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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도 울고 갈 깜짝 아이디어 상품

●기상천외 특허세상
특허 등록료 안 내 소중한 권리 소멸도
특허는 사전적 의미로 어떤 사람의 공업적 발명품에 대해 그 사람 또는 그 사람의 승계자에게 독점할 권리를 법적으로 부여하는 행정행위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특허청의 문을 넘나들고 있다. 이중에는 히트상품과 첨단제품이란 이름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지만 실소를 금할 수 없을 만큼 황당무계한 기술이나 상품화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는 것도 있다.

신발 뒤에 홈 있어 뒷굽 탈부착 가능

하이힐 실내화

뒷굽이 높은 하이힐은 몸 전체에 긴장감을 줘 자연스런 S라인을 만들어준다. 하지만 체중이 발가락 부위에 집중돼 장시간 신으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때문에 하이힐은 여성들의 영원한 애장품이자 애물단지이기도 하다.

지난 2002년 서울의 박 모씨는 이 같은 하이힐의 맹점을 극복할 수 있는 일명 '하이힐 실내화'를 고안,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이 아이템은 한마디로 마음대로 뒷굽을 탈착할 수 있는 하이힐 겸용 실내화다. 신발 뒤쪽 바닥면에 별도의 홈을 만들어 뒷굽을 끼울 수 있도록 한 것. 사용자는 외출을 할 때나 각선미를 뽐낼 필요가 있을 때는 하이힐로, 사무실이나 가정에서는 뒷굽을 제거한 채 실내화로 사용할 수 있다.

출원인은 또 신발 바닥면을 3단으로 꺾이도록 설계했다. 실내화로 신을 때는 일(一)자로 곧게 펴고, 하이힐로 신을 때는 뒤꿈치와 발바닥, 발가락 부위를 발의 모양에 맞춰 비스듬히 꺾어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특허청은 기발한 아이디어의 이 실용신안의 등록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출원인의 등록료 불납으로 현재는 권리가 소멸된 상태다. 그 이유는 여성의 심리 때문이 아닐까 한다. 많은 여성들은 편의성을 쫓기 보다는 불편을 감내하고라도 예쁘게 보이기를 원하며 한 켤레의 신발로 두 켤레 효과를 보기 보단 예쁜 하이힐과 예쁜 실내화 두 켤레를 갖고 싶어 할 개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

긴 문장으로 대화해야 할 때의 스트레스 감소

'예-아니오' 영어회화 교육시스템

오늘날 영어회화는 학생과 직장인들의 필수 덕목(?)이 되고 있다. 그만큼 많은 현대인들이 영어 공부에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다. 문제는 이런 투자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앞에만 서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기 일쑤라는 점이다.

이에 대한 특단의 대책으로 2010년 인천의 심 모씨는 실전 체험을 강화한 독특한 영어회화 교육시스템을 개발, 특허청의 문을 두드렸다.

출원인이 제시한 교육방법은 비교적 단순하다. 스피커에서 여러 주제의 영어 질문이 흘러나오면 사용자는 그 질문에 답을 하면 된다. 그러면 즉석에서 답이 올바른지를 판단해준다.

특징적인 부분은 모든 질문에 '예(Yes)' 또는 '아니오(No)'만으로 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수다스런 외국인과 대화하며 간간이 대답만 하는 것과 유사한 상황. 출원인은 이것이 긴 문장으로 대답을 해야 할 때 느낄 수 있는 심리적 스트레스를 없애줘 현실에서도 외국인과의 대화에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도록 해준다고 주장한다.

이 배려심 깊은 시스템의 특허청 심사는 현재진행형이다.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는 예단키 어렵지만 상용화가 이뤄질 경우 수많은 외국인 공포증 환자(?)들의 용기를 고취시켜 줄 수 있을지 모른다. 물론 현실에서도 외국인 친구의 물음에 예, 아니오로 일관하면 안 되며 사실상 그럴 수도 없다는 점은 명심해야 하겠지만 말이다.

