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EXO)의 한중 동시 론칭ㆍ미쓰에이 현지 진출 등 K-POP의 화두로 떠올라시장의 매력ㆍ위험 공존하는 과도기

엑소
아시아를 거쳐 세계로 뻗어나가는 K-POP이 잠든 중국 시장을 깨우고 있다. 신인 그룹 (EXO)를 한국과 중국에 동시 론칭하는 SM엔터테인먼트와 를 현지에 진출시킨 JYP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기획사들의 대륙을 향한 행보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음악 사업 면에서 불모지와 같던 중국을 보는 국내 업계의 시각도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가 감지된다. 대륙을 향하는 K-POP의 오늘을 짚어봤다.

▲중국, K-POP의 화두

신인그룹 (EXO)는 1998년 중국 정부의 비준을 받은 국내 첫 앨범인 H.O.T의 '행복'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꾸준히 공을 들인 SM 측의 야심작이다. 12인조인 이 그룹은 6명씩 -K와 -M으로 나눠 한국과 중국에서 활동한다. 이중 M은 중국인 멤버를 주축으로 구성됐다. 이들의 선배인 슈퍼주니어가 중국인 멤버를 포함해 슈퍼주니어-M으로 유닛 활동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이는 중국인 멤버 페이와 지아를 포함해 로 현지 론칭시킨 JYP엔터테인먼트에서도 발견된다.

다만 시작부터 두 팀으로 나눠 론칭하는 경우라는 점이 이례적이다. 국내에서 외국인 멤버를 포함해 스타로 만들어 현지에 진출시키는 방식에서 진일보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31일과 4월1일 한국과 중국에서 데뷔 쇼케이스를 열며 양국의 팬들을 동시에 사로잡을 계획이다.

▲중국시장이 변했다

미쓰에이
이는 SM과 JYP만의 화두는 아니다. 두 회사의 행보를 지켜보며 잰걸음을 하는 타 기획사도 적지 않다. K-POP 붐을 타고 세계 각지를 누비는 국내 기획사들이 불법 콘텐츠가 만연하는 낙후된 시장의 대명사로 통하던 중국을 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최근 급변하는 중국 시장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중국 정부는 2006년 해외 음원은 문화부에 신청 혹은 허가를 거쳐 서비스되도록 관련 법규를 정비했다. 이는 해외 음원이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여기에 지난해 1월에는 불법음원사용에 대한 조사를 실시라고 처벌하는 사례가 벌어지기도 했다. 구글이 2008년부터 합법적인 온라인 음원 검색 다운로드 서비스를 론칭했고 컴퓨터마다 불법방지 프로그램 '그린댐'을 부착하는 걸 추진 중이다. 음원 유통상의 투명한 정산시스템이 마련되고 권리자의 이익이 보호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리겠지만 분명한 변화임은 확실하다.

▲위기 또는 기회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오랜 각종 악재에도 유효하다. 지난해 통계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음악 시장의 규모는 약22.4억 위엔(3,703억 원)이다. 불법복제가 판을 치던 음반 시장이 빠르게 축소되고 온라인 음원시장이 연일 확대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인터넷 사용인구가 3억6,000만 명으로 모바일 가입자가 6억3,400만 명으로 각각 전년대비 27%와 47% 가량 늘어난 수치를 통해 확인된다. 시장 규모는 현재로선 국내와 다를 바 없지만 팽창을 거듭하는 중국 시장에 최적화된 것도 국내 음악계다. 세계 유례없는 IT 발전속도를 경험하고 불법 다운로드 시장과 맞서 싸우며 단련됐기 때문이다.

시장의 매력이 높을수록 위험도 따른다. 중국 시장은 최근 내수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자국 가수를 중용하며 해외 가수를 배척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내려진 한오령(限娛令ㆍ방송국의 예능프로그램을 제한하는 지시)이 대표적이다. 예능프로그램을 주간 2편에 1시간으로 제한한다는 내용이다. 자국 가수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해외 가수의 출연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슈퍼주니어-Mㆍ 등에 이어 가 중국인 멤버를 주축으로 팀을 꾸리는 것은 이 같은 환경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다.

중국 시장에 정통한 한 연예계 관계자는 "국내 노하우로 프로듀싱한 현지 멤버 그룹의 활동이 늘어날 것이다"면서 "이는 국내 음악계가 중국 시장을 통해 얻어서 다른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실험이자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