.6㎞/L의 공인연비를 기록했다.

X5 xDrive40d는 제원상 0→100㎞/h 가속성능은 6.6초. 실제 테스트에선 거의 5초대로 느껴질 정도로 폭발적인 가속력을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236㎞/h.

2.2톤에 가까운 공차중량 2,185㎏의 몸무게가 무색할 정도다. 딱딱한 승차감에 날카로운 핸들링까지 스포츠카에서나 느낄 수 있는 감각이지만 단단함 속에 부드러움이 어우러져진 편안한 승차감이다.

디젤심장으로 달리기 성능을 극대화시킨 고성능버전 X5 40d는 오프로드보다 고속주행에 적합하다. 20인치 알로이 휠과 타이어 사이즈를 보면 이해가 쉬울 듯싶다. (전륜)앞 타이어 사이즈는 275/40R 20. 특히, (후륜)뒷 타이어는 국내최고수준인 315/35R 20인치 휠이 장착되어 있다. 지면과 맞닿는 타이어 폭이 315㎜라는 뜻이다.

넓은 타이어 폭으로 인해 뒤에서 X5 40d의 달리는 모습을 보면 안정된 포스와 더불어 멋이 느껴진다. 유일하게 국내 네 개 차종(BMW X5 M, X6 M, X6 40d) 같은 규격의 타이어가 적용됐다.

외형은 X5 M과 거의 흡사하다. M전용 휀다등과 배기 모양만 다를 뿐, 'M'자 엠블럼만 갖다 붙이면 X5 M으로 착각할지도 모르겠다.

국내 판매되는 X5 xDrive40d는 날렵한 근육질의 M외형부터 단단한 M서스펜션, 그립감 좋은 두툼한 M핸들 등등. M팩(Package)이 적용된 완벽한 M스타일이다.

엔진시동 버튼을 눌렀다. 디젤엔진스러운 깔깔대는 소리보다는 낮게 깔린 걸걸대는 중후한 엔진음에서부터 이차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가속페달을 살짝만 밟아줘도 꿈틀꿈틀 강력한 파워가 느껴진다. 와인딩 로드 구간을 강하게 밀어붙여보지만 전혀 흐트러짐이 없다. 원하는 만큼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몸놀림이다. X5 30d와는 완전히 다른 차다. 울렁임은 커녕 바닥에 착 달라붙어 달린다.

실제로 시속 100㎞에서 급차선 변경을 시도해봤다. 보통 이런 경우 후륜이 한박자 늦게 따라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쉽게말해 후륜(뒷부분)이 흔들리게 되고 차체의 불안감을 받게 된다. 하지만, X5 40d는 스포츠카 못지않은 단단한 하체에 핸들링이다.

눈길에서도 불안함이 없다. 타이어와 바닥접지 면적이 넓을수록 더욱 미끄러지기 마련이지만 X5 40d의 xDrive 시스템은 한치의 미끄러짐도 허락을 하지 않는듯하다.

주행하는 순간부터 사륜구동장치와 8단 자동변속기는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운전자는 전혀 느낄 수 없다.

풀가속을 가했다. 순식간에 엔진회전수는 4,500rpm을 통과하며 폭발적인 가속력을 발휘한다. 강력한 가속력임에도 두바퀴 굴림과는 달리 안정된 가속력이다.

시속 180㎞까지 순식간이다. 속도감도 덜하다. 시속 200㎞벽을 어려움 없이 여유를 부리며 통과한다. 3.0리터 엔진에서 이 같은 능력을 발휘하다니~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기에 아쉬움은 남았다. 바로 패들시프트가 없다. 추가로 크루즈컨트롤 시스템도 적용되지 않았다.

X5 xDrive40d의 경쟁상대는 뭘까? 폭스바겐 투아렉 4.2TDI(340마력), 아우디 Q7 4.2TDI(340마력)를 들 수 있겠지만 실제 배기량 차이가 너무 크다. 무려 1,200cc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당연히 4.2리터 엔진의 두 차종 출력 좀 더 높다.

그렇다고 투아렉 3.0TDI(240마력)와 Q7 3.0TDI(240마력), FX 30d(238마력), 카이엔 디젤(240마력), 디스커버리4 디젤(245마력), ML300 CDI(204마력)는 출력면에서 너무 차이가나기에 경쟁상대라고 볼 수도 없다.

X5 xDrive40d의 가격은 1억 690만원(VAT포함). 차량가격 측면에선 위의 두 차종과 경쟁상대가 될 듯 싶다.

BMW X5 40d에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비롯해 후방주차 거리 경보(PDC), 탑 뷰, 하이빔 어시스턴트 등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적용됐다. 한글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음원 저장을 위한 하드 디스크 스토리지를 갖췄으며, USB단자와 AUX-IN 단자가 포함된 오디오는 MP3와 CD 모두 재생 가능하다.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SAV)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며 1999년 첫 출시된 BMW X5는 전세계적으로 160만대 이상 판매된 대표 SUV다.



글∙사진=임재범기자 happyy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