타월 끝부분에 끈·벨크로 부착… 여행 갈 때 편리

속옷 겸용 타월

세수나 샤워 후 물기를 닦는 데 사용하는 타월. 어느 욕실에나 구비돼 있는 이 타월을 비상시 속옷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지난 2006년 서울의 박 모씨는 기존의 타월이 사람의 신체사이즈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데다 대형 샤워타월이 아닌 이상 욕실에서 나올 때 몸을 가리기 힘들다는 점에 착안, 속옷 겸용 타월이라는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이는 말 그대로 속옷으로 변신 가능한 타월이다. 직사각형 타월의 각 측면에 끈이나 벨크로를 추가 부착해 끈을 묶거나 벨크로를 붙이는 방식으로 샤워 후 손쉽게 으뜸가리개로 만들어 입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출원서에 의하면 이 타월은 가볍고 부피가 작아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을뿐더러 여분의 속옷을 챙기지 못한 채 여행을 떠났거나 숙박업소에 머물 때 현장에서 속옷 대용으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굳이 속옷이 아니더라도 끈을 등 뒤로 묶으면 타월이 흘러내릴 염려 없이 신체 전면의 중요부위를 가릴 수 있으며 타월 두 장을 연결, 앞뒷면을 동시에 가리는 샤워가운을 만들 수도 있다.

특허청은 출원인의 재기 넘치는 아이디어를 인정한 듯 실용신안 등록을 허락했다. 그러나 이후 출원인이 등록료를 불납, 스스로 권리를 포기했다. 아마도 속옷으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끈과 벨크로가 오히려 타월 본연의 용도를 방해한다는 게 재고의 여지를 갖게 만든 것은 아닐까.

반창고 접착제 부위에 향취살균제 씌워

악취 제거 반창고

발이나 겨드랑이 등에서 나는 심한 악취 때문에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까지 불편을 끼치는 이들이 종종 있다. 특히 땀을 많이 흘리는 체질이라면 잦은 샤워로 나름의 청결을 유지한다 해도 냄새를 완전히 가시게 하기는 어렵다.

이처럼 인체 특정 부위에서 나는 냄새로 인해 고민하고 있는 많은 이들을 위로하기 위해 지난 2004년 서울의 신 모 씨는 냄새 제거 반창고를 고안, 실용신안을 출원했다. 이는 일반 반창고 형태로, 반창고의 점착제 부위에 별도의 고형향취살균제가 추가로 도포돼 있다. 이때 살균향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않게 하기 위해 반창고에는 겉봉투 외 한 겹의 보호시트가 특별히 더 덧씌워져 있다.

사용자는 봉투와 보호시트를 떼어낸 반창고를 냄새가 나는 발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에 부착하기만 하면 된다. 가령 발냄새를 제거하기 위해서라면 양말이나 발바닥에 이 반창고를 부착하면 되는 것. 반창고를 부착하면 향취살균제로 인해 자연히 악취가 제거되는 것은 물론 각종 비위생적 세균 발생을 억제해 무좀이나 습진 등 관련 질병까지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출원인의 설명이다.

이 간편한 청결도우미는 특허청의 문턱을 가뿐히 넘었다. 하지만 이 역시 이후 출원인이 등록료를 납부하지 않아 권리가 소멸된 상태다. 발냄새나 땀냄새를 잡는 데 있어 이 반창고의 효과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씻는 일만 못하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착용자의 위치정보 알려주는 GPS 내장

조난 방지 등산복

산을 오르는 이에게 등산복은 필수품이다. 외부의 찬바람을 막고 체온을 유지시켜주며 땀을 신속히 배출하는 등 쾌적한 산행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 여기에 더해 앞으로는 조난이라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우리를 극적으로 구조해줄 수도 있다. 지난 2007년 경기 화성의 이 모씨가 특허출원한 조난 방지용 등산복이 상용화된다면 말이다.

등산 시 조난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위험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의하면 조난을 포함, 매년 670건에 이르는 산악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이 등산복의 핵심은 사용자의 조난 사실과 조난 위치를 외부로 알리는 데 있다.

등산복에는 착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와 경고음을 발생시키는 스피커, 그리고 착용자의 위치정보를 계산하는 GPS 등이 내장돼 있다. 착용자가 일정 시간 동안 움직이지 않을 경우 조난을 당했거나 의식을 잃은 것으로 판단, 자동적으로 그 위치정보를 관련 기관에 무선으로 송신하는 메커니즘이다. 아울러 스피커는 지속적으로 경고음을 발생, 조난 사실을 주변에 알린다.

특허청은 이 최첨단 등산복의 등록을 허락했다. 최근 이와 유사한 개념의 GPS 내장 조난 방지 등산복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는데 이것이 출원인의 특허 결과물인지는 알 수 없지만 조난자의 긴급구조를 가능케 해준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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