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표심 어디로…]

제19대 총선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이번 선거에서는 여야가 박빙승부를 펼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 서울
'싹쓸이' 없을 듯… 10곳 오차 범위 내 접전

서울 총선 판세는 그야말로 안개속이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48개 지역구 중 한나라당이 40개를,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이 32개 지역구를 휩쓸었던 '싹쓸이' 현상은 이번 총선에서는 재현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새누리당이 강남벨트를 중심으로 10여 곳, 민주당은 강북 등 15여 곳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나머지 30여 곳은 접전이 펼쳐지고 있다.

새누리당이 자체 분석한 우세 지역은 강남갑(심윤조)과 강남을(김종훈), 서초갑(김회선), 서초을(강석훈), 송파갑(박인숙) 등 강남벨트를 비롯해 동작을(정몽준), 은평을(이재오) 등 7곳에 불과하다. 경합우세 지역으로 용산(진영), 서대문을(정두언), 양천갑(길정우) 등을 꼽는 정도다.

반면 민주통합당은 야당 지지세가 강한 북부권의 강북갑(오영식), 강북을(유대운), 고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부인인 인재근 후보가 출마한 도봉갑, 은평갑(이미경)을 비롯해 성동갑(최재천), 광진을(추미애), 마포 갑(정청래)과 을(정청래), 구로 갑(이인영)과 을(박영선), 금천구(이목희), 동작갑(전병헌) 등 12곳을 우세 지역으로 꼽았고, 중랑을(박홍근), 성북을(신계륜), 강서갑(신기남) 등을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석했다.

여야 모두 오차 범위내의 박빙 승부 지역으로 분석한 곳은 10군데에 이른다. '정치 1번지'인 종로는 6선의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와 민주당 대표를 지낸 정세균 민주통합당 후보가 혼전을 거듭하고 있고, 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이 물러난 중구는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 아들인 정호준 후보를 오차 범위내에서 뒤쫓고 있다. 동대문을에서는 홍준표 전 한나라당 대표와 민병두 전 열린우리당 의원 간의 리턴매치가 불을 뿜고 있고, 영등포을에서는 3선의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과 '방송앵커'로 인기가 높았던 신경민 민주통합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노원을에서는 현 의원인 권영진 새누리당 후보와 민주통합당 우원식 전 의원이 서로 우세를 주장하고 있다. 도봉을은 현역의원인 김선동 새누리당 후보와 전 의원인 유인태 민주통합당 후보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경합 중이고, 정옥임 새누리당 의원과 민주통합당 심재권 전 의원이 맞붙은 강동을도 박빙 승부가 진행 중이다.

무소속 후보가 나선 지역도 혼전 양상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정현 후보는 중랑갑에서 새누리당 김정 후보와 민주통합당 서영고 후보를 압박하면서 3파전이 전개되고 있다.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김희철 후보는 관악을에서 통합진보당 이상규 후보와 오차 범위내에서 승부를 펼치고 있다.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은 성북갑과 관악갑에서는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나선 정태근 후보와 김성식 후보가 각각 민주통합당 유승희 후보와 유기홍 후보를 상대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그밖에 KBS 앵커 출신인 박선규 새누리당 후보와 전 의원인 민주통합당 김영주 후보가 격돌한 영등포갑을 비롯해 양천 갑과 을도 경합 지역으로 분석됐다.

민주통합당과 후보단일화를 통해 출마한 통합진보당 후보 중에는 노원병에서 노회찬 후보의 우세가 확실시 되고, 관악을의 이상규 후보와 은평을의 천호선 후보는 각각 경합우세와 경합열세로 분석했다. 박종진 기자

● 인천
새누리·민주 서로 "우리가 절반 이상"

인천은 지난 두 차례의 총선에서 여야가 극명하게 갈렸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탄핵 역풍으로 열린우리당이 9석, 한나라당(새누리당)이 3석을 차지한데 반해 지난 18대 때는 대선의 후풍으로 한나라당이 9석, 민주당이 2석을 얻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전체 12개 선거구 중 우세 6곳, 경합 2곳, 열세 4곳으로 보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우세 5곳, 경합 2곳, 열세 5곳으로 분석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인천에서만은 과반의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레 승리를 예상하고 있고, 민주통합당은 "우세 지역을 끝까지 잘 지키고 경합 지역을 승리로 이끈다면 야권이 과반의석을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중동 웅진(박상은), 남구갑(홍일표), 남구을(윤상현), 연수구(황우여) 등 '남부벨트'와 서강화을(안덕수)을 우세 지역으로 꼽은 반면, 민주통합당은 부평갑(문병호), 부평을(홍영표), 계양갑(신학용), 계양을(최원식) 등 '북부벨트'를 우세 지역으로 분석했다.

따라서 경합 지역에서 어떤 성적표를 받느냐에 따라 양당의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 격전지인 남동갑은 국회부의장을 지낸 이윤성 의원이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뒤 무소속 출마를 강행해 여당 표가 분산되면서 새누리당은 경합열세, 민주통합당은 경합우세 지역으로 보고 있다.

남동을에서는 MBC 기자 출신인 김석진 새누리당 후보와 송영길 인천시장의 대변인을 지낸 윤관석 민주통합당 후보, 15, 17대 의원을 지낸 이원복 국민생각 후보가 삼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홍일표 새누리당 후보와 김성진 통합진보당 후보가 맞붙는 남구갑도 흥미로운 곳이다. 현역인 홍 후보가 줄곧 앞서긴 했지만 김 후보의 상승세도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 이학재 의원과 민주통합당 김교흥 전 의원이 맞붙는 서강화갑은 양당이 각각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석하고 있다.

