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조답지 않은 완벽한 푸조 스포츠카 RCZ을 시승했다.

살쾡이처럼 날카로운 모습으로 낮게 엎드린 날쌘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RCZ에서 돋보이는 두 개의 알루미늄아치 사이의 차량지붕은 뒷 유리까지 독특한 더블 굴곡이 표현됐다. 볼 때마다 만지게 되고 한번 더 바라보게 되는 선이다. 푸조에서는 ‘더블 버블(Double Bubble) 루프’라고 표현한다. 구조적으로 잘 짜인 바디라인과 (더블 버블) 루프라인으로 공기저항계수를 0.32Cx까지 항력계수를 낮췄다고 한다.

RCZ는 2007년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 컨셉카로 최초 공개되고 2010년 양산모델에도 컨셉카 고유의 화려한 디자인을 유지해 주목 받은 모델이다. 국제자동차 페스티벌(25회)에서는 전세계 네티즌들로부터 가장 아름다운 차량으로 뽑히기도 했다.

작은 차체에 비해 235/40R 19인치 타이어가 유별나가 듬직하게 보인다. 차체가 짧고 가벼워 고속주행 시 없어서는 안될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는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두 단계로 튀어나오는데 버튼으로도 작동이 가능하다.

국내 수입 판매되는 RCZ는 수동변속기인 RCZ 다이나미끄(Dynamique)와 자동변속기 RCZ 두 가지 모델이다. 시승한 차량은 자동변속기 모델로 RCZ 다이나미끄(수동)보다 340만원이 저렴한 5,610만원이다.

RCZ 다이내미끄가 더 비싼 이유는 튜닝으로 인한 출력차이다.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28㎏ㆍm를 발휘하는 RCZ 다이내미끄에 비해 RCZ는 5800rpm에서 최고출력 156마력, 1400~4500rpm에서 24.5㎏ㆍ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유로5 기준을 만족시키는 1.6리터 4기통 터윈스크롤 터보 직분사 THP 가솔린엔진이 장착되어 있다. 이 엔진은 PSA그룹(푸조-시트로엥)과 BMW그룹이 공동 개발한 1.6리터 제품인데, 푸조는 207모델에 BMW는 MINI 쿠퍼에 적용됐다.

노면의 질감이 그대로 몸으로 전해져 오는 RCZ의 승차감은 미니 JCW가 연상된다. 나가는 맛은 미니 쿠퍼S처럼 경쾌하다. 엔진배기량이 1.6리터 밖에 안되지만 0→100㎞/h 가속성능은 8.4초. 차체중량은 1350㎏, RCZ 다이나미끄는 1297㎏으로 약간의 무게차이는 있다.

전체길이 4270㎜, 폭 1845㎜, 높이 1360㎜로 아우디 TT와 비슷한 크기. 휠베이스는 2612㎜.

하체가 단단한 서스펜션이 적용된 만큼 코너링 성능은 일품이다. 바닥에 바짝 달라붙어 웬만한 급 코너는 흔들림 없는 자세를 유지하며 구간을 빠져 나온다.

고속주행에서 불안감은 크게 느낄 수 없다. 차체가 작고 가벼워 시속 180㎞까지 어려움 없이 올라서지만 시속 200㎞를 넘어서기 까지는 약간의 숨을 고르며 통과한다. 차체가 바닥에 바짝 달라붙어 아스팔트를 움켜쥐고 달리는 느낌 이랄까.

1400rpm 구간에서부터 최대토크를 토해내기에 출발부터 살쾡이의 발진력을 유감없이 토해낸다. RCZ의 6단 자동변속기는 아이신(Aisin AW) 제품이 적용됐다. 토크 컨버터의 최적화와 마찰에 의한 손실감소로 리터당 12.8㎞의 국내공인연비를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83g/㎞. 실제로 주말 4일간 서울시내를 비롯해 경기도 일대만 400㎞가량 주행한 연료게이지는 4분의 1. 리터당 평균 10㎞ 가량 나왔다.

RCZ에는 안정적인 주행을 돕는 ‘인텔리전트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 보행자의 안전까지 생각한 ‘액티브 보닛 시스템’, 전 후방 주차 보조 시스템, 전동식 히팅 가죽시트, 제논 라이트 등이 기본적용 됐다.

2인승 쿠페로 인증받은 RCZ의 시트는 2+2=4인승 구조이지만 2열 시트는 가방을 던져 놓기에 적당한 공간이다. 2열 시트를 접으면 트렁크 공간이 최대 760리터까지 늘어나 젊은 커플의 레저용 차량으로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RCZ의 두툼한 엉덩이 부분은 384리터의 트렁크 공간과 더불어 차량 바닥의 30리터의 추가 공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글∙사진=임재범기자 happyy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