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은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3대 국제경제기구. 영향력으로 보면 세계은행과 IMF가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양대 산맥으로 손꼽힌다. 정치에서 영향력이 가장 강한 국제기구는 국제연합(UN). 이런 까닭에 세계은행은 UN, IMF와 함께 3대 국제기구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6월에 취임할 세계은행 총재로 한국계 미국인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내정했다. 김용 총장은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이어 두 번째 한국계 국제기구 수장이 될 전망이다. 국제부흥개발은행(현 세계은행) 자금으로 산업화를 꿈꾸던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난 김용 총재는 6월부터 가난한 나라 발전을 위해 기금을 운용하는 세계은행 수장으로 일하게 된다.

미국은 세계은행 설립을 주도했기 때문에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미국 등 연합국 44개국은 1947년 7월 미국 뉴햄프셔 휴양도시 브레턴우즈에 모여 통화금융회의를 열고, 미국 달러를 기축통화로 삼고 전후 재건 사업을 위한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세계은행과 IMF 설립하자고 결의했다.

역대 세계은행 총재는 모두 미국인이 맡았고, IMF 총재는 예외 없이 유럽인이 맡았다. 최근 경제가 급성장한 중국, 브라질, 러시아 등은 이젠 미국과 유럽이 아닌 개발도상국에서도 세계은행과 IMF 총재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은행 운영에 있어 거부권을 가진 유일한 국가이기 때문에 김용 총장이 세계은행 차기 총재가 되는 건 기정사실이다.

한국은 1995년 58번째 세계은행 회원국이 됐다. 출자금이 1,250만 달러에 불과했던 한국은 지난해 6월엔 19억 817만 달러까지 출자금을 늘렸다. 출자금에 따른 표결권 지분은 0.97%로 회원국 187개국 가운데 22위다. 1만명이 넘는 세계은행 직원 가운데 한국인은 55명이다. 한국은 올해부터 2년씩 상임이사국과 대리이사국을 번갈아 가면서 맡는다.



이상준기자 jun@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