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쳐져 반짝이는 네 개의 원을 가운데에 단 대형 싱글 프레임그릴의 역동성이 돋보이는 아우디 A6가 지난해 국내에 상륙했다. 44년간 7세대까지 진화하며 아우디만의 색깔이 더욱 선명해진 중대형 대표모델로, 전세계에서 700만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링카다. 1994년 '아우디 100'이 '아우디 A6'로 바꿨다.

우리나라에서도 A6는 판매량 순위 5위권에 랭크될 만큼 선호도 높은 모델이다. 뉴 A6가 출시된 지난해 8월부터 3월말까지 8개월간 총 3,156대가 팔렸고, 올해 1~3월 판매량(1,353대)은 전년 동기 대비(790대) 70%의 판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기자가 시승한 차량은 국내 판매되는 뉴A6의 다섯 가지 라인업 중 가솔린엔진 최고급모델로 3.0리터 콰트로 다이내믹이다. 차량가격은 부가세 포함 7,870만원. 디젤엔진 최고급 모델과 가격은 동일하지만 편의사양은 더 많이 적용됐다. 디자인적으로도 단순함 속에 우아한 곡선의 강렬한 이미지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어찌 보면 전조등 디자인만 변경된 느낌도 들지만, 풀 체인지되며 19㎜ 늘어난 전폭에 전장은 12㎜ 길어지고 전고는 4㎜ 낮아졌다. 69㎜ 늘어난 휠 베이스로 인해 뒷좌석 무릅 공간과 트렁크 공간(530㎜)이 늘어났다. 디자인적인 외형으로 봐서는 이전 모델에 비해 차체 크기가 작아진 느낌이다.

외형과 달리 인테리어는 운전자를 중심으로 버튼들의 화려한 LED가 빛을 발한다. 시동버튼을 누르자 대시보드 상단의 8인치 모니터가 순식간에 얼굴을 내민다. 화질이 깨끗한 모니터에는 깔끔한 내비게이션 지도를 비롯해 차량의 모든 정보와 상태, 멀티미디어를 보여준다. 굳이 아쉬운 점을 찾는다면 터치스크린이 아니라는 점과 내비게이션에 나타나지 않는 길들이 많아 지도만 믿었다가 많이 우회한 기억이다.

더욱 화려해진 계기판 중심에는 7인치 디스플레이에서 속도, 단순화된 경로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블루투스 정보(전화번호 검색, 선곡 등), 에너지 효율 등 주행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한글로 보여준다. 여기에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와 터치패드. 목적지나 전화번호를 손가락으로 써서 입력이 가능하도록 내비게이션 터치패드 입력 시스템을 통합시킨 MMI터치 시스템 등 아우디 만의 감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엔진음은 차분하다 못해 느낌이 없을 정도다. 정숙성을 내세우는 렉서스의 조용함은 이제 옛 얘기가 되어 버렸다. 뉴 A6 3.0 TFSI 콰트로 다이내믹은 노면을 타는 타이어 소리만 들릴 뿐 파워풀한 가속성능을 비롯해 레일위를 달리는 듯한 코너링 성능을 발휘한다. 이 같은 코너링은 콰트로시스템과 코너진입 시 회전반경 안쪽의 두 축에 제동을 걸어주는 토크 벡터링 기술 조합의 결과다.

한마디로 이 차의 이름처럼 '다이내믹'하다. 8단 팁트로닉 자동변속기와 물린 차의 심장은 2,995ccv V6 DOHC 직분사 수퍼차저(TFSI) 엔진으로 5,500~6,500rpm에서 310마력의 최고출력과 2,900~4,500rpm에서 44.9㎏∙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전 모델보다 10마력이 상승하고 연비는 16% 향상된 리터당 9.4㎞를 기록(2011년 기준)했다. 실제 주행결과 공인연비에 못 미치는 6~7㎞/L대를 유지했다.

기어봉을 S모드로 내리고 운전모드(컴포트(Comfort), 자동(Auto), 다이내믹(Dynamic), 개인맞춤(Individual))를 엔진과 변속기, 핸들 감응까지 예민해지는 다이내믹 모드로 변경 후 가속페달을 밟자 좀 전에 타던 차와 완전히 다른 성격의 터프함을 발휘한다. 영화제목처럼'두 얼굴의 여친(A6)'이다.

아우디의 자랑인 콰트로시스템을 더한 가속감은 부족함이 없다. 시속 200㎞까지 어렵지않게 가속을 이어가다가 이후부터 탄력을 붙여 212㎞/h까지 속도를 올려봤다. 시속 200㎞의 벽을 넘었음에도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며 이 차의 주행안전성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제로백 가속성능은 5.8초.



글∙사진=임재범기자 happyy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