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션ㆍ노을ㆍ타우&하하 등 10년 만에 재결성해 컴백

오션
'역전의 용사'들로 가요계가 활기를 띤다.

뜻하지 않은 불운으로 갈 길을 달리해야 했던 남자 그룹들이 연이어 부활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5년 만에 돌아온 을 비롯해 최근 6년 만에 돌아온 (5tion)은 관록의 화음을 보여주고 있다. 12년 만에 의기투합한 도 마찬가지. 이들의 등장이 보여주는 새로운 변화를 조명해 봤다.

#사연도 구구절절

남자 그룹 활동의 최대 걸림돌은 역시 군 문제다. 과 은 일부 멤버들의 군 복무로 활동을 중단했다. 멤버들은 솔로 활동을 벌이거나 뮤지컬ㆍ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때를 기다렸다.

얽히고설킨 회사 문제도 마찬가지. 연예 기획사가 산업화 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 데뷔한 이들은 투명하지 못한 계약 문제로 마음고생을 했다. 여러 소속사를 전전하던 는 엎친데 겹친 격으로 어렵게 앨범을 냈지만 파격적인 가사로 활동에 제약을 받은 경우다. 2001년 3인조 지키리(하하 타우 진리)로 낸 1집은 19금 판정을 받고 활동 자체가 중단됐다.

타우&하하
타우는 "당시에는 기획사 운영이 주먹구구식이 많아서 기본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다"면서 "남자는 군 문제가 있어서 공백이 불가피했다"고 말했다.

#이제는 다르다

세월은 흘렀고 환경은 변했다. 풋내기 20대였던 이들은 원숙한 30대가 됐다. 음악을 놓지 않았던 이들에게 시간은 기회를 허락했다. 이들의 컴백이 가능했던 이유는 먼데 있지 않았다. 음악을 붙잡고 서로를 의지하며 버텼기 때문에 가능했다.

의 카인은 "멤버 간에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었던 만큼 꾸준히 연락하고 지냈고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면서 "언제든 다시 모여서 음악을 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달라진 음악 시장도 이들의 컴백에 힘을 실었다. 음반에서 음원으로 재편된 시장은 제작 단가를 하락시켰다. 온라인 기반의 홍보 여건도 이들의 활동에 발판이 돼 주고 있다.

노을
한 가요계 관계자는 "앨범 발매가 이전에 비해 쉬워지면서 과거 활동하던 팀들이 실패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용기를 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새천년세대의 향수를 자극하라

이들의 등장에는 올드 팬들의 응원도 한 몫을 했다. 이들의 팬들은 10대 소녀가 20대의 직장인이나 가정주부가 되기도 했다. 변치 않는 마음으로 온라인을 통해 젊은 세대 못지 않게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의 로이는 "활동을 다시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많은 팬들이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전해줬다"면서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오랫동안 음악하며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팬들이 남아 있다는 것은 시장이 살아 있다는 반증이다. 이들의 장르도 기존 주류시장과 차별화된다. 과 , 등이 모두 감성적인 발라드를 들고 나왔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을 관통한 이들이 공감할만한 가사와 멜로디에 최근 유행하는 전자음을 가미했다. 아이돌 세력에 헌납했던 2030세대의 시장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타우는 "영화 '건축학 개론'을 보면서 우리 또래가 한번쯤 경험했던 내용이라고 생각했다"면서 "20대에서 30대가 추억을 떠올리면서 들을 만한 음악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성한기자 wing@s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