● 경기
경합지역 10여곳에서 승패 갈릴 듯

최근 2차례 총선에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경기 지역에서 1승씩을 주고받았다. 17대 때는 열린우리당(현 민주통합당)이 49석 중 35석(한나라당 14석)을 챙겼고, 18대 때는 한나라당이 51석 중 32석(민주당 17석, 창조한국당 1석, 무소속1석)을 가져갔다.

하지만 각 당의 판세 분석대로라면 이번 총선은 이전 두 차례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경기 지역 52개 선거구 중 새누리당은 최대 23석을 우세 또는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석했고, 민주통합당은 조금 높게 30석 가까이를 우세, 경합우세 지역으로 꼽았다. 결국 승패는 경합지역 10여 곳에서 갈릴 것이라는 게 여야의 공통된 생각이다.

새누리당은 우세 지역(우세 15곳, 경합우세 8곳)으로 당 중진들이 포진한 수원병*남경필), 안양동안을(심재철), 광명을(전재희), 평택갑(원유철), 여주 양평 가평(정병국) 등과 휴전선에 인접해 보수적 성향을 보이는 경기 북부의 김포(유정복), 파주을(황진하), 포천 연천(김영우) 등을 꼽았다.

민주통합당은 현역의원 지역을 중심으로 29곳(우세, 22곳, 경합 우세 7곳)을 우세 지역으로 분석했다. 특히 중진들이 포진한 수원정(김진표), 안양동안갑(이석현), 부평오정(원혜영), 안산상록을(김영환), 남양주갑(최재성), 하남(문학진), 용인갑(우제창) 등은 안정권으로 본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출마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고양 덕양갑은 새누리당 손범규 후보가 추격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여타 지역은 경합이 치열하다. 민주통합당 4선의 문희상 의원과 새누리당 김상도 후보가 격돌한 의정부갑은 각 당이 우세(경합우세) 지역으로 분류할 만큼 접전을 벌이고 있

다. 고양시장 출신인 새누리당 강현석 후보와 민주통합당 대변인을 지낸 유은혜 후보가 맞선 고양일산동 지역도 각 당이 우세를 점친다.

김문수 경기지사 측근인 차명진 의원이 나선 부천 소사와 임해규 의원의 부천 원미갑도 경합 지역으로 분류된다. 재대결이 펼쳐지는 고양 일산서구는 4선의 새누리당 김영선 의원이 민주통합당 김현미 전 의원의 거센 도전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경합우세, 민주통합당은 경합 지역으로 분석했다.

'절대강자' 김부겸 민주통합당 3선 의원이 대구 수성 갑으로 떠난 뒤 무주공산이 된 군포는 새누리당에서 검사 출신의 유영하 후보를, 민주통합당에서는 시민단체(YMCA)에서 잔뼈가 굵은 이학영 후보를 공천, 박빙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4ㆍ27 보궐선거에서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를 꺾었던 성남 분당을에서는 전하진 새누리당 후보와 김병욱 민주통합당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이 출마한 수원을(배은희), 부천 원미을(손숙미), 남양주갑(송영선) 지역은 모두 야권에 밀리거나 경합 중인 것으로 분석됐다. 최경호 기자

● 강원 제주
여당 텃밭은 옛말… 강원 전체가 접전지

지난 두 차례의 지방선거를 통해 강원이 여당의 텃밭이라는 공식이 무너진 뒤 9개 선거는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강릉(권선동), 동해·삼척(이이재), 철원·화천·양구·인제(한기호) 등 3곳을 우세 지역으로, 민주통합당에서는 원주을(송기헌)과 속초·고성·양양(송훈석) 2곳만을 우세 지역으로 분석했다.

다른 지역은 양당 모두 경합 지역으로 분석하고 있다. 춘천은 재선인 새누리당 허천 의원이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여야 후보와 함께 경합 중이다.

현역과 전직 의원이 맞붙은 홍천·횡성은 박빙 지역으로 분석되고 있다. 초반에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이 민주통합당 조일현 전 의원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으나 선거를 며칠 앞두고는 경합 내지 역전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기선 새누리당 후보와 김진희 민주통합당 후보가 격돌한 원주갑과 새누리당 염동열 후보와 민주통합당 김원창 후보가 맞붙은 태백·영월·평창·정선은 후보들의 지지율이 뒤바뀌는 가운데 각 당은 경합우세로 분석하고 있다.

제주, 민주당 또 독식할까

제주의 3개 선거구는 지난 18대에 이어 민주통합당이 독식할 지가 관심사다. 민주통합당은 제주을(김우남)과 서귀포(김재윤)를 우세 지역으로 꼽은데 반해 제주갑은 경합지역으로 분석했다.

새누리당은 5선의 현경대 전 의원이 나서는 제주갑에 유일한 기대를 걸고 있다. 당에서는 경합 내지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석한다. 제주을은 부상일 후보가 공천됐으나 부 후보의 부인이 금품 제공 혐의에 휘말리는 바람에 공천이 철회됐다.

서귀포에서는 김재윤 민주통합당 후보의 3선 등정이 유력한 가운데 새누리당 강지용 후보와 문대림 무소속 후보의 도전이 거세다.



박종진기자 jjpark@hk.co.kr